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뇌졸중 환자의 다약제사용에 대한 한의진료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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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뇌졸중 환자의 다약제사용에 대한 한의진료 (5-2)
  • 승인 2023.11.2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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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보중익기탕 활용의 실제 (후편)-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3. 뇌졸중 환자의 다약제사용 상태에서 보중익기탕의 역할은?(표)

전 항목에서 살펴본 것처럼 보중익기탕은 고령 뇌졸중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매우 다양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다약제사용 상태에 놓인 고령 뇌졸중 환자의 경우, 보중익기탕 한 처방을 활용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약제의 감량 또는 중단이 가능하다.

먼저 알레르기비염이나 만성 가려움 증상 발생 시 사용하게 되는 각종 항히스타민제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의 항콜린효과는 고령자에서 인지기능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데, 먼저 이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주간졸음방지가 가능하여, 재활치료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낙상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보중익기탕은 고령자의 골밀도 개선에도 도움이 되므로 혹여 낙상이 발생하더라도 골절 발생 가능성을 경감할 수도 있으며, 운동기능개선 효과도 가지고 있어 원활한 재활치료 진행을 돕고, 재활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부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중익기탕을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면역력’이다. 전 항목에서 우리는 보중익기탕이 각종 면역력 저하 상태에서 발생하는 감염상황(비결핵항산균폐질환, 욕창, 만성폐쇄성폐질환, 항생제 내성균 집락 등)에 유효한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보중익기탕의 활용은 면역력 저하 상태에서 활용하게 되는 각종 항생제 사용량을 경감할 수 있겠다. 빈번한 항생제 사용은 항생제 내성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이는데, 그 결과 환자가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ancomycin-resistant enterococci, VRE)이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E) 집락상태에 놓이게 되면 감염 관리를 이유로 원활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보중익기탕은 이에 대한 일차 방어선을 제공한다. 또한, 항생제 자체의 부작용인 복통, 배탈, 설사, 피부발진, 두드러기, 아낙필락시스 등에 대한 우려도 줄일 수 있으며, 드물게 발생하는 신장손상, 간손상, 심박동수 이상, 햇빛 노출 시 과민반응, 경련 등의 부작용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이 뿐 아니다. 항생제 사용과정에서 발생한 항생제 내성상태의 문제도 해결 가능하므로, 내성균 보균으로 인해 재활치료가 중단된 환자의 재활치료 복귀에 기여하여 전반적인 뇌졸중 환자의 장기 예후도 개선할 수 있다.

보중익기탕은 각종 증상 뿐 아니라 뇌졸중의 위험인자인 당뇨병 조절, 폐쇄성 수면 무호흡 조절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뇌졸중 위험인자 조절을 통한 뇌졸중 재발방지 효과를 일차적으로 기대할 수 있으며, 당뇨병의 경우, 혈당강하제와 병용 시 원활한 혈당조절을 도와 인슐린 요법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낮추고 이를 통해 저혈당 사건 발생 같은 치명적일 수 있는 부작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뇌졸중 후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으므로, 우울증과 관련하여 사용하게 될 약제의 감량 또는 중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실, 일차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나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SNRI) 사용 시 보중익기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삼환계 항우울제의 사용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SSRI, SNRI와 보중익기탕 병용으로 우울증에 대한 원활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삼환계 항우울제 복용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피해 볼 수 있을 것이다(표 참조).

 

지금까지 보중익기탕의 활용에 대해 살펴보았다. 보중익기탕은 신체기능의 저하, 특히 면역력의 저하 상태를 개선할 수 있으며, 그 타깃이 되는 신체부위는 다양하다. 이러한 다중타깃의 특성을 잘 활용한다면 고령 다약제사용 상태 뇌졸중 환자에서 다양한 약제의 감량이 가능하며, 약제가 일으킬 수 있는 문제의 발현을 미연에 방지, 동시에 뇌졸중 환자의 장기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이상봉. 약처방의 정석 1 : Drug class review & Real world prescription. 바른의학연구소. p.138.

2. 이상봉. 약처방의 정석 2 : Drug class review & Real world prescription. 바른의학연구소. 2020. p. 315-333, 438-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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