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앙부아즈 성과 약용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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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앙부아즈 성과 약용식물
  • 승인 2018.04.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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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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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⑬
한의약연구소장

프랑스의 젖줄로 꼽히는 루아르 강과 루아르 계곡 지역은 중세 왕과 귀족들이 지은 고성(古城)들로 인해 프랑스 고성 투어에 대한 강렬한 흥미를 이끌어 내는 대표적 코스다. 필자는 우선 앙부아즈 성(프랑스어: Ch teau d'Amboise)을 방문했다.

샤를 8세 때 돔을 얹은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은 앙부아즈 성은 천재 화가이자 발명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영면해 있다는 사실로 유명하다. 만년의 다빈치는 프랑스에서 노후를 보내며 이 성의 인근 클로 뤼세에 살 때, 헬리콥터와 자전거 등 각종 기계의 설계에 몰입한 전설 같은 천재성이 전해진다. 앙부아즈 궁전의 정원에는 다빈치의 흉상이 있다.

다빈치의 출생은 축복받지 못했다. 그는 1452년 이탈리아의 피렌체 근교 빈치라는 마을에서 공증인인 아버지와 시골여자인 어머니 사이에 사생아로 태어났다. 열다섯 살이 되던 해, 다빈치는 피렌체로 갔다. 그곳에서 아버지 친구인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라는 화가의 공방에서 견습생으로 생활했다. 하지만 서른이 된 다빈치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밀라노로 갔고 17년간 머물렀다. 밀라노는 피렌체 보다 크고 예술과 과학과 학문이 발달한 곳이었다. 밀라노가 프랑스에 함락되어 그는 밀라노를 떠나 다시 피렌체로 돌아갔다.

1516년에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의 초청을 받은 다빈치는 거절할 수 없었다. 나이가 많아 힘든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로마에서 프랑스 앙부아즈까지 1400km 거리의 긴 여정을 시작했다. 가죽 주머니에 모나리자 그림을 넣어 노새를 타고 알프스 산을 넘었다. 프랑스 왕은 다빈치를 환대하며 “이곳에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상상하며 일 하세요” 라고 했다. 그는 앙부아즈에서 연금을 받으며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사망할 때 까지 다빈치는 클로 뤼세에서 과학적 연구와 집필을 계속했고, 이곳 앙부아즈 성의 개인 예배당에 묻혔다. 그때가 67세였다.

생전에 다빈치는 기록을 남길 때 그 자신과 제자들만 알아보도록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글씨를 썼다. 거울로 읽는 이 글씨를 거울문자라 한다. 이런 식으로 글을 쓸 수 있었던 건 다빈치가 왼손잡이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연구와 비밀을 감추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앙부아즈 궁전 안으로 들어가서 입구에 있는 어전 회의실은 이름과 달리 궁전 축제에 적합하도록 가장 큰 규모로 만든 방이다. 프랑수와 1세는 처음으로 여자들에게 궁전을 개방하고 다양한 축제와 연회를 열어 프랑스의 번성을 즐겼다. 가장 유명한 축제로는 1518년 다빈치가 감독한 축제인 페스타 델 파라디조였다. 이 축제에서, 다빈치는 우주 혹성의 움직임과 신비를 보여주는 기계를 전시하였다. 이 성은 프랑수와 1세의 둘째 아들인 앙리 2세 왕과 1821년에 물려받아 20년간 버려졌던 궁내 안채를 다시 장식하고 정원을 당시의 스타일에 맞게 보수한 루이 필립 왕의 침실도 깔끔하게 전시하고 있다. 필자는 중세를 상상하며 이 곳 저 곳을 관심 있게 둘러봤다.

앙부아즈 성은 향신 식물을 재배하는 밭이 있었다. 커리플랜트가 눈에 들어온다. 이 식물 잎은 커리 가루와 비슷한 향이 나므로 요리에 넣어 향신료로 활용한다. 소염, 항진균의 약리작용도 가지고 있다. 그 옆에는 해열, 진해 작용이 알려져 있는 헬리오트로프가 자라고 있다. 꽃에는 독특한 초코릿 향이 있어 향수의 원료로 사용하며 고급 향료로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온대(溫帶)에서 한대(寒帶) 사이에 분포하며 잎 양면에 거미줄 같은 흰 털이 밀생하는 흰쑥 그리고 지중해와 크림반도 사이에 자라며 보라색 꽃이 피는 샐비아 비리디스도 보인다. 성 안에는 포도가 잘 영근 밭도 보인다.

성 바로 앞에는 관광객을 위한 식당과 상점들이 즐비하다. 이 거리는 빨간 꽃이 핀 협죽도나무가 곳곳에 있어 온화한 날씨와 조화롭다. 일행이 기념품 가게에서 선물을 고르는 시간을 보내는 사이, 필자는 이 거리의 협죽도나무 촬영에 바쁜 시간을 보냈다. 유럽 거리에는 협죽도나무가 참 많이 보인다. 이 꽃들 사이로 야외 식사를 유난히 즐기는 분위기에서 유럽 여행의 여유를 맘껏 뽐내본다.

시간의 풍화작용과 역사의 부침을 겪으면서 현재까지 이르게 된 앙부와즈 성의 테라스에 서 본다. 아래로 멀리까지 확 트인 루아르 강의 전경과 시내 모습은 무심하게 펼쳐진 장관이다. 앙부아즈 성에서 샹보르 성으로 가는 길에 영화처럼 광활한 해바라기 재배 밭을 발견하고 믿기지 않는 이국적 정취에 매료되어 다시 사진을 열광하여 찍었다. 앙부아즈 성의 영어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chateau-amboise.com/n/en/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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