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교재 발간 더 늦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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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교재 발간 더 늦출 수 없다
  • 승인 2004.04.0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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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진단 학회 박차, 기존학회는 개정판 준비

임상학회와 거대학회를 중심으로 전개돼온 공통교재 발간이 기초학회와 소규모 학회로 확산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주관적인 한의학이 데이터에 입각한 객관적인 이론으로 탈바꿈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통교재를 편찬 중인 대한한의진단학회(회장 이태희)에 이어 대한한의학원전학회(회장 윤창열)도 최근 총회에서 공통교재 편찬계획을 밝혔다.
윤창열 한의학원전학회 회장은 “과거 오래 전부터 공통교재 발간을 준비해왔으나 중단된 바 있다”면서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회장단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집필을 시작해 내년 3월에는 강의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교재 편찬방식과 관련해서 “원문해석방식을 지양하고 사상과 내용을 집중 탐구하는 식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황제내경의 소문 81편과 영추 81편을 12장으로 추려 교감하고 주석을 달아 수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필책임자에는 엄동명 전 세명대 한의대 교수를 선임했다.
박경 전 회장을 책임자로 해서 진행되고 있는 한의진단학회 공통교재 편찬작업은 현재 50% 정도 진척됐다.
김태희 회장은 “한의진단학이 국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국시에 대비할 목적으로 진행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단한회가 공통교재를 제작하는 목적은 단순히 국시만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목적은 학교마다 다른 진단학 강의를 통일해서 기본적으로 가르칠 것은 가르치자는 데 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다른 과목과 달리 한의진단학은 진단학을 전공해서 가르치는 교수가 적은 관계로 교재 통일의 필요성이 절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단학회는 전임교수의 부족으로 교재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상학회는 진료표준화의 필요에 따라 오래 전에 공통교재를 발간하고 최근에는 개정판 발간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84년부터 간·심·비·폐·신 5개 과별로 공통교재를 발간한 바 있는 대한한방내과학회(회장 정승기)는 3년마다 워크샵을 통해 교재보완작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88년에 공통교재를 발간한 침구학회(회장 최도영)도 금년내 개정판을 낸다는 목표로 발간을 서두르고 있다. 대한한방부인과학회(회장 유심근)는 3년전에 초판을 발간한 데 이어 개정판과 재개정판을 발간했다.

한의학계는 통일성을 중시해야 하는 공통교재의 특성상 부작용이 없지 않으나 대체적으로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윤창열 회장은 “대학마다 가르치는 내용을 균일화, 표준화함으로써 교육 수준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태희 회장은 “교과서의 정비와 강의 기반 구축의 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방부인과학회 김상우 기획이사는 공통교재의 발간이 한의학문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의서는 시대의 반영이므로 문헌과 논문에 근거해서 최신 연구성과를 포함시킨 교재가 나온다면 주관성이 강한 한의학을 객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의계는 이렇듯 전체적으로 공통교재 발간이 긍정적이라면서도 교재 집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견해가 없지 않다. 개별적인 부분의 집필은 역할분담해야 하지만 평균적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일반론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학문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까지 절충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게 신중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공통교재의 발간은 전체 편집라인에서 학문적 합의에 준거함은 물론 충분한 시간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과목간, 계열간 중복되는 부분, 전통적 진료영역과 현대적 치료영역의 조화, 임상과 교육간의 일치 등 한의학의 골간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한의학 표준을 찾아가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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