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대 의학지식 DB인 ‘의방유취’… 양생의학 전통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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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대 의학지식 DB인 ‘의방유취’… 양생의학 전통 이끌어”
  • 승인 2023.10.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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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서울 동대문구-세종대왕기념사업회, ‘의방유취와 양생’ 학술세미나 개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조선시대 의서 ‘의방유취’가 지닌 문헌학적 가치와 이를 통해 이어진 양생의학과 유의, 그리고 동의보감을 비롯한 2차 저작물 등을 알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 동대문구와 사단법인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지난 13일 서울한방진흥센터 다목적강당에서 ‘의방유취와 양생’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동의보감을 비롯한 의서의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한국 뿐 아니라 동아시아에 양생 사상을 전파한 의서 ‘의방유취’의 가치를 논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술대회를 주최한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현재 의방유취 국문 번역작업을 진행중이며, 학계에서는 이를 동의보감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자 준비중이다.

안상우 한의학연 동의보감사업단장은 ‘의방유취 식치, 생명을 가르다’라는 주제로 의방유취와 이에 나타난 식치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의방유취에 대해 “우리나라의 의서는 대부분 개인의서가 아니라 관찬의서(국가에서 편찬한 의서)다. 따라서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당대 의서의 지식을 총집합한 뒤, 철저한 검증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세종 때 집현전 학사가 모두 참여해서 만들기 시작했으며, 실질적으로 완성된 것은 성종 때로 추정한다. 이는 동의보감보다 앞선 조선시대 최대의 의학지식 데이터베이스 구축 프로젝트이다. 경국대전과 한글보다 의방유취 편찬 작업이 먼저 시작됐다”고 가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치는 의방유취에서 시작한 개념이다. 식치의 주요대상은 노인, 소아, 해산 후 부녀자였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저출산 고령화시대를 맞이하게 됨에 따라 영유아와 노인의 건강관리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 의방유취에도 이러한 고민이 담겨있다. 동의보감은 의방유취의 영향을 받아 식약요병(음식과 약으로 병을 치료한다)을 인용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김남일 경희한의대 교수는 ‘의방유취의 한의학적 가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의방유취로 인해 유의가 탄생하고, 양생의학이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방유취의 문헌학적 가치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의방유취는 유의를 만들어내는 산실이자 기폭제였다. 이는 동의보감에까지 이어진다”며 “특히 우리나라 한의학만의 고유한 특징인 양생의학은 의방유취에서 시작했으며, 이 전통은 동의보감에도 계승됐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의 탄바 모토타네는 의방유취를 활용해 한방의학 고증학적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의방유취에는 언급되어 있지만 현존하지 않는 책을 찾아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동아시아 전통의학 의서를 발굴하는데 의방유취가 크게 기여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리우칭 일본 히로사키대학 교수는 ‘의방유취와 원명 양생 사상’발표에서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의 아들 주권의 저서 ‘활인심’에서 의방유취를 통해 조선에서 양생사상이 발전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리우칭 교수에 따르면 활인심은 의방유취에 처음 기록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퇴계 이황이 ‘활인심’의 상권을 필사한 ‘활인심방’이 유명하며, 이를 기반으로 양생의학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리우칭 교수는 “활인심은 한국에 널리 출판되어 있는데, 이는 의방유취의 역할이 크다. 의방유취 덕에 양생사상이 동아시아와 한국에서 널리 전파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박현모 여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세종 시대의 의료복지 사상 연구’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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