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의대생이 다녀 온 영남권역 한의학 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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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의대생이 다녀 온 영남권역 한의학 학술대회
  • 승인 2023.11.09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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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령

박민령

mjmedi@mjmedi.com


박민령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4학년
박민령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4학년

1. 들어가기 전

2023년 10월 29일 ‘생애주기별 한의학’이라는 주제로 부산 벡스코 컨벤션 홀에서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영남권역이 개최되었다. 4개의 주관학회인 대한침구의학회,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한방비만학회 및 경락경혈학회가 참여하여 다빈도 질환에 대한 주제를 다루었으며, 세션5에서는 제27회 한중학술대회가 함께 진행되었다. 또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직접 시연하거나 체험해보는 강연이 많았는데 세션6에서는 사전예약자에 한해 초음파 핸즈온 실습이 진행되었다.

 

 

2. 주요 참여내용

1) 한중학술대회 “변증의 생물학적 기전”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박사님)

 

오전에는 한중학술대회의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박사님 강연을 들었다. 시스템생물학으로 재규정한 한의학 변증의 개념에 대한 강연이었다.

변증은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 질병의 기저에 있는 ‘증상 군집의 패턴’을 찾아내는 행위라고 인식되어왔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서로 다른 질환에 같은 처방을 사용하거나, 같은 질환이더라도 다른 처방을 사용하는 이론적 토대를 가지고 있다. 이는 같은 임상적 양상을 보여도 다른 기전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를 엔도타입(endotype, 내재형 원인기전)과 페노타입(phenotype, 임상적 표현형)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변증을 다빈도 생물학적 메커니즘의 군집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

그래서 연구팀은 네트워크 약리학 접근법을 사용하여 기허의 생물학적 메커니즘 군집과 기허에 사용되는 약재가 공유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찾고자 하였으며 결론적으로 기허를 치료하는 생리학적 기전은 화합물은 일반적으로 신경 활성 리간드-수용체 상호 작용 및 아미노산 대사에 참여하고 미토콘드리아 및 신경 세포의 구성 요소와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연자는 “이런 연구들을 바탕으로 한의학에서 모호한 부분이 있었던 변증이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만들어나가고 있다. 변증의 개념에 대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심한 기허인지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하였다.

강연을 들으며 한의학의 변증을 시스템생물학을 통해 다른 기전들도 추가로 알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에 따라 좋은 약재 조합이 있지는 않은지, 또한 이것이 임상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지 등을 추가로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후 이 분야의 연구를 통해 개별의학 자체의 장점을 더욱 강화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지게 되었다.

 

2) 한방비만학회 “체형교정을 통한 부분 비만 치료” (경희dmc한의원, 김고운 원장님)

 

이후 참여한 강연은 생체역학적 관점에서 체형과 부분비만의 관계와 이를 기반으로 한 체형교정 방법에 대한 김고운 원장님의 강연이었다.

좋지 않은 자세는 혈류순환과 신경전달, 에너지 대사 효율성 등을 저하시켜 비만의 유발요인이 되며, 척추후만증이나 굽은 등과 같은 자세가 상체나 하복부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 생체역학적 원리 뿐 아니라 한의학적 개념을 도입한 경근 압박 및 이완 등 체형교정 방법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많은 국가에서 비만과 과체중 비율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비만치료에서 한의학의 역할을 단순히 한약 처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체역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추나요법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시각을 얻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생활관리에 있어서, 운동을 교육할 때 유산소에서 더 나아가 체형을 고려한 운동을 제안할 수 있겠다 하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3) 초음파 핸즈온 실습

세션6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50분까지 초음파 핸즈온 실습이 진행되었다. 사전 온라인 강의를 수강한 사전예약자 60명이 2인 1조를 구성하여 조당 30분씩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필자도 참여하였는데, 레지던트 선생님이 도제식으로 어깨 구조물에 대한 초음파 술기교육을 진행했다. 프로브를 쥐는 방법부터 실제 구조물을 관찰하는 과정까지 간단히 교육받았으며 지도하에 서로 초음파 술기를 진행하였다. 짧은 시간이었기에 상지에 관한 내용만 다루었는데, 상완이두근,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등의 근육을 확인하고 주변 구조물을 기기 모니터를 통해 감별해 낼 수 있었다.

초음파에 대한 이론적인 학습도 중요하지만, 직접 술기하고 체험해보니 이해가 더욱 쉬웠고, 초음파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학회나 학교에서도 체험형 강의가 많이 늘어나면 부담없이 새로운 진단기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며, 이에 임상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된다.

 

4) 그 외 부스

부스에서의 경험도 인상적이었다. 최근 개발된 다양한 기기 및 시스템을 접할 수 있었는데, 몇 가지 문진항목을 통해 자동으로 변증과 약재를 추천해주는 시스템, 무/유선 초음파 기기, 뇌파 및 혈액분석 장치 등이 있었다. 직접 체험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에 궁금했던 부분을 담당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또, 한의학 서적을 판매하는 부스에서는 유명한 한의학 서적들을 직접 읽어볼 수 있었으며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의 책을 그 자리에서 구매할 수도 있었다.

 

3. 정리

이번 학술대회의 핵심은 ‘체험’에 있었다. 특히 체험형 혹은 시연 강의가 많아 실제 임상경험이 없는 학생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쉬웠다. 실제로 본과 4학년 동기들도 실습 장소에서 많이 마주할 수 있었다. 또, 최신 트렌드에 맞는 흥미로운 기기들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으로 의미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론적 원리를 중심으로 교육하는 정적인 학술대회도 좋지만, 이번 학술대회처럼 각자의 기술을 직접 공유하는 체험과 시연이 있는 동적인 한의학 학술대회가 된다면, 다양한 세대의 한의사들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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