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태 원장의 비만치료의 실전을 論한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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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태 원장의 비만치료의 실전을 論한다(4)
  • 승인 2005.06.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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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N SLIM SYSTEM’을 창안한 손영태 원장의 비만클리닉 임상강좌


한국적 식습관은 비만의 지름길
고탄수화물식품 탐식 비만자 많아


지난 2002년 봄에 의료계에서는 비만이 질병임을 선언하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인 적이 있다.
코메디언 백모씨를 내세워 이동식 차량에서 무료로 체지방 검사를 하며 가두 캠페인을 하였는데 그 캠페인의 의도는 비만이 질병임을 선포하여 사회적 주의를 환기시킴과 동시에 비만도 질병이므로 당연히 의사가 처방을 하여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자는 의도였다.

당시 FDA가 승인한 비만용 전문처방약인 오르리스타트(상품명 제니칼)를 한국에 상륙시킨 다국적 기업에서 엄청난 홍보비와 행사비용을 후원하였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그 행사 내용은 일제히 TV 방송과 신문 등 메이저 언론을 화려하게 장식하였던 바 있다.

정력제 비아그라와 대머리 치료제인 프로페시아와 더불어 3대 ‘해피 메이커’(Happy Maker)로 불리는 제니칼은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인기를 등에 업고 한국시장에 진출하였지만 초창기에 보였던 선풍적인 반응에 비하면 현재로서는 큰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한의원 비만클리닉에 오는 환자들의 제니칼을 처방받은 경험에 의하면 기름 변을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수시로 흘리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고 체중 감량 효과도 그리 크지 않아 불만족스럽다는 것이다.

체중 감량의 효과가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국 사람은 일상적으로 식사 중 칼로리의 20% 미만을 지방에서 섭취하는데 그 섭취 지방의 30%를 차단하는 지방흡수 차단제는 결과적으로 전체 섭취 칼로리의 6%를 제한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인 육식을 통하여 많은 양의 지방을 섭취하는 서양인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비만클리닉 임상 경험으로 보면 밥 중심의 식사를 하고 있는 한국인의 식습관에는 지방흡수 차단제 보다는 탄수화물 흡수차단제가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식습관은 주로 쌀밥으로 하루 필요 에너지의 대부분을 공급받는다.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는 다소 예외지만 4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갈수록 밥이 식탁의 중심에 있다. 횟집에서 생선회를 포식하고도 습관적으로 매운탕에 밥 한 공기 먹어야 하며 고깃집에서 등심이나 삼겹살을 실컷 먹어도 된장찌개에 밥 한 그릇 먹어야 식사가 마무리 되는 것이 한국적 식습관이다.

따라서 늘 필요한 양보다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때문에 이렇게 과잉 섭취된 탄수화물은 에너지로 소비되지 않는 한 식후 혈당치를 계속 높이게 되고 우리 몸에서 일정 수준으로 혈당치를 유지하려면 혈중 당분을 중성지방의 형태로 합성하여 지방세포에 저장하게 된다. 따라서 과다 섭취되는 탄수화물이 적당한 운동으로 근육에서 소비되지 않는 한 이런 불합리한 지방의 저장대사의 악순환은 계속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70년대 경제성장으로 한국 사회가 산업화되기 이전에는 인구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 했었고 하루 종일 농사일을 하였기 때문에 밥 중심의 식습관은 고강도 근육운동의 필수적인 에너지원으로 양질의 탄수화물을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

하루 세끼도 모자라 새참까지 하루 5~6끼를 먹어도 그 많은 탄수화물은 운동에너지로 깨끗이 소비되었기 때문에 비만인 농부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중장년층 한국인들은 운동량은 과거 절반도 안 되는데 비하여 식습관은 아직도 농경시절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비만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하나의 큰 원인이다.

게다가 아직도 한국의 중장년층 남성들은 체중이 좀 나가고 배가 나오는 모습은 뭔가 있어 보이는 부유한 모습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심지어 뱃살을 인격이나 인품과 동일시하기도 한다.
최근 필자의 비만클리닉에서 뱃살(복부지방)을 5㎏ 정도 감량한 모 회사의 50대 이사가 있었는데 나머지 5㎏의 감량은 살 뺀 모습이 너무 보기가 안 좋다고 그 정도에서 중단하라는 주위 사람의 강력한 권고로 결국 후일을 기약하게 되었다.

다이어트하고 있는 비만인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협조를 기대하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동료들과 회식 시에 다이어트 중임을 선언하여도 ‘먹는 게 남는 것’,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더라’는 등의 이유로 함께 먹는 것이 미덕임을 강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만 클리닉 임상을 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점은 한국형 비만은 탄수화물 과다 섭취형이 많으며 특히 ‘탄수화물 중독증’ 수준에 있는 비만인도 아주 많다는 점이다.
탄수화물 중독증이란 고탄수화물 식품인 케이크, 빵, 감자칩, 아이스크림, 초콜릿, 라면, 국수, 밥, 과일주스, 단 음료수와 같은 것을 습관적으로 즐겨 먹을 뿐 아니라 탐식하는 것이다.

비만인들 중에는 ‘밥을 못 먹고는 못 산다’는 밥 중독이 아주 많으며 단 음식의 군것질에 대하여 중독에 가까운 습관을 가진 사람도 종종 있다.
이런 사람들은 고탄수화물인 단 음식을 못 먹으면 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심지어 일시적으로 허기가 져서 어지럽고 손이 떨리기 까지 한다. 혈중 당의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증을 가벼운 강도로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전형적인 탄수화물 중독증과 함께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쌀밥 중심의 식습관을 오랜 기간 유지해 오면서 자연스럽게 밥의 단맛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밥 지을 때 나는 밥 익는 냄새에도 행복감과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단 음식보다 쌀밥의 당에 중독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한국형 비만인을 위한 식이 조절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주고 단백질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게 하여야 한다.

과식형이 아니면 전체 음식물의 양은 유지할 수 있게 쌀밥의 양만 대폭 줄이되 된장, 청국장, 두부, 콩나물, 베지밀등 콩과식품으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게 하면서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를 먹게 하는 것이 섭식의 요점이다.
탄수화물 중독증이 심하면 혈중 당의 농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심한 공복감을 느낀다. 이때 공복감을 해소시키려면 체지방의 분해를 돕는 한약물이나 기능성식품 처방을 병행하여 모자라는 혈당의 농도를 분해된 체지방(유리지방산)의 혈중 농도를 높여서 보완하면 좋다.

환자들이 ‘예전보다 밥을 반도 안 먹는데 심하게 배 고프지는 않다’면 이제 탄수화물 중독증이 완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으로 분해된 지방산을 몸 밖으로 날려 보내는 일만 남게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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