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5.25 임총의 의미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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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5.25 임총의 의미와 과제
  • 승인 2005.05.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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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의 불씨 점화, 함께 키워 나갈 때
한의학 발전 인적·물적 토대 마련


5월 25일 한의사협회관에서 치러진 임시대의원총회는 한의계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가져다주었다.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던 일반 한의사들이 일어선 것이고, 한의계에 변혁의 서막이 울린 것이다.
그러나 이 불씨는 지나가는 바람에 꺼져버릴 수도 있고, 거대한 불꽃이 되어 세상을 비출 수도 있다. 이제 그 선택이 1만5천 한의사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 순식간에 나타난 한의계의 힘

경기 불황에 한의원 경영은 계속 어려워지고 있는데다가 한약 부작용 시비는 끊이지 않고, 거기에 양방의 경근침자법 소위 IMS와 관련된 한의협의 대응에 대한 일선 한의사들의 의견 표출이었다.
19일 중앙대의원이기도 한 경기도 안양의 위성현 원장이 오후 1시에 “오는 25일 새 회관에서 긴급대의원총회 및 비상 총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합니다”라는 짧은 글이 발단이었다.

‘동의’와 ‘절차’를 묻는 답글에 이어 오후 7시 “개원협에서 소집요구서를 취합하겠다”는 글이 AKOM에 게재되자 동의하는 내용의 답글이 순식간에 66통이나 올라왔다.
20일부터 중앙대의원들의 임총 요구서가 개원협으로 보내졌고 23일 개원협 최방섭 사무총장은 99명의 중앙대의원이 서명한 ‘임총요구서’를 한의협에 제출함으로써 이날의 집회가 이뤄졌다.

■ 사고방식이 바뀌었다

한의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한 인사는 “이번 사건을 한의협 집행부의 회무처리에 대한 불만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의식의 변화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자신의 권리를 찾고, 의무를 다하는 데 보다 적극적이 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임총 역시 일반한의사들이나 대의원들 모두 의식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을 잘 나타낸다. 회의 공개를 요구하고 준비하는 일반 한의사들 앞에서 지도부의 성역은 허물어졌다. 대의원 역시 서로 간에 감정상의 대립은 있었으나 위험 수위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모두가 성숙했음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 ‘바른 일’ 확신이 행동으로

IMS 대응과 관련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임시방편만 주력했다는 점이다. 즉, 복지부가 IMS 신기술 요청을 반려토록 해야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어야 하는데 자보심의에만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한의사들이 힘을 모으고 길거리로 나가 한의사의 의권을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한의학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한의사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위한 일이라고 일선 한의사들은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 확신이 2000명을 가양동에 모이게 했다.

과거 한의학의 영향력이 미약했을 때는 급격한 마찰보다는 약간의 피해를 보더라도 공존을 모색하는 게 더 효율적 이었을 수 있다. 지금도 사안에 따라서는 이러한 방법이 필요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는 전체 한의계가 스스로 모여 해결하려는 이 힘, 변화와 희망의 불씨를 어떻게 키워내느냐다. 그 방법은 개인의 영도력이 아니라 회를 시스템화해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일이다.

안 회장의 사퇴 표명에 따라 업무가 정지됐고, 곧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 10개월의 잔여임기 동안 회무를 이어갈 것이다.
시스템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한의계에는 시급한 현안들이 산재해 있다. 이제까지 업무를 맡아 추진해 왔던 사람들이 자신이 맡았던 부분을 지원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유기적인 시스템을 갖고 움직일 때만이 2000명의 한의사가 모여 뿜어낸 열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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