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선거에 나타난 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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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선거에 나타난 표심
  • 승인 2005.04.0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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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안 된다’ 누적된 불만 표면화
의장단·감사단 대폭 물갈이 … 경기도 부상

지난달 한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의 선거와 일부 안건에 대한 표결에 나타난 표심은 무엇일까?
우선 의장단 선거에 나타난 표심을 읽어보면 일정한 흐름이 감지된다. 관록의 홍순봉 의장에 맞서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서대현 씨가 나서 74표를 얻은 것이다. 비록 부의장에 머무르긴 했으나 홍 의장을 5표 차이로 따라붙은 것이다.
총회에서 서대현 씨가 공개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득표수는 투표한 대의원들조차 놀랄 정도였다.
의장이 전통적으로 부산에서 배출되고 있는 관행에 비추어 보아도 대단한 약진이었다. 같은 지역출신의 윤배영 부의장과 동반하여 의장단에 진출한 것을 고려하면 표의 가치는 그 이상으로 평가된다.

이런 변화를 몰고온 배경에는 지난해 잇따른 대형사건들이 자리잡고 있다. 한의협이 이들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한 대의원들이 서대현 씨를 조직적으로 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한의사가 단체별로 조직화되면서 원로대의원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던 기존의 의장단 선거 패턴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음을 시사해준다.

감사단 선거에서 나타난 변화도 이번 총회의 특징 중 하나다. 과거 감사단은 대체로 집행부에 우호적인 인사가 당선되던 게 관행처럼 굳어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기존 감사단에서는 한명만 재선임됐을 뿐 두명은 교체됐다. 유임된 감사마저도 가까스로(?) 살아남아 감사단의 변화를 바라는 대의원과 일선회원의 의지를 실감케 했다. 학교별로도 기존의 경희대와 원광대에다 동국대가 가세했다.
특히 눈에 띄는 현상은 한윤승 감사를 경기도 대의원들이 조직적으로 밀었다는 점이다. 회원 2천여명의 회세에 걸맞게 목소리를 내자는 움직임이 중앙감사의 배출로 표출된 것이다.

한편에서는 지역정서의 발현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특정지역에서 의장단이 배출되는 것과 관련해서 ‘우리 지역에서도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정서도 일부 작용했다는 것이다. 경기도회장의 당연직부회장, 수원시분회장의 무임소 이사 정관개정까지 실현되면 경기도의 위상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직선제 정관개정에 대한 표결에서도 일선한의사 정서의 일단이 읽혀진다. 직선제를 선호하는 대의원은 108명 중 43명밖에 되지 않아 기대치보다 적었던 반면 간선제가 유지되는 한 회장의 임기를 3년으로 연장해줄 수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간선제에 대한 불만과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음을 시사해준다 하겠다.

이번 총회에 나타난 대의원의 표심은 한 마디로 변화에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견제가 필요하다’는 게 대의원들의 저변에 흐르는 심리다. 여기에다 한의단체가 속속 출현하면서 회원들이 특성별로 조직화되는 것도 잠재된 욕구불만이 표면화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한의사들의 변화가 또 어떤 형태로 표출될지 비상한 관심을 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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