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14] 黃帝內經素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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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14] 黃帝內經素問
  • 승인 2004.08.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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類聚시대의 의학개론

동양의학에서 불멸의 경전으로 떠받드는 「黃帝內經」은 당나라 王氷이 고래로 내려온 經文을 정리하고 주석과 編次를 정하여 81편으로 다시 꾸민 것이 주로 사용되어 왔다.
이 책은 대략 삼국시대 초에 이미 한반도에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기록상으로는 삼국사기 권 39, 雜志 제8 新羅 孝昭王元年(692)에 처음 등장하는데, “初置敎授學生, 以本草經, 甲乙經, 素問經, 針經, 脈經, 明堂經, 難經爲之止. 博士二人.”이라고 하였다. 이로 보아 중국식 의학교육이 도입될 초기부터 素問이 교과서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仁宗 14년(1136) 高麗史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醫業式에 첫날 素問 8조와 甲乙經 2조를 貼經하여 시험하고 이튿날 본초경 7조와 명당경 3조를 시험하는데, 2일간 날마다 10조문씩을 시험보아 7조문 이상을 통과해야 했다.

이것으로 보아 당시 의과고시 제도와 고시과목이 정례화 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소문을 비롯한 의경류가 이미 신라와 고려에 걸쳐 의학의 기본서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 특기할 점은 이에 앞서 고려 宣宗 9년(1092)에 송의 요청에 의해 북송에 보낸 고려 소장의 『針經』이 王氷에 의해 『黃帝內經靈樞』가 되었다는 점이다.

한편 조선에 들어서는 太宗 12년(1412) 忠州史庫에서 새로 새겨 찍은 『황제내경』을 꺼내 바쳤다는 기록이 보이고 세종실록에는 醫學取才에 사용한 『素問括』이라는 서명이 나타난다. 세조 7년에는 의학취재에 黃帝素問을 考講하라는 禮曹의 傳敎가 내려졌으며 영조대의 續大典에도 素問이 고강서로 올라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황제내경소문』이 우리 의학에서 1300여년 이상 교과서로 쓰여 졌음이 분명하며, 여러 가지 다양한 판본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조선 후기의 목판본 이외에는 변변히 내놓을 만한 판본이 갖추어져 있지 못하다.

현재 간혹 볼 수 있는 것은 대개 『新刊補註釋文黃帝內經素問』으로 허준 시대에 정리한 판본(1615년 內醫院刻本)을 후대에 여러 차례 찍은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에 소개한 바 있다. (69회/三國史에 전하는 한의학의 바이블/ 2001. 5. 14일자)

이에 비해 일본에는 12권 8책의 乙亥活字印本과 12권 6책의 성종대에 찍은 목판본이 수장되어 있다고 한다. 서명으로야 서로 비슷비슷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실물을 대조하기 전에는 알기 어렵다.

다만 을해자라면 세조가 즉위 원년에 安平大君의 서체로 만든 구리활자를 녹여서 만든 姜希顔 글씨체의 활자로 『醫方類聚』를 인출한 활자이다. 『의방유취』를 보면 引用諸書 첫 머리에 『황제내경소문』이 맨 앞에 등장한다.

근래 필자가 살펴본 을해자본 『황제내경소문』은 제목이 補註釋文黃帝內經素問 혹은 新刊補註釋文黃帝內經素問으로 되어 있다. 調經論篇第六十二로부터 標本病傳論篇第六十五까지 4편이 9권으로 묶여져 있는데 缺本 1책이라 더 이상의 사항을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앞서 말한 일본 소장 12권 8책 본과 동일 판본이 아닐까 추정된다. 또 목록에는 을해자로 인출한 『신간황제내경영추집주(13권 3책)』가 역시 일본에 소장되어 있다고 하니 비슷한 시기에 간행된 『황제내경』 조선판본으로 여겨진다.

새로 찾아낸 조선판 『황제내경소문』은 唐 王氷 注釋에 北宋의 林億, 高保衡, 孫奇 등이 校正醫書局에서 새로 교정(新校正)한 책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주석본이다.
조선판에는 여기에 간혹 어려운 글자를 만날 때마다 글자를 음각(白文)으로 표시하고 注文에 音釋이 가해져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특히 『의방유취』의 편찬진이 교정의서국에서 펴낸 판본을 대본으로 간행한 것이어서 매우 정밀하고 미려하며 당시 의학수준을 잘 비춰주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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