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미국의사 될 수 “있다”, “없다”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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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미국의사 될 수 “있다”, “없다” 분분
  • 승인 2005.09.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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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상으론 가능” 불구 실제 합격사례 전무
합격해도 개업자격 취득은 하늘의 별따기

국내 한의대생과 한의사가 미국과 캐나다 등지의 의사시험 응시자격이 있는가? 있다면 합격은 가능한가?
요즘 한의계에는 해외진출을 모색하면서 한의사로서 진출하는 방안과 해당국가의 의사자격을 취득하는 방법 등을 문의해오는 사례가 부쩍 늘었지만 이에 대한 정보가 절대 부족해 일선한의사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527호 칼럼해설란 조명 참조>

8월 21일 의사포털 아임닥터 주최로 서울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유학·이민 세미나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의료제도와 의사시험’을 소개한 장충영(삼성의원) 원장조차 한의사가 미국 의사시험에 응시자격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한의사들로부터 자주 그런 질문을 받는데 한의사가 응시자격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변할 정도였다.
장 원장은 “중국 중의사가 미국의사시험에 합격한 사례가 많이 있다”면서 “그러나 중의사는 중국정부에서 MD 자격을 인정해 미국에서도 MD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한의사는 MD로 인정받지 못해 자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격에 문제가 없다면 국내한의대에서의 실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국내 한의대에서 실습을 인정받을 수 있는 조치로서 한의대 커리큘럼을 바꾸거나 졸업 후 특별과정을 개설해 실습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이에 반해 다른 전문가는 한의사의 미국의사시험 자격이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중앙일보 에듀라인 메디컬 담당 박유영씨는 “한의사도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미국의사시험 응시자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한의사의 자격은 Step 1, 2까지만 해당하고, Step 3의 응시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Step 3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레지던트 매칭을 해야 하는데 지원 기준이 주마다, 병원마다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중의사의 경우 정신과에서 인정받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한의사가 3단계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응시원서를 넣을 때 한의대 실습과정을 어느 정도로 인정받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므로 그의 말이 사실일 경우 한의사가 개원하는 데 요구되는 3단계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해당 주의 규정과 해당 병원의 전공 인정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그러나 미국 의사시험(USMLE) 규정에 따르면 응시자격으로 거론되는 MD자격은 필수적인 요건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캐나다 의대를 나온 경우에는 MD학위를 요구하지만 외국인의 경우에는 ‘국제 의학교육기관 목록’에 포함된 의대를 나오면 Step 1, 2에 응시할 자격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의 11개 한의대는 이 목록에 전부 포함돼 있다.

또한 3단계 시험 응시자격과 관련해서는 ‘모든 외국 의대졸업생은 Step 2나 ECFMG가 실시하는 임상기술평가(CSA)에 합격하면 응시자격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다만 Step 3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1년 정도의 수련을 먼저 받아야 한다.
한의협 문성수 국제이사는 “한의사는 미국의사시험 응시가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다만 레지던트병원이 문제인 만큼 중국인이 운영하는 병원을 통해 한국한의사 T. O 한두 자리라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클리블랜드 연구재단의 연구원으로 있는 채한 박사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면허를 취득해서 임상병리기사나 X-ray기사를 하는 것은 봤어도 개업을 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말해 개업이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의사자격은 취득할 수 있게 하되 자국 내에서 개업을 엄격하게 통제한다는 고전적인 방법이 미국에서도 적용되는 느낌을 주는 대목이다.

한국한의사의 미국의사시험 응시자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의협 차원에서 한의대 졸업생이 자격이 있는지 또 3단계 시험과정에서 레지던트 병원에 매칭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외국인 대상의 시험을 주관하는 ECFMG에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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