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누구나 초콜릿이 필요한 계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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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누구나 초콜릿이 필요한 계절이 있다
  • 승인 2024.02.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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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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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medi@mjmedi.com


영화읽기┃웡카
감독 : 폴 킹출연 : 티모시 샬라메, 칼라 레인, 올리비아 콜맨, 톰 데이비스, 휴 그랜트
감독 : 폴 킹
출연 : 티모시 샬라메, 칼라 레인, 올리비아 콜맨, 톰 데이비스, 휴 그랜트

설 연휴는 영화계의 성수기 중에서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들이 개봉되지 않았다. 물론 최근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영화들의 흥행성적이 부진한 탓도 있겠지만 설 연휴가 나름대로 한 해의 영화계를 전망할 수 있는 시작점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대신 그 빈자리를 뮤지컬 영화인 <웡카>가 나름대로 선방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큐멘터리 영화인 <건국전쟁>이 역주행하면서 연일 뜨거운 이슈를 낳고 있다.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인 윌리 웡카(티모시 샬라메)의 꿈은 디저트의 성지인 ‘달콤 백화점’에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여는 것이다. 하지만 가진 것이라고는 낡은 모자 속에 가득한 꿈과 단돈 12소버린 뿐이라 낡은 여인숙에 머물게 된다. 그 곳에서 웡카는 스크러빗 부인(올리비아 콜맨)과 블리처(톰 데이비스)의 계략에 빠져 눈더미처럼 불어난 숙박비로 인해 순식간에 빚더미에 오른다. 게다가 밤마다 초콜릿을 훔쳐가는 작은 도둑 움파 룸파(휴 그랜트)의 등장과 ‘달콤 백화점’을 독점한 초콜릿 카르텔의 강력한 견제까지 들어오면서 큰 난관에 빠져 들게 되지만 여인숙에서 일하는 누들(칼라 레인)의 도움으로 웡카는 꿈을 다시 꿀 수 있게 된다.

로알드 달의 동화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1971년과 2005년에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이 중 2005년 작품은 팀 버튼 감독 특유의 판타지적 연출과 배우 조니 뎁의 연기가 잘 조화되면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에 개봉한 <웡카>는 이 영화의 프리퀄로서 주인공 웡카가 초콜릿 공장을 만들기 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뮤지컬 형식을 띤 <웡카>는 전작을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며, 동화를 기본으로 한 영화답게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물론 전작을 염두해 두고 본다면 아쉬운 면이 없지 않아 있고, 약간 유치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입장에서는 시종일관 잔잔한 미소를 띠며 행복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따뜻한 봄과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겨울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3월을 맞이하는 시점에 딱 맞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웡카를 소화한 티모시 샬라메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기와 함께 휴 그랜트의 ‘움파룸파’ 노래와 춤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해서 생각날 정도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여기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올리비아 콜맨과 ‘미스터 빈’으로 잘 알려진 로완 앳킨슨이 영화 속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깨알 재미를 선사해 주고 있으며, 화려한 색감의 초콜릿들이 가득한 화면은 관객들에게 달달한 감성을 제대로 전하고 있다. 그로인해 영화가 끝난 후 발렌타인데이는 지났지만 초콜릿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꿈과 희망, 용기를 독특한 스토리와 함께 아기자기하게 담아 낸 <웡카>는 당 떨어졌을 때 먹는 초콜릿처럼 여러모로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행복하고 달콤한 에너지를 충전 시켜줄 것이다. 그리고 엔딩크레딧이 올라 갈 때 나오는 움파룸파 영상은 꼭 놓치질 않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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