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상반기 한의계 어떤 일이…국토부 자보개악 시도 및 초음파 교육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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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상반기 한의계 어떤 일이…국토부 자보개악 시도 및 초음파 교육 열풍
  • 승인 2023.06.29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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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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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기획 상임이사에 한의사 임명…2024년도 수가 3.6% 인상

한의협-의협간 용어 논쟁…한의학학술대회, 수도권역 춘계대회 첫 도입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박숙현 기자] 올 상반기에는 국토부가 자보 개악을 통해 첩약 투여일 수를 줄여 환자의 진료권을 침해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지난해 말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은 무죄라는 대법원의 판결로 관련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또한 처음 있는 일도 있었다. 심평원 기획상임이사에 한의사가 임명되기도 했고 한의사 국가시험에 컴퓨터를 활용한 CBT가 도입됐다. 수가협상은 3.6%라는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토부 자보 개악 시도…회원은 분노, 협회장은 삭발 및 단식 투쟁

국토교통부가 자동차보험 환자의 첩약 투여일 수를 10일에서 5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의사 회원들은 당황했고 제때 대처하지 못한 한의사협회에 분노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홍주의 한의협회장은 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 하루 전인 지난 3월 25일 삭발을 했고, 대의원총회 당일인 26일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같은달 30일 열렸던 국토부 분심위 회의에서 첩약 투여일 수 및 급여 한약제제 우선 투약 등의 안건이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미리 예고됐었던 사태를 대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회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의원총회 당시 홍 회장은 “부족함과 미숙함, 나태함 모두 이 자리에서 사과드린다. 회원들의 권익을 사수하고 막아야하는 사명감이 있기에 삭발을 했고 오늘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이 상황을 목숨을 걸고 방어하도록 하겠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내가 쓰러지면 든든한 16개 시도지부장들이 있다. 이들과 반드시 지켜내겠다. 잘못했다”고 말했다.

한의협 산하 16개 시도시부는 3월 29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한의사 회원이 모인 가운데 ‘국토부의 자동차보험 개악 철폐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 회장도 삭발과 단식에 들어갔으며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 회장도 삭발투쟁에 동참했다.

홍주의 회장이 3월 30일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과의 면담에서 한의 자동차보험 첩약 1회 최대 처방일수 제한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한의자동차보험 처방일수와 관련하여 분노하고 있는 한의사 분들의 고충을 잘 이해했다”면서 “충분한 숙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4월 7일 열릴 예정이었던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 본회의는 취소됐고 한의협은 올해부터 시행된 경상환자 4주 진단서 발급 및 과실상계 제도 시행 이후 한의 의료기관의 자보 진료비 변화 추이를 파악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의사 국시 첫 CBT 시행…문제 풀이 시간 절약 및 사진 증가 장점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지난 1월 13일 제78회 한의사 국가시험을 개최한 가운데, 처음으로 시험을 컴퓨터시험(CBT) 방식으로 치렀다. 총 829명이 응시한 이번 시험은 기존 종이시험 기반의 전통적인 시험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맞게 데스크톱PC 기반의 방식으로 치러졌다. 국시원은 지난 2014년도 컴퓨터시험의 본격 추진을 위해 ‘컴퓨터화시험추진팀’을 설치한 이후 지난해 1월 의사 국가시험을 처음으로 CBT를 도입했다.

CBT시험에 대해 수험생들은 “OMR 표기를 할 필요가 없어 시간절약을 할 수 있었다”며 대체로 호평했다.

이은용 한의사국가시험위원장은 “컴퓨터 기반 시험으로 전환됨에 따라 사진자료를 5% 더 넣었다. 작년에 사진이 12.9%가량이었다면 올해는 17.4%로, 44개에서 59개까지 늘렸다”며 “올해는 CBT가 처음이라 종이문제형식을 컴퓨터로 옮긴 수준이다. 향후 2~3년 동안 동영상 문제를 개발해서 출제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경희대‧상지대 평가인증 부진…설문조사 미이행 및 교원 결원 원인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은 지난 1월 3일 지난해 진행되었던 한의학교육평가인증 결과를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경희대는 KAS2022 평가인증에서 ‘조건부인증(2년)’을 받았으며, 상지대는 기존 인증을 취소당하고 ‘한시적인증유지’ 판정을 받아 올해 재평가 받게 되었다.

