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건보 회원투표, 정확한 ‘득과 실’ 정보 부족 상태서 진행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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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약건보 회원투표, 정확한 ‘득과 실’ 정보 부족 상태서 진행되는 것”
  • 승인 2023.11.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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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mjmedi@mjmedi.com


“건보 적용된다고 환자 수요 늘지 않는 건 이미 1차 시범사업서 확인 돼”
개선안, 상병명 추가 및 심층변증방제 기술료 인상 동시에 한방병원 참여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첩약건보 시범사업 진행 여부와 관련한 전회원 투표를 앞둔 가운데 일부 회원들은 중앙회는 찬성 입장만 전달하고 반대 측의 주장이나 우려점 등은 알리지 않았고 건보에 적용된다고 해서 환자 수요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1차 시범사업으로 확인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의협이 최근 회원들에게 공지한 첩약시범사업 개선안은 ▲요추추간판탈출증, 알레르기성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추가 ▲심층변증방제기술료 1만 1640원 증가 ▲급여일수 2가지 상병을 10일씩 최대 40일, 본인부담률 한의원 30%, 한방병원 40% ▲사업개시 이후 시간 차를 두고 한방병원 신규 참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개선안이 나오고 홍주의 한의협회장은 지난 15일 회원들에게 ‘압도적인 찬성’을 해달라는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홍 회장은 “44대 집행부는 이번 시범사업 개선(안)이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기존안보다 많은 부분에서 상당한 개선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회원투표가 지난 10여 년간 한의계의 분열과 갈등을 마감하고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부족할 수 있지만 집행부의 충심을 믿고 한의약이 국민들에게 바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격려와 채찍의 의미로 ‘찬성’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집행부는 주어진 과제와 미완의 공약들을 이행하기 위해 또 다시 어려운 길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회원투표에서 반대로 결정될 경우 회원들의 뜻을 엄중히 받들어 첩약 시범사업의 전면 폐기 의견을 28일 건정심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질서 있게 회무 이양을 준비할 것이다. 압도적 찬성으로 집행부에 뜻을 모아주신다면 44대 집행부는 더 나은 시범사업이 자리할 수 있도록 멸사봉공의 자세로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원들은 한의계의 득과 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투표이며 건보에 적용이 된다고 해서 환자 수요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1차 시범사업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A 한의사는 “이번 일을 추진한 중앙회는 찬성 입장의 정보만 전달, 그 반대 측의 주장이나 우려점 등은 전혀 전달되지 못한 상태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적어도 전회원을 상대로 찬반, 장단점, 예상되는 이익과 손실 등을 사실대로 설명한 후 회원들에게 잘 판단해서 투표 하라고 해야 되는데 이번 투표는 믿고 찬성해달라고 하는 깜깜이 투표”라고 비판했다. 

B 한의사는 “개인적으로 아직도 첩약건보가 과연 한의약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반드시 시행되어야 하는 유일한 방법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한의약의 강점이 될 수 있는 첩약을 비급여 상태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전략을 세워야지, 어떻게든 국가의 힘을 빌려 생존해 보려는 정책에 선뜩 마음이 가지 않는다”며 “첩약건보를 강력히 주장해온 집행부에 대해 한의약의 미래를 맡길 수가 없다. 43대 집행부에서 장밋빛 미래로 제시한 ‘국가가 사용해야 한의약이 산다’는 주장의 결과에 실망스러울 따름이고, 현 홍주의 회장이 본인의 최대 업적이라고 이야기하던 ‘65세 이상 첩약건보 급여화 회원투표’를 발의하고 아무런 뒷감당을 하지 않은 무책임에도 어떤 신뢰를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첩약건보가 현재보다는 중장기적인 한의약의 미래라고 하더라도 현재 중앙회와 보건복지부가 제시하는 개선안 내용은 더욱 낙담하게 만든다. 환자를 한의학의 내용에 맞게 진찰하고 약을 처방하는 비용이 오로지 심층변증료 하나로 담보되어야 하는 것 자체가 시작부터 잘못됐으며 진찰, 처방, 탕전으로 한약이 나오기까지 고려되고 비용화 되어야할 여러 과정이 무시되었다. 오히려 규제만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의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원한의사들에게 많은 우려를 키우게하는 개선안이다. 한방병원의 참여와 원외탕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 뻔한 상황으로 향후 첩약시장이 내부의 무차별적인 경쟁과 전체적인 하향 평준화로 전락하여 국민들에게 한약이 어떻게 비춰질지 벌써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C 한의사는 “건보 적용만 되면 좋아질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지 말고 실제적으로 한의원에 도움이 되는 건지 따져봐야 한다. 없던 환자가 생기는 게 아니라 기존 환자가 건보적용을 받는 것”이라며 “수요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1차 시범사업으로 확인됐다. 시범사업이 한약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고 불필요한 노동력과 낮은 수가로 기존 처방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처방이 이루어지면 환자들 만족도도 당연히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률적인 공장식 처방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규모로 원외탕전이나 한방병원을 운영하는 이들 아니면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첩약관련 회원투표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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