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80] 回春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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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80] 回春方
  • 승인 2003.11.1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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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人病에 回生할 방도


回春方이란 表題에 42張 분량의 필사본 단권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조선 후기에 지어진 것으로 저자를 알 수 없는 醫方書이다.

대략 1875년경으로 작성 시기를 추정할 수 있으며, 겉표지에 다시 표지를 입힌다(癸丑 … 加衣)고 적어 놓은 것으로 보아 곁에 두고 보면서 여러 차례 손질을 가해 애독했음을 알 수 있다.

겉표지의 裏面에는 『周易』의 十二消息卦를 적어 놓은 것이 다소 이채롭다.
출판을 목적으로 만든 책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지은이가 학습하면서 중요한 내용을 발췌해 놓은 정리서 성격을 지닌 책이다.

책의 내용은 주로 명나라 공(龍 아래 共)廷賢(1522~1619)이 지은 『萬病回春』(1587)을 위주로 편집되어 있는데 인용처에는 조그만 글자로 ‘回’ 혹은 ‘方見回’라는 출전 注記가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원서의 용법을 가감 응용했거나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幷看回春’ 혹은 ‘方見回春’, ‘用回春方加減法’ 등으로 표시하곤 하였다.

또 간혹 『동의보감』이나 『古今醫鑑』처방을 변용했을 때에는 ‘元東’, ‘古今’이란 약호로 표기해 놓았다.

중국에서 1588년에 처음 간행된 『만병회춘』은 조선에 도입된 이후 『의림촬요』, 『동의보감』에 전폭 수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두 책의 ‘歷代醫學姓氏’와 ‘歷代醫方’에 나란히 올라있다.

조선에서는 공信, 공廷賢 부자의 여러 의서 중에서도 특히 『고금의감』과 『만병회춘』이 가장 널리 읽혀졌다.

또 東武 李濟馬 역시 『東醫壽世保元』의 ‘醫源論’에서 의학사에 크나큰 공헌을 남긴 주역 중의 하나로 이들 부자를 손꼽을 정도였다.

조선판 『만병회춘』은 늦어도 현종 재위 말년인 1600년대 후반에는 출판되었으며 조선 후기까지 여러 차례 간행되었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따로 목차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다른 의서와는 달리 첫머리에 大小便病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이전의 어느 의서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대략의 수록차례는 遺溺, 小便閉, 大便閉, 痔漏, 酒痔, 脫肛, 諸蟲 등으로 병명아래 각 증상에 맞는 처방들을 적어 놓았다.

이것은 저자가 대소변병의 전문가여서가 아니라 노인들의 허약질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들을 우선하여 선택하고 치법이나 처방 역시 노인들에게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 평이하고 순순한 치법을 써서 다양하게 병증에 접근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다음에는 頭痛, 面病, 耳病, 鼻病 등으로 구분하였으며 頭部에서는 노인들에게 잘 나타날 수 있는 상습성 질환들과 그에 따른 처방들을 적어 놓았다.

책의 후반부는 조금 체제를 달리하여 風, 寒, 瘟, 內傷, 鬱症 등 일반의서처럼 외감과 잡병들이 나열된 목차가 설정되어 있다.

본문은 작은 글씨로 많은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으나 저자의 개인적인 의론이나 독창적인 견해는 많이 보이지 않지만 간혹 다른 의서에서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비방이나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처방을 소개한 곳도 더러 눈에 띈다. 처방은 기본서에 나와 있는 원방은 생략한 채 가감하거나 변용한 부분만을 강조하여 간략하게 채록해 놓았다.

이 시대에는 혼자서 의서를 탐독한 사람들이 자신이 공부한 주요 내용을 따로 정리하여 학습에 이용하거나 혹은 가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상습성 질환에 사용하는 일이 드문 일이 아니었다.

당시 웬만한 집안에선 가족들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이러한 책을 두어 권 꾸며서 쓰곤 했다.

하지만 이렇게 노인성 질환을 위주로 전문적인 기술이 이루어진 경우는 흔히 보기 어려운 경우이다.
현재 경희대한의대 한의학역사자료관에 소장되어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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