한평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한의학교육평가인증 분류에 따르면 유형에 따라 ▲인증(6년 인증, 4년 인증) ▲조건부인증(2년) ▲한시적 인증(1년 이내) ▲인증불가 등 4가지로 나뉜다. 그러나 조건부인증은 교육프로그램에 일부 개선이 필요하며, 한시적 인증을 1회 받게 될 경우 1년 이내에 재평가를 받아야 하고, 재평가에서도 다시 한시적 인증을 받을 경우 ‘인증불가’ 판정에 따라 최대 폐과까지 가능하다.

경희대가 지난해 한의학교육평가인증에서 조건부 인증을 받은 이유는 학교구성원의 의견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수행하지 않는 등 필수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상지대는 대학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임금이 조정되면서 교수인원이 5명 결원되어 한시적 인증판정을 받게 되었다. 규정상 한시적 인증 2회를 받을 경우 폐과까지 가능하지만, 상지대측은 “대학본부의 의지가 확고해 올해 교원충원에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학학술대회, 임상 실습 위주 수도권역 춘계 대회 첫 도입

한의학회는 지난 4월 23일 한의사협회관에서 ‘생애주기별 한의학(어깨편)’을 주제로 2023전국한의학학술대회 수도권역 춘계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초음파 기기 활용을 중심으로 강의를 구성하면서 현장에서는 임상에서 활용할 만한 어깨부위 질환의 진단과 치료법 강의가 이뤄지는 동시에 조별 초음파 실습을 진행했다.한의학회는 지난해 10월 30일 영남권역에서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학술대회를 개최했으나 이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80%수준에 그쳤고, 이어 열린 지난해 개최한 수도권역 대회 장소를 축소하며 라이브 시연과 실습 위주로 진행했다. 이후 학회에서는 임상 실습 등을 더욱 강조하며 오프라인 학술대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따라 올해 학술대회는 코로나19 이전처럼 대면으로 4개 권역을 개최하되, 영남권역을 제외하고 수도권역에서 춘계와 추계 두 차례에 걸쳐 운영하기로 했다. 춘계 학술대회는 규모를 줄여 한의협 회관에서 사전예약자에 한해 진행했으며, 라이브 시연과 실습으로 현장감을 강조했다.

■한의 임상가 최대 관심은 ‘초음파’…초음파연구회 창립 및 실습 강의 봇물

올해 상반기 한의계 임상가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비롯한 의료기기 활용이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의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합법 판결이 나온 이후, 임상가에서는 초음파 진단기기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고, 각종 지부와 학회 보수교육으로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임상에서 초음파 연구를 진행해온 미국진단초음파협회(ARDMS)의 초음파진단자격을 지닌 한의사들의 모임인 ‘한의초음파연구회’가 창립되기도 했다. 연구회는 지난 2월 26일 코엑스 컨퍼런스룸 402호에서 ‘어깨관절의 초음파’를 주제로 창립 기념 보수교육을 개최하며 향후 초음파 관련 한의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연구결과를 출판을 지원하며, 최신지견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한의학회는 회원들의 초음파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지난 4월 23일 개최한 수도권역 춘계 학술대회를 어깨관절 초음파 라이브 시연 및 조별 실습 위주로 구성했다. 사전신청으로 진행된 특별세션에서는 15명의 한의영상학회 초음파 교육위원이 참여해 4인 1조로 7팀을 한 세션으로 8번의 세션이 진행됐고, 총 200여명의 한의사 회원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회 대의원총회 의장단 선출...박인규 의장 3번째 연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대면으로 열린 한의사협회 중앙대의원총회에서 새로운 의장단에 ▲박인규 의장 ▲박승찬 부의장 ▲이종안 부의장(서울 은평구)이 선출되어 오는 2025년까지 활동하게 되었다. 박인규 의장은 3번째 연임을 이어나갔다. 투표 과정에서 기기 오작동으로 투표방식을 수기로 급하게 전환되는 사고도 있었다. 이에 투표는 각 대의원들의 명패를 확인한 뒤 투표용지를 배부하고, 의장 후보와 선거관리위원들이 이를 확인한 뒤, 기표소에서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로 인해 투표가 약 한 시간 지연됐다.

