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82] 格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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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82] 格論
  • 승인 2003.11.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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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元醫家 의학논문의 代表作


한 책으로 구성된 필사본의 이 책은 朱震亨의 『格致餘論』을 베껴놓은 것으로 주요 내용은 동일하며 필사자는 未詳이다. 겉표지에 ‘格論’이라 書名이 붙어있으며 이는 원서명의 줄임말이자 의학 이론서로서의 특징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黃帝內經素問』에 대한 다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素問』을 기본으로 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醫道나 醫術도 존립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의론을 펼치고 있다.

金元시대 대표적 의학론으로 이 책과 함께 朱震亨의 『局方發揮』 그리고 李고의 『內外傷辨惑論』, 王履의 『醫經 溯회集』을 꼽는다. 이 책들은 논점이 분명하고 독창적인 이론을 제창하였으며 후세에 미친 영향이 크다.

또 현존 의론 중 비교적 빠른 시기에 저술되었으며 질적 수준이 뛰어나 후대 의론의 전형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금원시대 儒醫의 대표적 인물로 손꼽히는 丹溪가 지은 대표적 저작으로 程朱理學으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옛 사람들은 의학을 우리 선비들이 격물치지하는 일 가운데 한 가지로 삼았다(古人以醫爲吾儒格物致知一事)”라고 말하면서 의학을 함에 있어 格物致知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格致餘論’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하였다.

이 책을 저술함에 있어 朱震亨(字 彦修)은 仲景의 傷寒外感과 李東垣의 內傷辨證論을 깊이 참조하였으며, 이른바 ‘局方之學’(和劑局方을 중심으로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학술경향)의 폐해와 오류를 입증하는데 노력하였다.

책의 구성은 대략 飮食色欲箴序, 陽有餘陰不足論, 治病必求其本論, 색脈論, 養老論, 慈幼論, 夏月伏陰在內論, 豆瘡陳氏方論, 痛風論, 해학論, 病邪雖實胃氣傷者勿使攻擊論, 治病先觀形色然後察脈問證論, 大病不守禁忌論, 虛病痰病有似邪수論, 面鼻得冷則黑論, 胎自墮論, 難産論, 難産胞損淋瀝論, 胎婦轉胞病論, 乳硬論, 受胎論, 人迎氣口論, 春宣論, 醇酒宜冷飮論, 癰疽當分經絡論, 脾約丸論 등 총 42편의 의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陽有餘陰不足論’은 朱丹溪의 대표적인 학설이 되었으며, ‘茹淡論’은 훗날 『醫學入門』과 같은 교과서에 그대로 수록되어 學醫들의 기본교재로 통용되었다.

이 책에서는 일관되게 ‘陽常有餘, 陰常不足’을 주장하며 이른바 자음강화설을 펼쳤다.
특히 陽有餘陰不足論, 相火論과 같은 논술은 이러한 주장의 모태이자 주단계의 의학사상의 핵심을 이루는 주요 논설이다.

그는 劉河間의 火熱病機학설을 받아들여 완전하게 가다듬었을 뿐만 아니라 明淸代 이후 滋陰學說이 유행하고 溫病學派가 성립되어 발전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밖에도 節飮食, 戒色慾, 養老慈幼와 같은 것들은 新儒學派의 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治病求本, 不妄攻擊 및 氣血痰鬱論과 같은 잡병 치료이론도 후세 의가들로부터 尊崇의 대상이 되었다.

또한 그는 ‘生氣通天論 病因章句辯’을 통해 王빙의 『황제내경소문』 주석을 개정하여 新定章句를 마련함으로써 자신의 논리 주장을 위해 경전주석을 서슴없이 고쳐 바로잡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책의 원작은 대략 원나라 至正 7년(1347년)에 지어진 것으로 고려 충목왕 3년에 해당한다. 조선시대에 이미 『의방유취』에 편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곧바로 입수되어 활용한 것이 분명하다.

후기에는 주로 『東垣十書』에 수록된 것을 통해 읽혀졌다. 영조 때 제정된 『續大典』과 고종 때 이루어진 『大典會通』에 『동원십서』가 醫科取才考講書로 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이 책도 조선 후기 교과서로 학습되었을 것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 소장된 이 필사본은 아마 이런 자습을 위한 용도로 대략 조선 말기에 필사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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