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특화바람이 분다(1) -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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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 특화바람이 분다(1) - 어린이
  • 승인 2004.03.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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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마케팅’ 붐 속 어린이 한의원 순풍
수도권 20여 곳 꼬마 환자 북적

17일 시행될 한의사국시에 1천116명이 응시해 역대 최대 규모의 한의사가 배출될 전망인 가운데 급격히 증가하는 한의사 수와 더불어 의료시장 개방 파고까지 예고되고 있어 개원가의 경쟁은 뜨거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원의 차별화는 점점 가속화돼 몇 년 전부터 어린이, 여성, 비만 등 특화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특화된 한의원의 분야별 현황·추세 및 전망에 대한 기획물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 어린이 전문 한의원(上) □□□

현재 어린이 전문 한의원은 수도권에만 대략 20여 곳이 성업 중으로 최근에는 프랜차이즈가 활성화되면서 각 지방에도 분원 형식의 개원이 줄을 잇고 있으며 올 봄 개원 예정인 한의원도 꽤 많은 것으로 파악돼 당분간 늘어날 추세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어린이 대상 ‘엔젤사업’의 부상과도 맥을 달리하지 않는다. 어린이 전용 소아과, 치과 등 병원 이외에도 어린이 전용 미용실, 도서관, 사진관 등 어린이 관련 업종 사업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적 현상과도 맞물려 한 가정 당 적은 수의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과 열정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김윤희 교수(대전대한방병원 소아과)는 “어린이 한의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양방적인 치료에 그만큼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질환치료에 있어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등의 투여로 일시적인 효과는 볼 수 있지만 부작용 우려 등 만성적 질환에 한방적 치료가 양방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나친 마케팅에 의존하는 어린이 전문 한의원은 학회 등에서 컨트롤을 해야 할 것이지만 증가현상은 한방치료의 저변확대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어린이한의원의 주 이용계층은 취학 전 어린이를 중심으로 5세 이하의 소아환자가 더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경향으로 질환 치료보다는 식욕부진 등 허약 어린이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질환치료 환자의 경우 양방 소아과를 거쳐오는 환자가 많으며 질환별로는 호흡기, 피부, 소화기 질환 등이 많으나 점차 뇌·신경 질환, 비뇨기 질환 등 전문분야도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치료방법에 있어서는 어린이에게 두려움과 거부감을 없애주기 위한 레이저 침술, 무통 침술 등 침 치료와 아이들 입에 쓴 탕약을 증류한 증류한약, 쥬스 형태의 한약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선 서울에는 도원아이, 함소아, 청담아이누리, 어린왕자, 어린이 등이 수도권에서는 사랑이꽃피는한의원, 아이조아, 아해한의원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개인한의원 형태와 더불어 공동개원의 형태도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 중 도원아이와 함소아의 경우 강남을 본원으로 수도권 및 지방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랑이꽃피는한의원의 경우 인천을 본원으로 수도권 및 서울지역에 프랜차이즈를 운영해 어린이 한의원에 대형화 여세를 몰고 가고 있다.

몇 군데 한의원의 특징 및 차이를 살펴보면 우선 함소아한의원의 경우 99년 5월 개원해 현재 6개의 분원을 운영 중이며 올 봄 3개 지역에 추가 개원될 예정이다.

함박 웃는 아이라는 뜻을 가진 ‘함소아’라는 이름에서 어린이전문한의원의 면모를 엿볼 수 있으며 한의원 문을 열고 들어가면 들려오는 동요와 볼풀, 미끄럼틀 등이 있는 놀이방은 어린 환자에게 병원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어준다.

특히 함소아의 경우 대부분 환자가 진료실을 찾아 들어가는 사례와 달리 귀여운 하마 캐릭터 가운을 입은 한의사가 진료실에서 접수대 까지 나와 직접 아이 이름을 불러 손을 잡고 진료실에 들어감으로써 의사에 대한 거부감 대신 친근감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임상영양상담실을 운영, 전문 임상영양사가 식욕부진이나 성장부진, 비만 등을 가진 아이들에게 전반적인 영양상태를 관리해주고 지속적으로 점검해주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 한번 내원한 고객에게는 담당한의사가 해피콜을 실시해 지속적으로 아이의 건강상태를 관리·점검하고 있다.

강남 본원의 최혁용 원장은 “프랜차이즈 한의원들과 공동 네트워크를 형성해 일주일에 한번 이상 세미나를 열어 임상경험을 공유하고 인트라넷을 이용 홈페이지를 통한 진료상담을 분담하고 있다”며 “향후 질환치료 위주의 한의원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한편 어린이 전문 한의원의 증가현상에 대해 “수익성이 있는 아이템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소아전문 한의원의 증가로 한방의 소아진료 대중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97년 일산 은빛한의원 내 임신육아클리닉을 개설했던 채기원 원장(도원아이한의원)은 “당시 한 아이의 아빠로 육아와 아이들 질환과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그런 자연스런 관심으로 마음 맞은 동료 한의사끼리 모여 2001년 6월 어린이 전문 한의원을 개원하게 됐다”고 했다.

현재 일산 은빛한의원은 고양 도원아이한의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 3곳을 비롯 부산, 광주, 경기 등 전국에 10개의 프랜차이즈가 운영 중이다.

도원아이한의원은 무엇보다 ‘증류한약’으로 유명하다. 수원에 위치한 도원아이가 운영하는 공동탕제실은 공간만 무려 200평에 달하며 모든 프랜차이즈 한의원이 공동처방·연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현재도 한달에 2처방 정도씩 늘려나가고 있다. 이 한의원도 함소아와 마찬가지로 도원아이연구소를 운영해 한의원의 임상·학술적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번 이상 세미나를 열고 있다.

어린이 한의원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증류한약이란 지금까지 丸, 散, 膏, 湯 등의 제형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한약으로 증류된 탕약은 무색, 무미의 쓴맛이 없는 물 같은 한약으로 일반탕약에 비해 환자에게 한약에 대한 접근성을 좋게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계속>

양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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