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임상현장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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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임상현장을 기록하다
  • 승인 2016.08.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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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오

김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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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오가 만난 方·藥의 고수 - ②이원행의 임상 공부법


기자가 준비해간 질문 외에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부분이 임상한의사가 方과 藥에 대한 지식을 축적해 나가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바로 한의사의 임상공부법이다. 지난 회에서 언급 했듯이 이원행 원장은 한의학 고전과 현대 생의학을 통합적 이해를 강조한다. 지면에 다 소개할 수 없어서 현대의학과 중의학 논문들을 통해 신경정신질환과 심혈관질환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과 상한론, 온병 공부법만 간단히 소개한다.

1. 논문으로 임상공부 합니다

신경정신질환과 심·혈관질환 이야기를 해보죠. 정신신경면역학이란, 원래 신경전달물질에 의해서 인간의 정신병리(특히 우울증에서 두드러진다)를 해석하려는 조류입니다. 그 결과로 인간의 염증상태에서 일어나는 사이토카인의 변화가 뇌에 다시 피드백을 하여 인간의 정신상태에 변화를 준다는 사실을 알아내었죠. 실제 호르몬 체계인 LHPA axis와 인간의 염증대응체계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염증질환으로서의 우울증. 송후림·우영섭·박원명. 대한정신약물학회지. 2013;24:5-10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는 면역활성을 크게 좌우하는데 이는 면역세포에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에 대한 수용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카테콜아민(catecholamine), 뉴로펩타이드(neuropeptide),

그리고 HPA축(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스트레스의 두뇌 과학적 이해. 윤수정·김태석·채정호. 가정의학회지. 2005;26:493-450

스트레스의 신경생물학적 이해. 유범희·우종민. 정신신체의학. 2001;9(1):81-92

스트레스에 의한 HPA axis 및 GABA신경계의 활성 변화. 김재구. 원광대학교대학원 의학과 석사학위논문. 2008.4.

스트레스에 의해 일어나는 GABA신경계의 활성이 뇌 영역별로 다양하게 조절되는 것을 명확하게 증명하는 것으로, 스트레스에 의한 섭식행동과 신체의 에느지 소모율의 상호관계와 조절기전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이다.

스트레스, 수면생리, 그리고 관련 불면장애. 김린. J Korean Med Assoc. 2010 August; 53(8): 707-716

예를 들면 우리는 현대의학을 통해 우울증에서 일어나는 각종 병리현상에 대해 인체, 특히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해 볼 수 있죠. 그리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처방들과 약물들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지요.

抑郁症的中医研究概况. 우울증의 중의학 연구 개황.

张文韬·张晓雪. TCM Res. March 2015 Vol.28 No.3. 文章编号: 1001 - 6910( 2015) 03 - 0072 - 03

中成药治疗抑郁的现代研究近况. 중성약 우울 치료의 현대 연구 근황.

宋潇·谷陟欣·李伟·黄胜·颜冬兰·朱丽. 云南中医中药杂志. 2016 年 第37卷 第4期

中医药对抑郁症模型大鼠下丘脑-垂体-肾上腺轴影响的研究进展.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 모형 우울증에 대한 중의학 약대(藥對)

张锦花·洪兰·吕学玉·李桂侠·汪卫东. Beijing Journal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November,2015,Vol. 34,No. 11

中药复方治疗情志疾病的研究进展. 정서장애 질병에 대한 중약 복합 처방 연구의 진전 상황.

基于数据挖掘的现代中医药治疗抑郁症用药规律分析. data mining 방법을 통한 현대 중의약 우울증 치료 규율 분석.

赵艳青·滕晶·杨洪军. 中國中藥雜誌, 2015 年 5月 第40卷 第10期.

隋兵·赵麟萱·丁晶鑫·刘雪·焦阳·李文兰. 质量探索, 2016, 5, 总第139 期

중의학에서는 ‘심-뇌 동시조절 축’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울증과 심장질환이 관련이 있으며, 심-뇌 同治가 된다는 논문들이 현재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从“脑心同治”途径探讨冠心病与抑郁症 共病的病機. “뇌와 심장을 함께 치료한다.”는 이론에 따라 관상동맥질환과 우울증의 공통적인 병기를 탐구하다.

张学娅. 世界最新医学信息文摘 2016年 第1卷 第14期.

“脑心同治”理论研究进展. “뇌와 심장을 함께 치료한다.” 이론 연구의 개괄.

