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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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할까?
  • 승인 2020.01.1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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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

정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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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암은성한의원 원장이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암한방의료봉사단 위원장이며, 서울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이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도서비평┃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그 나라에 대해 호기심이 생긴다. 방문하는 나라의 역사, 정치, 경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우리랑 비교하게 된다. 우리보다 땅덩어리가 작은 네덜란드는 왜 잘사는 것일까? 그리고 베트남과 같이 따뜻하여 작물이 잘 자라는 나라는 왜 우리보다 경제력이 약할까? 백인들은 어째서 강대국을 만들었을까?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김영사 출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김영사 출판

같은 지구인데도 이 세계는 불균형으로 가득하다. 남한과 북한, 북미와 중남미, 유럽과 아시아, 열대 국가와 온대 국가 등.......『나와 세계』의 저자는 이러한 인간사회의 격차에 관한 문제를 탐구하였다. 저자는 『총균쇠』, 『어제까지의 세계』 등의 저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인류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이다.

저자는 불균형의 원인을 지리적 환경과 제도의 차이 그리고 역사 등에서 찾았다. 지리적인 면에서 먼저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온대 국가와 열대 국가이다. 저자의 의견에 따르면 열대 국가의 농업 생산성이 낮다. 빙하기의 영향으로 온대지역의 토양이 훨씬 더 기름지다고 한다. 그에 반면 열대지역에서는 사계절 내내 괴롭히는 해충의 종류가 많아서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또한, 기생충, 세균 등도 겨울철에 죽지 않으므로 열대 국가의 평균 수명은 더 떨어져 생산성은 낮아진다.

이 밖에 저자는 육지로 둘러싸인 입지 조건, 천연자원 등을 불균형의 원인으로 보았다. 천연자원이 전 지역에 걸쳐서 생산되는 것이 아니므로 분리 독립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고, 한 집단이 독점하여 부정과 부패가 생겨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제도적인 면에서 부패가 없고, 개인 재산권을 보호하고, 법치가 이루어지고, 정부의 효율성이 높은 것을 부유한 나라의 조건으로 보았다. 이러한 제도의 근원은 역사적으로 농업에서 기원한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약 13000년 전 농사를 시작하였다. 잉여 식량을 관료 집단, 상인, 학생과 교수 등을 위해 사용하면서 중앙 정부가 존재하는 국가로 발전하였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중동과 동아시아와 유럽 등 농업을 먼저 시작하였던 나라에서 역사적으로 부유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유럽인들이 500여 년 전부터 세계 전역으로 이주하였다. 중남미와 같은 열대지역으로 간 유럽인들은 지역민을 착취하여 존재하였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인구 밀도가 낮았던 북미로 간 유럽인들은 먹고 살기 위해 직접 일하였고, 대가를 정확하게 보상받는 비착취적인 국가를 세웠기에 지금과 같이 차이가 난다고 한다.

유럽에는 중국과는 달리 여러 국가가 분열하여 존재하였기에 다양성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를 탐험하였기에 지금처럼 백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반면에 중국은 중앙집권적 국가이었기에 정화의 원정을 마지막으로 황제의 명령으로 탐험을 종료하였고, 동아시아인들은 지금까지 한곳에서 정착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유연하고 다양성 있는 사고방식을 발전하는 국가의 조건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지구상의 불평등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왜 해결해야 할까?

저자는 현재의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와 전쟁의 원인을 불평등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부유한 국가에서 사는 국민들은 언제나 테러와 전쟁의 위협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해외 원조 프로그램을 늘리고, 공중 보건 프로그램에 많이 투자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역사적이고 인류학적인 식견에 감탄하였다. 그리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해결방식에 있어서 원조 프로그램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미래 지구상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언어적인 능력만 된다면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해외 노동자들을 받아들여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생각과 종교 그리고 국적이 다르다고 해서 차별해서는 안 되고 존중해야 한다.

 

정유옹 / 사암한방의료봉사단, 한국전통의학사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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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암은성한의원 원장이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암한방의료봉사단 위원장이며, 서울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이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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