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외치는 한의사 봉직의…“임금 적어도 주4일제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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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외치는 한의사 봉직의…“임금 적어도 주4일제 긍정”
  • 승인 2023.10.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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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휴식 통해 공부‧체력증진 등 재정비 시간 선호…수련기회 및 임금부족 걸림돌

근무시간보다 동료 및 근무 요일 등 복합적인 요소 고려한 삶의 질 중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주4일제 근무를 통해 휴일에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자신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한의사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부원장으로 근무하며 임상경험을 쌓고 수련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과 임금에 대한 불안감도 잔존했다.

서울 신촌과 강남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8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주 4일제 시범사업을 1년간 진행하기로 했다. 주 4일제에 참여하는 대신 임금을 10% 삭감하는 조건으로 시행한 것인데, 이는 국내 병원에서 첫 시도다. 지난 11일 개최된 중간보고회에 따르면 시범사업에 참여한 간호사들은 대체로 임금이 줄었음에도 주4일제에 만족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주4일제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의계 역시 주4일제 수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지는 현재 봉직의로 근무하거나 봉직의 취업을 앞둔 한의사들에게 세브란스병원처럼 임금이 10% 삭감된 주4일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주 4일제에 긍정적이었다.

A 한의사는 “주4일제로 일해 볼 의향이 있다. 직장에 있는 시간이 충분히 만족스럽고 체력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주 5일이나 6일 출근도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4일만 출근하고 남는 시간을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좀 더 발전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며 “남는 3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고민되지만, 공부나 체력향상, 여가시간 등 내가 의도한 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B 한의사는 “현재 주 6일 30시간(월~토 오전 10시~오후 4시) 근무를 하고 있는데, 비교적 출근 시간도 늦고, 퇴근 후 시간이 여유로움에도 피로를 느낀다”며 “최소한 2일의 휴일이 있을 때 개인적인 재정비도 가능하고 조금 더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전했다.

C 한의사는 “혼자 살고 있고, 책임질 것이 많지 않은 삶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개인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주4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4일제로 근무할 경우 신졸자들이 주가 되는 봉직의 시장 특성상 임상경험을 쌓으며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걱정도 많았다. 이는 주4일제 선호 여부와 별개로 취업에 있어 대부분의 봉직의들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답변과도 일치했다.

D 한의사는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나는 병원수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청구나 비급여진료 등을 익히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한의원을 위주로 선택했다. 임금이 높은 곳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반면,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해 주 5일 이상 근무하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E 한의사는 “임금이 가장 중요하다. 비급여 인센티브를 주는지 여부도 눈여겨 본다. 아직 미혼이라 주 5일이나 6일 근무로 일을 더 해서 돈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단순히 근무시간 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나 진료환경을 비롯해 삶의 질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똑같은 근무시간이라도 오전이나 야간시간 근무 여부나 근무요일 연속성 등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았다.

F 한의사는 “업무강도는 강한데 주4일제라 월급이 적은 곳에 비하면 차라리 월급이 적어도 주5일제를 선호할 것 같다”며 “보통 주4일제는 주말 2일, 평일 2일 근무하는 형태가 많아 보이는데, 이는 주말도 온전히 쉬지 못하고, 평일도 어중간하게 쉬게 되기 때문에, 업무시간은 짧지만 애매해보인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G 한의사는 “근무 초년차(1~3년차)라면 빠른 자산 축적을 위해 주 5일제, 경제력이 어느 정도 된다면 주 4일제를 선택하겠다”며 “한의사는 강의를 듣거나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체력 보강의 시간도 필요하다. 또 다른 분야를 많이 경험해야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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