 

■2024년도 수가 3.6% 인상

2024년 수가협상에서 한의협이 3.6%의 인상률을 보였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협상결과 2024년도 평균인상률 1.98%(추가 소요재정 1조 1975억 원), 한의 3.6%, 병원 1.9%, 치과 3.2%, 조산원 4.5%, 보건기관 2.7%로, 5개 유형은 타결됐고 의원, 약국 유형은 결렬됐다.

한의협은 수가협상 과정에서 “한의진료 특성상 직접 침을 놓고 대면진료를 해야하는 부분이 많은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면이 어려워지면서 실질적인 수진자가 감소했다. 또한 급여항목도 추나의 경우 본인부담률이 50% 가량으로 높은 수준이라 실질적으로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에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1987년부터 침, 뜸, 부항 등 한의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실시된 이후 보장성 강화 정책에서 한의는 항상 우선 순위에서 배제되어 왔다”고 지적하며, “보장성 미흡은 환자의 접근성을 막는 방해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지금이라도 국민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의료 선택권 보장을 위해 한의 보장성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평원 최초 한의사 기획 상임이사 임명

심평원이 기획상임이사에 한의사인 오수석 전 한의학정책연구원장을 임명했다. 한의사로서는 처음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4월 6일 기획상임이사에 오수석(전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원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임명되는 오수석 신임 기획상임이사는 1965년생으로 동국대(한의학)와 동국대 대학원(한의학박사)을 졸업했다.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과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신임 기획상임이사의 임기는 2023년 4월 6일부터 2025년 4월 5일까지 2년이며, 원주 본원에서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 한의대 정원축소 주장…‘한방사’ ‘양방사’ 용어 戰

한의사협회와 의사협회가 ‘한방사’, ‘양방사’ 등의 용어를 섞어가며 성명전을 벌였다.

정부가 필수의료인력 부족 사태로 의대 정원을 확대하려는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한의협이 양의사 위주로 짜인 편향된 의료체계에 그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의사·한의가 포함된 협의체에서 국가의 의료인력 수급 체계를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는 성명을 5월 25일 발표했다.

그러자 양의사협회 산하 한방특별대책위원회가 6월 1일 자신들을 ‘양의사' '양방'으로 표기했다며 한의사를 ‘한방사’라는 표기를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의협은 ‘양방’, ‘양의사’는 의료법에 없는 단어이며 일부 집단에서 의료를 폄훼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의사협회 브랜드특별위원회는 6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방, 양의사라는 표현은 양복 등의 용어와 같이 국어사전에 명기돼 있으며, 법원 판결문에도 사용되는 올바른 용어”라며 “양의사들은 부와 독점적인 의료권력을 누리면서 수시로 진료파업 등을 빌미로 국민과 정부를 협박하고 있으며,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의 엄중한 시기에도 총파업과 함께 양방의대생 국시 거부 등을 통해 정부와 국민에 대한 협박을 서슴없이 자행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의대 정원을 확대하고 한의대 정원을 줄여 1차 의료분야에 한의사들을 활용해야 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한의협은 “충분한 교육을 받고 의료인 면허를 부여받았음에도 각종 법적·제도적 제한으로 인해 필수 및 1차 의료분야에서 배제되고 있는 한의사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의사들의 참여를 수용할 수 없다면 한의대 정원을 줄여 양방 의대 정원 확대에 활용하자는 고육책까지 우리는 이미 제안한 바 있다”며 “양방의대 정원을 어쩔 수 없이 늘려야 한다면 그만큼 한의대 정원을 줄여 전체 대학정원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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