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20] 麻疹濟生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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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20] 麻疹濟生方
  • 승인 2004.10.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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麻疹에 대한 마지막 보고서

일제 강점기인 소화 8년(1933년)에 발행되었으니 전통방식의 마진치료 전문서로서는 거의 하한연대에 해당하는 책이다. 저자인 朴度億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이 책의 발행처가 慶南 河東郡 玉宗面 靑龍里 萬和堂藥房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시골 지역에서 활동하던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담아 自家 출판한 책으로 보인다.

서문을 쓴 澹山病夫 河宇植은 아마도 가까운 지역에서 저자의 활동을 잘 지켜보았을 것으로 생각되며, 저자 박도억은 10년 동안 의학을 연마하여 이 책을 엮었다고 밝히고 있다. 서문에서 이 책의 특징을 설명하는 가운데 당시 두창과 마진 치료의 현실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다. 이를 살펴보면, 두창 치료방은 예부터 전문적인 서적이 있었고 아울러 근세 서양의학의 우두종법이 있지만 유독 마진을 치료하는 방법은 두창치료에 덧붙여 말하거나 여러 분과에 섞여 나올 뿐 전문가나 전문서적이 한권도 보이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정확한 견해는 아니나 당시 여전히 홍역이 만연했으며 전문서가 빈약했음을 말해준다.

목활자로 인출한 이 책은 전통방식을 사용하여 실끈으로 묶어 제본하였으며, 2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를 41개 항목으로 세분하여 기술하고 있는데 1권에는 疹原, 疹名義, 疹與傷寒辨, 疹症, 疹脈, 疹期, 疹逆順 등 25항목에 걸쳐 마진의 유래, 감별진단, 증상, 예후, 금기, 치법,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나누어 설명해 놓았다. 뒤이어 疹涕로부터 煩渴, 咳嗽, 喘急, 구토, 설사, 吐瀉幷發 등의 병발증상과 치법, 처방이 열거되어 있다. 또 2권에서는 이질, 뉵혈, 구창, 인후통 등으로부터 疹後癰疽, 疹再熱, 疹後諸症, 孕婦出疹까지 여러 수반증상과 처치법이 들어있고 맨 마지막 부분에는 補遺, 古今治驗, 瘙疹, 蓋頭疹(목록에선 누락)에 대한 내용이 덧붙여있다.

대부분의 내용은 景岳全書, 壽世保元, 萬病回春, 醫宗金鑑, 證治準繩 등 전통적인 참고문헌들을 인용하고 있지만 의외로 새로운 경험의안들이 대폭 수용되어 있는데, 萬氏, 驗方, 韓氏, 類案, 孟氏, 醫案, 六科, 辨症, 醫宗, 指南, 夢수, 備急, 直訣, 王氏, 沈氏, 葉氏, 楊氏 등의 약호로 기재되어 있다. 오히려 기존에 많이 쓰이던 의학입문, 동의보감, 단계심법과 같은 책들은 겨우 한두 군데서 인용되었을 뿐이다.

歷代治驗에 보면 여러 소아과 명의들의 治病案이 소개되어 있는데, 孫文垣, 錢乙, 呂東莊, 馮楚瞻, 高士宗, 萬密齋 등이다. 이중 몇몇을 제외하고는 다소 생소한 인물들인데, 孫文垣은 명대 말엽에 활약한 의가 孫一奎(1522~1619)로 『赤水玄珠』, 『醫旨緖餘』, 『痘疹心印』, 『孫文垣醫案』 등의 저작이 전한다. 呂東莊은 역시 명말청초에 활약한 인물로 본명은 呂留良(1629~1683)이며, 『東莊醫案』을 지었다. 馮楚瞻은 청대 소아과의사로 명성이 높았던 馮兆張을 말하며 『馮氏錦囊秘錄(1694年刊)』을 남겼다. 高士宗은 청대 의학자로 내경을 주해한 『소문직해』를 지어 내경주석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만년에 제자와 講論한 『醫學眞傳(1699년)』을 냈다. 萬密齋는 명대 의가인 萬全을 지칭하는데, 조상 대대로 소아과 명의로 이름이 높았다. 그는 『幼科發揮』, 『廣嗣紀要』, 『痘疹世醫心法』 등 저술을 지었으며, 특히 소아 痘疹치료에 경험이 많았다.

내용 중에는 흥미 있는 제약법도 들어있는데, 疹豫防에 실려 있는 製人中黃法이 그것이다. 굵은 감초를 구하여 생대[新竹] 한마디 안에 집어넣고 구멍을 잘 막은 다음, 똥항아리[屎缸] 가운데 담가두고 49일이 지난 다음에 꺼내어 속에 들어있는 감초를 볕에 잘 말려 사용한다고 하였다. 이밖에도 疹熱을 삭이기 위해 三黃과 山梔仁, 苦蔘, 荊芥穗, 連翹, 山豆根과 같은 약들을 사용하였다. 또 孕婦出疹에서는 疹熱로 인한 咳喘症에 열이 극심하여 子母를 모두 구하기 어려울 때 下胎하여 解消하는 법과 이에 대한 반박을 함께 소개해 놓았다.

아울러 自驗이라고 밝힌 저자의 경험록에서는 마진의 대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黃連犀角湯을 통용방으로 수록해 놓았다. 저자 자신이 지은 발문을 보면 그의 질병관과 치료원칙이 확연히 드러난다. “傷寒之全法, 雜病之複方, 痘瘡之變幻, 百出其於對症施治…”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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