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자가 바라본 한의학 강의…“학습 분량 덜고, 학생과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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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자가 바라본 한의학 강의…“학습 분량 덜고, 학생과 소통하라”
  • 승인 2023.06.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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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주)7일, 한의학 교수역량 향상을 위한 마이크로티칭 워크숍 개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학 강의를 진행하는 3인의 강사들이 교육학 전공자의 조언을 받는 워크숍이 열렸다. 이날 워크숍을 진행한 임철일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는 강사들에게 간결한 내용과 소통 등으로 학습자의 주의집중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은 지난 24일 ‘2023 TEAM Conference’의 사전 행사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황만기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김재효 원광대 한의과대학 교수, 심수보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 의무이사 등 한의계 교육자들과 임철일 서울대 미래교육혁신센터 소장이 참여한 가운데 ‘한의학 교수역량 향상을 위한 마이크로티칭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7일의 국내용 한의학 및 통합의학 플랫폼 ‘HAVEST’, 해외용 ‘QualTEAM’ 에서 강사진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 강사들을 초청한 것이다.

워크숍은 참가자들이 강의를 분석하고 더욱 효과적인 강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 활동, 본 활동, 사후 활동으로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본 활동에 해당하는 이번 워크숍 시간에는 임철일 소장이 효과적인 교수법에 대한 강의를 진행한 후, 한의계 교육자들의 강의를 분석해 피드백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임철일 교수는 “세 분이 미리 보내준 강의 자료를 분석해봤다. 3명 모두 학습내용을 전달하는 내용은 훌륭했다. 그러나 줌 수업 자료라는 특성상 학습자에게 질문을 하는 등의 소통이 어려웠던 것 같다”며 “그럼에도 학습자와 소통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수법의 핵심은 발표, 질문과 연습을 통한 학습참여, 그리고 피드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재효 원광한의대 경혈학 교수, 황만기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심수보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 의무이사의 강의내용과 이에 대한 피드백이 진행됐다.

김재효 교수는 구글클래스룸을 활용한 경혈학 수업을 소개했다. 학습에 필요한 이론적인 내용을 비롯해 수업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동영상강의로 준비해 구글 클래스룸에 올려놓고 학생들이 이를 모두 시청하게 한 뒤, 오프라인에서는 질문과 실습만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김 교수의 강의에 대해 임철일 교수는 “모든 교수와 강의자의 화두는 가르칠 양이 많기 때문에 이를 전부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휩싸인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가르칠 수는 없다. 오늘 워크숍의 큰 주제 중 하나 역시 이러한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라며 강의내용을 20분에 맞춰서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론 역시 단일한 이론 과목이라 생각하기 보다는 특정 지식 전달과 동시에 적절한 수준의 문제 활동 경험을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황만기 부회장은 한의사를 대상으로 전문 강의를 하거나 비한의대생인 서강대에서 한의학을 주제로 한 교양과목을 진행한다고 했다. 서강대 강의의 경우 다음학기부터 서강대 뿐 아니라 카톨릭계열 대학에도 공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의사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강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와 단일 코호트가 아닌 비한의대생을 가르칠 때 어떤 동기유발이 필요할지 고민된다”고 밝혔다.

임철일 교수는 “학생들의 주의집중과 인지부하를 막기 위해 양을 줄여야 한다. 슬라이드 자체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질문에 해당되는 슬라이드를 별도로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업을 시작한 지 20분이 지나면 다른 생각이 들기 때문에 20분 단위로 질문과 요약이 들어가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강대 강의는 교양과목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교양인으로서 사상의학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임 교수는 “주의집중을 유도하는 방향은 완벽하다. 특히, 다른 강사에 비해 화면에 본인의 얼굴영상을 크게 표기한 것이 좋다. 줌 수업이지만 강사의 얼굴 표정와 손동작 등이 보여서 실제 수업을 함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라고 했다. 실제 임 교수의 경우 본인의 상반신을 크로마키로 따서 화면에 집어넣는다고 했다.

심수보 공보의는 완도군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의학 강의를 주로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임철일 교수에게 사전에 제공한 강의자료가 지난해 7월에 진행했던 것이며, 이날 현장에서 소개한 강의자료는 올해 진행했던 강의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두 자료 사이의 발전 정도 등을 피드백 받고 싶다고 했다.

임철일 교수는 지난해 7월의 강의자료에 대해 “슬라이드 내에서 단계별 제시가 필요하다. 한 슬라이드 안에 하나의 내용만 가지고 단계별로 제시해야 하고, 이렇게 많은 내용을 담으면 집중을 방해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문제제기와 질문 슬라이드가 담겨있는 올해 강의자료에 대해서는 “이전 강의에 비해 자료구성이 좋다. 예전보다 내용이 간결해졌다. 그러나 학습자의 주의집중과 인지부하를 덜기 위해 섹터를 나누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슬라이드 내에서도 내용을 전부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빈칸을 만들어서 학습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심수보 공보의는 “대공한협에서 초보 임상의를 위한 강의를 만들고 있는데, 짧은 것에 익숙한 요즘 젊은이들을 위해 숏폼을 제작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임 교수는 “1분짜리 숏폼은 충분한 강의가 될 수 없다. 그러나 특정 강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바탕으로 1분짜리 숏폼영상을 만들어서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7일과 서울대학교 미래교육혁신센터는 이번 워크숍이 한의학 온라인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수역량 향상과정으로, 하베스트의 강사진을 대상으로 본 워크숍을 확대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향후 마이크로티칭 워크숍 참여에 대한 문의는 하베스트(https://pf.kakao.com/_ZxjAxcK) 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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