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원소들의 세상에서 인정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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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원소들의 세상에서 인정을 외치다
  • 승인 2023.06.23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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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엘리멘탈
감독 : 피터 손목소리 출연 : 레아 루이스, 마무두 아티
감독 : 피터 손
목소리 출연 : 레아 루이스, 마무두 아티

늘 그랬지만 유난히 요즘 뉴스를 보다보면 눈살 찌푸리기 일쑤다. 물론 진영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것을 서로 인정하기 보다는 내 편, 네 편하면서 서로 헐뜯다보니 정작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접점을 이루지 못해 모든 것이 제자리를 맴돌 뿐이다. 마치 물과 불처럼 섞이지 못한 채 일편향적인 시선으로만 정체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물과 불이 하나로 섞이며 완벽한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는 <엘리멘탈>이라는 애니메이션 한 편을 추천하고 싶다.

엘리멘트 시티에는 불, 물, 공기, 흙 4개의 원소들이 살고 있다. 어느 날, 부모님의 가게를 물려받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앰버(레아 루이스)는 우연히 배관사고로 가게에 들어온 웨이드(마무두 아티)와 만나게 된다.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는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마무두 아티)와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지금껏 믿어온 모든 것들이 흔들리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매 번 독특한 아이디어로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디즈니 픽사의 새로운 작품인 <엘리멘탈>은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원소를 캐릭터화하여 또 한 번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특히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 이민자로 살아가야 했던 한국계 미국인인 피터 손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 속에 녹여내고 있고, 한국계 애니메이터들도 많이 참여한 작품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는 우리 관객들과 쉽게 감정이입을 이루어내며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물과 불처럼 서로 어울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터부시 해오면서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우리는 다양한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고, 전 세계 사람들이 인종과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직도 이를 배척하고 혐오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면서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운데 <엘리멘탈>은 이렇게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모든 사람들이 차별과 혐오가 아닌 그들만의 능력을 발휘하여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너무나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물론 그로인해 스토리와 캐릭터가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머릿속 아이디어를 영상화하는 과정은 물론 멋진 배경과 물과 불, 구름, 흙을 어떻게 캐릭터화 했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큰 재미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디즈니 픽사 작품답게 웃음과 감동을 적절하게 섞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영화로, 우리 사회도 얼른 <엘리멘탈>처럼 모두가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되길 기원해 본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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