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071> - 『補幼醫方』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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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1071> - 『補幼醫方』①
  • 승인 2023.09.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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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幼兒急病의 원인, 驚風熱痰滯

  장마와 태풍, 무더위가 연일 지속되는 삼복을 넘기는 와중에 보기 힘든 수진본 의서를 입수했기에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서명은 『보유의방』인데, 한자명 ‘補幼’만 새겨보더라도 손쉽게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소아과 전문서로는 1749년 조정준이 펴낸『及幼方』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전염성질환인 두창과 마진 이외에 소아전문의서로 뚜렷하게 손에 꼽을 수 있는 책은 많지 않다. 따라서 비교적 후대인 일제강점기에 나온 것이라 하드래도 조선인에 의해 편찬된 소아의서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 『보유의방』

  서문이 없이 목록부터 등장하는데, 서론, 총론에 이어 실열, 허열, 삼관맥법, 관형찰색, 聽聞法, 初生危證, 胎熱, 급경풍, 경풍총론으로부터 대소변불통, 은진, 鱉眼, 회충 등 각종 소아과 특유의 질환증상을 차례대로 열거하여 기술하고 있다. 그런데, 서론부터 일련번호를 부여하기 시작하여 맨 마지막 약방조에 이르기까지 총 94조에 달하는 소아병론이 망라되어 있어 찾아보기 간편하다.

  緖論을 살펴보니 전체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도입부라 하기 보다는 짤막한 각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는 범례 형식을 띄고 있다. 지면이 충분하진 않지만 전체 3조문 밖에 되지 않기에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간략하게나마 여기에 옮겨 적어 보기로 한다.

  “1. 소아가 急病이 有하매 每양 臨時하야서 方藥을 考察함으로 因하야 或治不治하나니 병이 發表하기 전에 熟覽此書하야 心目이 明瞭함을 러서 其症情如何을 살필지며 不待危急治之니라.”

  또 “1. 小兒急病에 씨난 약이 모다 重材을 要求하나니 졸지에 엇지 容易히 구하리요. 이난 다 濟夭하난 법이 안일지라 이제 모든 方文과 湯散丸中 第一妙緊한 재료을 택하고 구하기 難한 재료을 削하얏시며 성질이 相似하고 구하기 용이한 걸노만 택하야서 다시 製方하노니 가히 活命에 一助가 될지라 …….” 운운하였다.

  나아가 “古人治病之術이 대개는 방문을 실용치 안하고 심히 煩辟한지라 위급한 증세을 當하매 其當用之材을 씨지 못하고 諸方文을 잡되이 씨다가 標本에 經緯가 錯亂되야서 或救或不救하나니 엇지 可惜치 안하리요.”라고 하여 소아진료의 문제점을 논구했다.

  또한 “小兒之病이 대강은 驚과 풍과 열과 담과 滯에 불과하고 製方은 雖不同이나 其材料난 대동소이한 고로 감히 管見으로서 削其峻毒之味하고 合其和平通治之材이며 若有變症이면 別盡加減法하야 兼治케하고 若無兼治之症이면 諸條에서 別달니 一二方으로 考準케 하니라.”라고 하여 이 책의 고유 특색을 강조하였다.

  끝으로 분량에 대해서 “1. 탕제에 分錢이 太過한즉 一二歲兒는 1첩을 分五六次飮하고 五六歲兒는 分二三次飮하는 것이 合當하니 用者가 宜酌量할지니라.”라고 하여 소아의 복약량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다.(이상 필자 원문 띄어쓰기, 표점, 일부 한글변환.)

  이어 총론에서는 주로 熱과 驚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는데, 소아급증 치료에서 가장 관건이 되는 병인이 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논의의 일부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소아에 열이라 稱함은 何오. 男多腎火하고 女有肝火하니 腎火는 精熱이요 肝火는 血熱이니라. 稟受父母之精血 고로 皆有於胎熱이니라.……”

  소아열증의 원인으로 남아와 여아를 애써 신화와 간화로 구분해 논의를 전개한 것이 이색적이며, 이 모두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精血 곧 胎熱로부터 비롯한 것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영유아의 열증은 다분히 생리적인 현상에서 기인한 것이며, 태열이 유주하면서 다른 병인과 동반하여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으로 보았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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