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락 교수가 쓰는 주의해야 할 한약재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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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락 교수가 쓰는 주의해야 할 한약재들(6)
  • 승인 2004.04.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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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香은 베트남에서 나며 태워야만 향기가 난다

■ 沈香 ■

예로부터 한약중에는 甘草이고 香중에는 침향을 으뜸으로 여겼다. 침향은 약용이외에도 부처님과 하나님께 바치는 최고의 향이고, 왕족이나 최고갑부만이 사용하며, 三界의 靈氣를 모두 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침향은 理氣藥으로 辛苦微溫하며, 귀경은 脾胃腎經이며, 行氣止痛, 溫中止嘔, 納氣平喘하여 胸腹脹悶疼痛, 胃寒嘔吐애逆, 腎虛氣逆喘急에 사용한다.

대표적인 처방으로서는 蘇合香元(治一切氣疾, 及中氣, 上氣, 氣逆, 氣鬱)이 있고, 拱辰丹에는 사향 대용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유한양행에서 나온 柳韓骨接散에 사용된다.

지난번 서울 삼성동 무역센타에서 열린 세계한의학박람회에는 침향이 전시된 곳이 3곳 있었지만, 2곳은 유감스럽게도 정품이 아니었다.
따라서 침향의 역사를 살펴보고 진위감별법을 소개한다.

1. 법화경과 침향

妙法蓮華經(法華經) 제19 法師功德品에 ‘법화경을 몸에 지니는 자는 지상에 있으면서도 天上에 있는 모든 향기를 맡는다’ 하고, 하늘나라 최고의 향으로 沈香과 桂心을 나란히 수록하였다.

2. 성경과 침향

성경에는 침향이 5차례 나오는데 일찍 예수께 밤에 나아왔던 니고데모도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백 근쯤 가지고 온지라(요한복음 19장 39절), 몰약과 침향과 계피를 뿌렸노라(잠언 7장 17절), 나도와 번홍화와 창포와 계수와 각종 유향목과 몰약과 침향과 모든 귀한 향품이요(아가 4장 14절), 왕의 모든 옷은 몰약과 침향과 육계의 향기가 있으며 상아궁에서 나오는 현악은 왕을 즐겁게 하도다(시편 45장 8절), 그 벌어짐이 골짜기 같고 강 가의 동산 같으며 여호와의 심으신 침향목들 같고 물 가의 백향목들 같도다(민수기 24장 6절)라 하였다.

이중 민수기의 것은 침향의 원산지가 인도 지방이므로, 테레빈나무(상수리나무로 번역되어 있음)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서 본다면 4곳중 3곳에서 桂心과 沈香이 함께 수록되었다.

3. 삼국시대의 침향

삼국사기에는 모두 10곳에 수록되었다. 신라의 정부조직은 법흥왕때 17관등으로 정비되었는데 성골, 진골다음에 6, 5, 4두품이었다. 3, 2, 1두품은 통일후 붕괴되었다.
그런데 진골, 6, 5, 4두품과 이들의 부인 그리고 백성 모두 침향 사용을 금한다고 하였으니 침향은 오로지 왕실에서만 사용하였음을 알 수가 있다.

4. 고려시대의 침향

고려사에는 모두 9곳에 수록되었는데, 공민왕때 5건이 수록되어 가장 많다.
문종 32년(1078년) 음력 7월에 문종이 중풍으로 고생하여 宋에 약을 보낼 것을 부탁하였고, 1년뒤 1079년 음력 7월에 약재 100여종이 송으로부터 도달하였는데 그때 온 물품목록으로는 첫번째가 瓊州(지금의 海南島) 沈香이므로 침향이 가장 귀한 약재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柳州(현재의 廣西省) 桂心이다. 현재 사용하는 계지는 1092년 陳承이 버드나무가지같은 것이라 하여 柳桂라 한 것이 처음이고, 그나마도 국가에서 인정한 것은 18세기에 와서 醫宗金鑒과 本草求眞이 처음이다.

1079년 송에서 온 한약재 목록에 계지나 계피, 육계 등은 없고 오로지 계심만 있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의종 17년(1163) 음력 7월 乙巳에 서덕영은 宋帝의 密旨로 金盒·銀盒에 沈香을 가득 담아 바쳤다.

이 당시는 송나라와 金나라 간에 전쟁이 일어나서 송나라가 고려를 우방국으로 만들기 위해 귀중한 선물을 자주 보내온 때였고 침향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5. 조선시대의 침향

조선실록(태조 1392년-철종 1863년)에는 모두 117회 수록되어있다.
처음 수록된 태종 4년(1404) 11월 1일에는 進賀使 李至·趙希閔이 明 황제가 준 列女傳과 藥材와 禮部의 咨文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沈香이 5斤이었다.

그리고 태종 6년 12월 22일에는 조선에서 銅佛을 보내준 사례로 약재 18종이 왔는데 그중에 침향이 있었고, 珊瑚사이에 茄藍香이 있고 그 위에 구슬이 밖힌 모자 1개도 왔다.

가남향은 本草綱目拾遺에 伽남香이라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침향중에서도 으뜸으로 침향나무 뿌리부근에 수지가 가장 많이 모여든 것이다.

고종 37년(1900년) 4월 20일(양력)에는 冷泉亭에 모신 英祖의 御眞(초상화)은 아래 위의 軸을 沈香木으로 하였다.
이로서 침향은 왕실이나 신들에 바치는 최고급품임을 알 수가 있다.

