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067> - 『傷寒大義』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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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1067> - 『傷寒大義』②
  • 승인 2023.07.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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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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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모든 時行病은 傷寒의 범주에 속한다

  김장헌의 상한에 대한 인식은 상한대의 첫 머리에 순한문투로 작성한 짤막한 의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개 사기가 모이는 곳은 그 기가 반드시 허한 곳이다. 겨울은 時令이 몹시 추우며(嚴寒) 물이 얼고 땅이 갈라지는 때인데, 사람이 기거생활에 조심하지 않고 힘들게 일한 경우, 양기가 부족해짐으로 말미암아 寒邪에 감촉하게 된다.”

◇ 『상한대의』
◇ 『상한대의』

  나아가 곧바로 발병이 된 경우, 正傷寒(상강후~춘분전)이라 부르고 봄이 되어 온기에 감촉되어 발병된 경우, 溫病(하지전)이라 하고 여름이 되어 열기에 감촉되어 발병한 경우, 열병(하지후)이라 부른다. 온병, 열병이 비록 봄, 여름에 발생하지만 그 발병원인은 營衛肌骨에 겨울철 寒毒이 감촉되어 안으로부터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또한 ‘時行之氣’가 있으니, 예컨대 봄에 따뜻해야하는데 거꾸로 서늘하거나, 여름에 더워야하는데 춥다거나, 가을에 서늘해야하는데 덥다거나, 겨울에 추워야하는데 따듯한 것이다. 이는 때에 맞지 않게 천기가 이른 것이므로 한 해 동안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서로 비슷한 병증이 나타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이라고 해설했다.

  저자는 마지막 단락에서 “時行病을 통틀어 말하자면 곧 모두가 상한이다. 新醫에서 말하는 급성폐렴, 유행성감모, 유행성뇌염, 장티프스(腸窒扶斯) 등 전염병도 또한 상한의 부류에 속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다시 말해 급성전염병이나 유행성질환, 심상감모 등을 모두 총체적으로 상한병으로 귀결하여 해석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책의 본문은 모두 한문투이거나 의경의 원문에 한글로 된 현토를 덧붙인 정도인데, 그가 전통방식에 따라 의학경전을 학습하였기에 항상 경전의 원문을 토대로 두고 여기에 임상적인 해석이나 자신의 경험을 덧보태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그는 학도들에게『의학입문』을 읽고 그 다음에 『내경』을 읽으라고 권유했으며, 임상치법을 연구하려면 『석실비록』, 이론을 개발하려면 『의림개착』을 주목하라고 권하였다고 전한다.(이상 김장헌의 생애에 대해서는 김남일, 『근현대한의학인물실록』(2011)을 참조.)

  전호에 저자가 젊어서 공부하던 중에 열병에 걸려 사경을 해맬 때, 스승이었던 이희환이 음극사양증으로 진단하고 인삼, 부자를 다량으로 처방한 大熱약, 단 1첩으로 말끔하게 치료해 주었던 사례를 소개하였다. 여러 상한병론 가운데 初診傷寒法의  ‘陰陽證에 대하여’란 제목으로 수록된 글 속에서 관련 문구를 끄집어내어 살펴보기로 한다.

  해당 조문에는 “陰症은 厥冷, 吐利, 不渴, 靜踡, 심하면 蛔痛, 鄭聲, 欲坐井地, 然而寒極애 忽然히 火熱이 外에 浮上하여 發躁 擾亂하니마치 陽症과 같다. 몸은 비록 煩燥하나 引衣自蓋하고 口雜燥渴이나 飮水不下된다. 맥은 沈細無力하니 이것이 陰極似陽이라.”고 기술하였다.

  양명경증에 있어서는 ‘外候肌肉, 內候胃’란 말이 부가되어 있는데, 기육과 위장증상을 안밖에서 살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未罷太陽과 已罷太陽의 辨法에 있어서, 첫째 만약 두통, 오한, 발열이 함께 보이면 태양증이 끝나지 않은 것이니 自汗脈緩에 계지탕, 項背强에 계지가갈근탕, 無汗脈浮에 마황탕을 쓰라했다. 둘째, 두통 없이 오한하고 단지 壯熱, 구갈, 作嘔, 津乾, 硬鞭하면 이미 태양증이 끝나고 양명경본증이니 마땅히 백호탕을 주라했다.

  한편 소양경증조에서는 실화와 허화의 변별에 주의를 기울이라 강조하였는데, 한열이 왕래하고 흉협이 苦滿하며 默默不欲食하고 心煩作嘔하는 것이 허화증이니 소시호탕을 쓰라했고 만일 한열왕래가 있되 심중이 痞鞭鬱鬱, 微煩, 嘔不止가 실화증이니 대시호탕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少陽三禁조에서 汗, 吐, 下 3법과  溫鍼을 써서는 안 될 소양경증을 나누어 기술해 놓았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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