“한의학술 없는 한의행정 없다”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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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술 없는 한의행정 없다” 공감
  • 승인 2005.09.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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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한의학회, 긴밀한 협력관계 시동 ‘주목’

한의계 안팎에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의협과 한의학계 간의 연대가 보다 더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의협이 한의학계의 도움을 받아 보험정책 등 각종 문제들을 해결해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CT소송으로 촉발된 한의사의 진단기기 사용문제가 대표적이다. 한의계는 한의대내 진단학교실 설치와 진단학과목 개설, 한의사국시 반영 등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진전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집행부 교체를 몰고왔던 소위 IMS문제도 한의학계의 도움이 없으면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 또한 최근 불거진 침구사법 제정문제도 한의계가 초강력 대응을 해가면서까지 저지해왔지만 매년 반복되는 등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한의계 관계자들은 이런 원인이 한의학행정에 한의학술이 뒷받침 되지 못한 데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침구학회와 내과학회 등 한의학회 차원의 지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한의학계가 정책일선에서 소외된 측면이 있었다.
한의협 입장에서는 한의학회의 학술능력을 과소평가한 탓이 컷고, 한의학회 입장에서는 쥐꼬리만한 지원을 하면서 너무 많이 요구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 한의학회와 한의협이 협력의 폭을 넓힐 것이 예상돼 주목된다. 지난 8월23일 양 단체장과 간부들은 엄종회 회장 취임 후 상견례를 겸해서 간담회를 개최한 결과 그간 냉기류가 흘렀던 양 단체 사이에 상호 신뢰의 분위기가 싹튼 것이다. 이 자리에서 한의협 엄종희 회장은 “한의협과 한의학회는 순치관계다. 학회 본연의 사업을 도울 일 있으면 돕겠다”면서 “예산은 본회계에 충실하게 하되 가급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의학회는 “지금까지는 한의협에서 도움을 청하지 않아 큰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한의협이 요구하는 학술자료를 적시에 공급할 것”이라면서 “한의학회를 많이 활용해 달라”고 화답했다. 고창남 한의학회 기획이사는 “한의협 엄종희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양 단체간의 관계가 굉장히 유연해졌다”고 평가했다.

엄종희 회장은 자신을 회사의 CEO에 비유하면서 “국회와 정부에 가서 물건을 팔려고 해도 팔 물건이 풍족하지 않다”면서 한의학회가 학술적 지원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의학을 파는 세일즈맨으로서 정부와 국회 등 정책당국을 설득하고 대국민 신뢰를 높이는 데 통계, 과학적 근거, 학문적 백그라운드가 절대 필요하지만 기본자료의 부족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한의학회가 보유한 자료의 공유가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한의학회에 대한 한의협 부회장단의 인식도 상당히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손숙영 수석부회장과 김현수 부회장 등 부회장급의 학술활동을 두고 한 말이다. 손숙영 수석부회장은 자연요법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김현수 부회장은 과거 보험이사로서 행위분류작업과 한의학표준화작업 등에 관계한 바 있어 학회에 우호적인 정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수 부회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학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의협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국민 속에서 한방의료의 역할을 인정받는 일’인 만큼 한의사의 행위에 학술적 근거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한의학회와의 협력은 당연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한의학회도 한의학정책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하고자 올 초에 조직을 정비했다. 홍보이사와 보험이사를 신설한 것이 바로 그런 노력의 하나다.
이렇듯 한의학계와 한의협 간의 관계가 호전되고 있지만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지금까지 잘 안 되던 협조관계가 단기간 내에 해결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한켠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의협 예산의 3% 이내에서 이루어지는 학회지원금이 타의료단체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반대로 학회 스스로 재정자립 기반을 마련치 못하는 상황에서 한의협의 재정지원에만 의존하는 자세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한의학회가 13일 한의협에서 일선 한의사의 관심사인 한약독성을 주제로 하는 기획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양 단체간 공감대가 조금씩 확장되고 있어 향후 긴밀한 협력관계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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