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정보] 강병수 교수의 본초이야기11 - 산석류와 감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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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정보] 강병수 교수의 본초이야기11 - 산석류와 감석류
  • 승인 2004.07.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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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석류는 殼을 약용으로 쓰고 감석류는 肉을 식용으로 쓴다
감석류 열매 치료제 선전에 문제 있다

과일시장이나 백화점 과일코너에는 이란산 감석류가 탐스럽게 진열되어 있고 제약계에서는 갱년기에 석류요법이라고 하여 가시오가피, 당귀 등을 섞어 판매하는 일이 있다.
그런데 이 식물은 인도, 페르샤가 원산지로 아열대지방에 널리 재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중국을 통해 전래된 것으로 중부와 남부지방에 정원이나 밭가에 널리 재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식물은 분류학적으로 석류나무과 또는 안석(安石)나무과라고도 한다. 옛날에는 중국에서 안석류라고도 하였는데 안석(安石)이란 한대(漢代 BC 114년경)에 장건(張騫)이란 외교관이 서역(서아시아 실크로드 지역)에 있는 도림(塗林)과 안석국(安石國)에 갔다가 석류 종자를 얻어가지고 돌아와 재식하여 중국석류의 원조가 되었다.

석류(石榴)에 석(石)이란 뜻은 붉은 과실이 머리숙인 모양이 쓸모없는 덩어리(贅瘤)란 뜻이며 류(榴)란 음운(音韻)상 유(留)와 같은 뜻으로 약의 성질이 기혈(氣血)을 유체(留滯)케하여 흉격(胸膈)에 잘 내려가지 않고 더디게하여 담(痰)을 생기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뜻이다.

식물학적으로 1종으로 되어있으나 중국고문헌에는 황색, 홍색, 백색 세종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명대(明代)의 의학입문(醫學入門)에는 맛이 다른 두 종류가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즉 산미(酸味)가 나는 산석류(酸石榴)와 감미(甘味)가 나는 감석류(甘石榴)가 그것이다. 산석류는 약용으로 그 각(殼)을 쓰고 감석류는 속씨에 붙어 있는 육(肉)을 식용(과일)으로 쓴다고 하였다.

10여 년 전 필자가 현재의 대학에 부임하여 시청각 자료가 없어 경주 근교 약용식물을 찾아 다니다가 경주세무서 옆 어느 가정집 마당에 탐스럽게 열려있는 석류나무를 발견하고 염치 불구하고 들어가 사진을 몇장 찍은 일이 있는데 그때 주인이 따서 준 석류의 맛은 시고 떫은맛이 아닌, 달고 싱그러운 감석류(甘石榴)였다. 그 후 여러 가정집에서 감석류를 발견하고 경주지역에 감석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년 전 중국의 약재시장을 답사하면서 서안(西安)에 있는 병마용(兵馬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한여름 더위에 갈증을 못 이겨 이곳에서 판매하는 감석류와 네모난 복숭아를 먹으면서 우리나라에 전래된 지는 1400여년이나 되는데 경주에서는 이것을 맛좋은 과수로 왜 발전시키지 못했는가? 열매는 물론 꽃도 아름다운 석류는 음료수나 과일주 또는 과자를 만드는 등 산업화 할 수 있는데 이런 보물을 갖고도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줄 모르는 우리의 현실이 퍽 안타깝다.

한방에서는 산석류를 과실이 익어서 벌어졌을 때 그 안에 있는 종자를 제거하고 내막(內膜)을 벗겨낸 다음 겉껍질을 말려 설사나 이질, 치질출혈이나 자궁출혈, 여자의 냉 대하 또는 남자의 정액이 쉽게 배설 되는 것을 억제하는데 다른약과 배합하여 쓰거나 단방으로 이용한다. 특히 약간의 독성이 있어 회충, 요충 구제약으로도 쓴다.

꽃은 지혈(止血)작용이 있어 코피가 나거나 토혈 또는 생리출혈과다에, 근피(根皮)는 요충, 회충구제약으로 쓰고 그 외에 오래된 설사, 이질, 대하에도 이용한다. 이 식물은 수렴작용과 약간의 독성이 있어 변비나 위산과다, 소화불량에는 쓰지 않는다. 특히 장기 또는 과량 복용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감석류의 종인에 붙어 있는 육은 맛이 달고 피로를 풀어주는 신선한 과일이지만 갱년기 여성의 질병을 치료한다는 근거는 아직까지 찾아 볼 수 없다.

그런데 요즘 제약계에서는 이란산 감석류 종자에 1kg당 17mg의 에스트로겐이 들어있다고 하여 갱년기 치료제로 새롭게 임상가에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동물실험에서 자궁중량이 증가하였다는 결론 밖에 없다. 적어도 약으로 이용하려면 이 식물성호르몬이 체내에서 인식하는 수용체가 있어서 특정세포를 찾아내 반응하는 기전을 밝혀내고 따라서 갱년기 증후군을 개선하는 임상 실험결과가 나와야한다. 특히 다른 갱년기 치료약에 비하여 월등히 좋다는 객관적 근거없이 홈쇼핑을 통하여 선전하는 것은 국민 보건을 위하여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약학적 의미에서 종자 자인(子仁)에서 추출한 에스트로겐을 약으로 이용할 수는 있겠지만, 석류열매원액을 추출하여 갱년기에 좋다는 한약재와 배합하여 갱년기 특효약으로 판매하는 것은 한의학적인 의미에서 석류에 대한 여러 가지 고증을 통하여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계속>

강 병 수
동국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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