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요가 40탄, 요가에도 음양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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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요가 40탄, 요가에도 음양이 존재한다
  • 승인 2023.06.23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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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휘

김서휘

mjmedi@mjmedi.com


김서휘
명가한의원장

현대 요가 중의 하나인 인요가(Yin Yoga)는 폴 그릴리(Paul Grilley)가 1900년대 후반에 창시한 요가이다. 오늘은 그의 저자 『인요가』를 인용하여 인요가에 대해 소개해볼 것이다.

 

근육은 양, 결합조직은 인(Yin, 한의학의 음(陰)과 동일)

요가는 인체의 어떤 조직에 자극을 줄 것인지에 따라 인요가와 양요가로 나눌 수 있다. 근육 단련과 혈액의 흐름을 촉진하는 수련법은 양요가이고, 결합조직을 자극하는 수련법은 인요가이다.

요가 자세를 취할 때, 근육과 관절의 결합조직은 함께 당겨지면서 스트레칭이 된다. 이 둘을 서로 비교하자면 결합조직은 근육에 비해 뻣뻣하고 탄력이 적어 인이고, 근육은 부드럽고 탄력이 좋아 양이다,

두 조직의 탄력성이 다르다는 것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칠면조를 자른다고 상상해보자. 칠면조 다리의 부드러운 고기는 근육이고, 뚝 끊어서 부러뜨려야 하는 관절 부위의 딱딱한 연골은 결합조직이다.

사실 근육과 결합조직의 경계를 정확히 가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근육의 탄력성은 오로지 근육만 있어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근육을 싸매고 있는 결합조직 안에 수분과 단백질 성분이 더해져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근육과 뼈를 이어주는 건, 그리고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도 결합조직에 의해 각자의 성질에 맞는 탄력성을 가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근육과 건을 함께 묶어서 ‘근육’이라 부르고, 인대와 파시아(fascia, 근막)를 묶어서 ‘결합조직’이라고 칭할 것이다.

 

근육을 단련하는 양요가

조깅, 수영, 웨이트 리프팅 같은 양적인 운동법의 특징은 반복적인 움직임에 있다. 일정한 리듬에 따라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계속 반복하는 것은 근육 훈련에 매우 효과적이다. 인기가 많은 아쉬탕가-빈야사나 파워 요가 스타일도 모두 반복과 리듬을 가진 양의 운동법에 속한다.

근육은 수분이 가득한 튜브 다발이다. 격렬한 운동 중에는 근육 내 수분의 함량이 90%까지 증가한다. 근육 내 수분의 함량에 따라 근육의 탄력성도 크게 달라지는데, 이는 스펀지와 매우 흡사하다. 물을 많이 머금은 스펀지는 쉽게 늘리고 비틀 수 있지만, 바짝 마른 스펀지는 늘리다 찢어질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대부분 요가를 할 때는 서거나 뒤집는 자세를 통해 혈액이 근육으로 많이 몰리게 하여 탄력성을 증가시킨다.

근육 운동은 뼈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근육들이 뼈를 힘차게 잡아당길 때, 뼈는 더 두꺼워지고 강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의사들은 골다공증의 예방책으로 부드러운 운동보다는 힘찬 운동을 처방한다.

 

결합조직을 단련하는 인요가

인요가는 결합조직을 부드럽게 당겨 유지하는 방법이다. 육체적 건강만큼이나 정신적 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데, 긴장 없는 가벼운 느낌은 튼튼한 근육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관절의 유연함에서 온다.

우리는 주변에서 건장한 성인 중에도 허리와 다리 관절의 문제로 불편함과 육체적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운동 선수들은 대부분 근육의 문제가 아니라 관절의 문제로 은퇴한다. 발목, 허리, 무릎 관절 등의 문제는 운동 선수만큼이나 노인들에게도 흔한 문제이다. 인요가는 관절을 이루고 있는 결합조직을 부드럽게 스트레칭하여 관절의 건강을 도모하는 방법이다.

관절을 유연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절 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관절 운동을 근육 운동과 같은 방법으로 해서는 안된다. 관절은 인의 방법으로 운동해야 한다.

인요가 자세를 몇 분 동안 유지하고 나서 빠져나온 직후에는 관절이 약하고 헐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느낌은 1~2분 후에는 사라진다. 인요가 수련의 장기적 효과는 유연하고 강한 관절을 만드는 것이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이유

촘촘한 밀도로 이루어진 결합조직은 근육과는 달리 리듬과 반복성 있는 자극에는 저항을 하지만, 적당한 자극을 3~5분 정도 유지하면 서서히 자극을 가할 때는 변화를 보인다.

앞에서 언급했던 스펀지의 예를 다시 생각해보자. 이번에는 스펀지가 물에 완전히 젖어 있다고 가정하되, 물 대신 버터가 들어있다고 상상해보자. 버터가 딱딱하게 굳어 있을 때는 스펀지가 뻣뻣하고 딱딱하겠지만, 버터가 녹았을 때는 유연하게 당겨지고 접힐 것이다. 이렇게 뻣뻣한 상태에서 유연한 상태로 변하는 것을 ‘상변화’라고 한다.

결합조직에 가하는 자극을 몇 분 동안 가만히 유지하면, 그 자극이 체내 수분의 상태를 바꾸고 조직을 신축성을 높여준다. 이럴 때는 몸의 긴장이 풀어지며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수분의 상변화는 기의 흐름에도 작용하는데, 원활한 기의 움직임은 마음을 편안히 할 뿐 아니라 치유력도 높인다.

요가를 처음하는 사람들도 자세를 하는 동안 상변화들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변화가 꼭 깊은 층에서 일어나는 것만은 아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자세 안으로 꼭 깊게 들어가지 않더라도 에너지(기)가 풀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러한 장기적인 수련은 결합조직의 섬유질을 증가시키고 재배열하면서 관절의 가동 범위를 증가시킬 것이다.

 

*참고자료

『인요가(Yin Yoga』-폴 그릴리(2020), 출판 판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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