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86] 東西醫學要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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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86] 東西醫學要義
  • 승인 2004.01.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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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舊醫學 절충한 강습교재


국한문을 혼용하여 신식 연활자로 발행한 일제시대 강습소 교재이다. 都鎭羽가 지은 책으로, 1924년 4월에 東西醫學硏究會에서 간행되었으며 동서의학을 절충하여 기술하고 있다. 겉으로 표방하고 있는 목적과 달리, 실제로는 일제시대 당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醫生試驗에 대비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참고서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이같은 취지는 책의 앞쪽에 있는 동서의학연구회 부회장 李乙雨의 서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大正 6년(1917년) 봄에 당국에서 『醫方綱要』와 『衛生要義』를 간행하여 의생 모두에게 나누어주고 그 후에 의생시험문제를 모두 『의방강요』에서 출제하니, 의생을 지원하는 자들은 모두 『의방강요』를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복사가 금지되어 있고 책의 수요는 적어서 보급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도진우가 뜻을 두어 칠팔년간의 공력을 들여서 완성하였다”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아서, 이 책은 의생시험 준비서이다. 저자 도진우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진 자료가 부족하여 기술하기 어렵지만, 서문을 비롯하여 글 가운데 나오는 내용들로 보아 서양의학에 조예가 깊은 한의사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발행처인 동서의학연구회는 1922년 10월 한의사들의 친목과 학술진흥을 목적으로 설립한 단체이다. 여기서 강습회를 개최하고 학술지를 간행하였으며, 지방에까지 조직망을 확대해 나갔다.

순화병원에 한방진료소를 설치하고, 부속의학강습원을 설치하여 한의학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 책도 동 연구회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면서 교육상 필요에 의해 발행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은 동서의학연구회에서 오랜 기간 교재로 사용하였다.

전서는 모두 662면 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1편은 東西生理槪論, 2편은 診察法, 3편은 傳染病學, 4편은 雜病이다.

각 병증마다 동·서의학을 비교하여 서술하고 있다. 1편은 (서)生理解剖圖說, (동)全身構造及作用各論의 2장으로 꾸며져 있다. (서)생리해부도설에서는 신체의 외부명칭, 골, 근육, 피부, 소화기, 호흡기, 순환기, 비뇨기, 신경계 등 서양의학에서 다루는 생리계통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동)전신구조급작용각론에서는 『동의보감』의 내경편과 외형편의 여러 조문을 골고루 조합하여 한의학적 구조론을 설명하고 있다.

제2편인 ‘진찰법’에서는 한의학의 맥진을 중심에 놓고 진맥법과 생사의 판단, 서양의 청진과의 비교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였다.

제3편인 ‘전염병학’은 九種傳染病, 諸種傳染病, 傷寒論, 六氣의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종전염병에는 장질부사, 바라지부사, 발진질부사, 적리, 콜레라, 흑사병, 두창 등 병명을 서양식 질병명으로 사용하고, 그 상단에 상한온역, 이질, 유행성인후, 양독, 두창 등 한의학적 질병명을 써 놓아 상호 비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방식은 제종전염병에서도 동일하다.

제4편인 ‘잡병’은 모두 18장으로 되어 있는데, 1장 소화기제병, 2장 호흡기제병, 3장 순환기제병, 4장 비뇨기급생식기제병, 5장 뇌척수신경제병, 6장 耳科, 7장 眼科, 8장 口舌及齒科, 9장 鼻科, 10장 皮膚諸病, 11장 全身病, 12장 運動諸器病, 13장 부인과, 14장 소아과, 15장 외과, 16장 중독, 17장 동서약학, 18장 동서침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서양의학이 한국에 들어와 한의학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초기적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다른 한편, 한의계가 일제치하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서양의학을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된 이유를 보여주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한의계가 시대적 한계 상황 속에서 서양의학을 타율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한 것을 볼 수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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