6. 매향

고려말과 조선초 혼란기에 서해안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갯펄을 중심으로 埋香이란 의식이 일어났다.
시인 서정주는 산문시집 질마재 신화에서 이를 소재로 했으며, 李益의 성호사설 12권 인사문 香徒에서 “참나무가 물에 들어가 천년을 지나면 향이 된다고 하였다.

옛 사람 들은 약으로 쓰기 위해 나무를 많이 베어서 물에 넣고 비석을 세워 증거를 남겼다” 고 하였다.
이들 지역은 왜구의 출몰이 잦았던 지역으로 중앙 권력이 미치지 않는 변방의 고려인들은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을 미륵에 의탁한 것이다.

埋香碑는 일제시대 때 강원도 고성군 삼일포에 사선정이란 정자가 있는 섬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계속 발견되어 북한에는 7곳이 있다.

남한에서는 서산 해미읍성, 전북 고창 선운사, 경남 사천시 곤양면 홍사리 등 10곳이 정도가 된다. 1999년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대통령 직속기구인 새천년준비위원회(위원장 이어령)가 매향나무를 찾아 나섰지만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7. 침향의 기원

침향의 기원을 한국의 생규에서는 침향나무 Aquilalia agallocha Roxburgh(팥꽃나무과 Thymelaceae)의 수지가 침착된 수간목으로 규정하고, 중국약전에서는 白木香 Aquilaria sinensis (Lour.) Gilg. 의 樹脂가 있는 목재로 규정한다. 북한약전에서는 이 2종을 모두 수록하고 있다. <표 1>

Aquilaria 속에는 전세계적으로 모두 15종이 있다. 이들은 열대·아열대우림기후에서 자라는 상록교목이다. 침향이 처음 수록된 곳은 명의별록이고 성상을 추정할 수 있는 언급은 唐本草에 꽃은 희며, 씨앗은 檳랑 크기만하고, 오디처럼 보랏빛나고 맵다(花白, 子似檳檳大, 如桑심紫色, 而味辛)하였는데, 이를 침향(A. a. R.)과 백목향(A. s. G.)을 비교하면 <표 2>와 같은데 원래 사용한 침향은 생규의 침향(A. a. R.) 임을 알 수가 있다.

<사진 1>은 침향(A. a. R.)이고 <그림 1>은 백목향(A. s. G.)이다. 현재 침향은 베트남에서만 생산되고, 백목향은 중국 광서성 남영시에 있는 식물원인 良風江國家森林公園에서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음을 2002년에 8월에 확인하였다.

2003년도 부산항을 통하여 한국에 수입된 침향은 2건인데 모두 원산지가 인도네시아로 되어있고 수입단가는 20$/kg과 10$/kg이다. 인도네시아에는 <표 3>에서 보듯이 6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crasna는 베트남에서 명명한 것으로 A. agallalocha와 동일한데 인도네시아에는 없다. 인도네시아산 6종에서 꽃이 흰 것은 A. hirta와 A. microcarpa이지만 열매길이가 1.87cm 와 2.20cm이므로 씨가 빈랑만하다는 기록을 만족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산은 침향이 아님을 알 수가 있다.

A. crassna(A. agallocha)는 열매 길이가 3.75cm이고 씨앗무게는 0.17g이다.
A. a. R. 자체의 씨앗 길이는 기록이 없지만 A. s. G. 의 경우 씨앗은 열매의 1/2이므로 A. a. R. 의 씨앗도 3.75cm 의 1/2 정도로 추정되고 이는 빈랑과 크기가 비슷하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산 중 A. malaccensis 는 CITES 부속서 Ⅱ에 속하여 무역이 자유롭지 못한데 산지가격은 최저품이 10$/kg이다.

이상에서 침향의 기원은 한국에서 규정한 A. a. R. 임을 알 수가 있다.
중국의 A. s. G. 는 이보다 후대의 것이고, 침향의 대용으로 중국에 나므로 土沈香이라 한다.

8. 침향감별법

침향을 감별함에 있어 어려운 점은 비교대상이 Aquilaria 속 15종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것으로 유사품을 만들어내는데 있다.

우선 침향과 백목향을 구분하는 방법으로는 물에 담구었을 때, <표 4>에서 보듯이 침향은 물에 가라앉지만 백목향은 가라앉지 않는다.

그리고 정품 A. a. R. 은 <표 1>과 <사진 1>에서 보듯이 나무의 섬유질이 평행하여 결이 분명하고 수지가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이 번갈아 있다.

그 자체로는 냄새가 없고 태워야만 냄새가 나는데, 이 냄새가 바로 법화경에 의하면 하늘나라에서 나는 것이다.

유사품은 다음과 같다.

1. 연소전에 향기를 맡을 수 있다.
2. 연소시 짙은 연기가 나지않고 기름이 끓는 현상도 볼 수 없다.
3. 연소시 향기가 몹시 매우며 화장품 같은 인공향기가 난다.
4. 밀폐된 공간에서 연소시 두통현상을 일으킨다.
5. 외관상으로 많은 樹脂를 포함하고 있으나 침수가 되지 않는다.
6. 물에 넣었을 경우 흑색 染料가 흘러 나온다.

그리고 물에 가라 앉는다고 해서 모두 침향이 아닌 점에 주의해야 하며, 조직절편을 만들어 현미경으로 내부구조를 살피거나, 화학성분을 확인하므로서 더욱 확실히 감별할 수가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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