赵涛·赵步长·贾力夫·何子龙. Clinical Journal of Chinese Medicine 2015 Vol.(7) No.27

이러한 연구들은 신경과 심혈관 계통 전반으로 확장됩니다.

中药对神经血管单元的保护作用研究进展. 중약의 신경·혈관 계통의 보호작용에 대한 연구의 진전 상황.

文静·王建·罗世兰·曹川·谢倩. LISHIZHEN MEDICINE AND MATERIA MEDICA RESEARCH 2016 VOL.27 NO.3

中医辨证治疗心血管神经症的临床效果分析. 심혈관·신경증에 대한 중의 변증치료의 임상효과 분석.

李成伟·韩莉莉. Journal of Bethune Medical Science,Vol. 14,No. 2,April,2016

中药对血脑屏障的影响及其展望. 중약의 Blood Brain Barrier(BBB)에 대한 영향 및 전망

罗瑞静·何建成. CHINESE ARCHIVE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Vol.28 No.5 May 2011.

颜乾麟治疗原发性高血压经验. 안건린의 원발성고혈압 치료 경험.

刘珺·颜琼枝·韩天雄·夏韵. Journal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2015 Vol.56, No.13

인체 곳곳의 원인 불명의 염증의 치료가 곧 정신질환의 치료로 연결이 될 수 있습니다. 즉 기전은 잘 모르지만 인체의 현상을 읽어 염증을 치료해 왔던 우리 한의사들에게는 신세계가 열린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구 방식은 심-뇌 뿐만 아니라 모든 병들에 적용가능합니다. 당뇨병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염증과 인슐린저항성 상승에 대한 논문들도 많아요. 그러한 관점에서는 염증치료가 곧 당뇨치료일수도 있는 거죠.

2. 傷寒論 저자의 눈으로 읽자

①상한론 조문에는 순서와 논리체계가 있습니다. 설령 한 조문을 잘라 놓고 생의학적, 해부학적 지식들을 동원하여 밀도 있게 해석했다고 하더라도 그 조문을 이해한 것이 아니죠. 그러므로 처방이 포함된 조문만 잘라서 상한론을 공부하면 앞뒤 맥락에서 드러나는 정보가 사라지게 됩니다. 조문이 이어져 나가는 흐름 속에서, 조문의 뜻을 알 수 있습니다.

②조문 하나하나의 상세한 해석 이전에, 그것을 쓴 사람이 “실제, 어떤 현상을 관찰한 것인지”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후대 의학자들도 중경이 관찰한 ‘현상’을 보았을 것임을 인정해야지요. 그 내용을 상호 참조하면 중경이 미처 다루지 않은 내용까지 더 깊이 알 수 있게 됩니다. 조문이 상세하지 않을 때에는 처방 구성 약물을 통해 어떠한 현상인지 추론도 할 수 있구요.

③중경이 본 것은 더 많았으나, 자기가 제대로 치료 못한 것은 결코 처방을 적지 않았습니다. 질병에 대한 설명은 있지만 그 치방이 없는 경우가 이것이죠. 완전한 치료법이라는 것은 없으며, 상한방이 전부라는 생각은 버려야 상한론이 쉽게 다가옵니다.

④경험적 실제 라는 측면에서, 상한론의 뼈대를 이루는 질환이 ‘장티푸스’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대표적으로 궐음병의 血證 같은 것들은, 장티푸스 회복기의 장출혈 및 장천공 위험증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죠. 그래야 조문만 가지고 현실에 맞지 않은 해석을 하는 오류를 피할 수 있습니다.

⑤상한론의 조문들은 일차적으로 상한론 판본들, 금궤요략 안에서 해석해야 합니다. 오운육기와 같은 중경 외적인 지식들을 계속 상한론에 도입하려고 시도하면 곤란하죠. 또한 모든 판본은 각자 가진 의미가 다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 판본(강평본, 계림고본, 금궤옥함경 등 )만을 정본으로 여기고 그만의 심오한 뜻을 밝히기 위해 애쓸 필요가 전혀 없죠.

⑥상한론 내부에서 하고자 하는 의도를 온전히 파악한 후에야 확장이 가능합니다. 상한론의 처방은 ‘인체의 항병체계’를 직접 움직여 주기에 모든 처방의 시조가 되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약물 조합의 기법'입니다. 상한론에서 다 개발하지 못한 기법들이 있기에 후세 의가들이 연구해서 밝혀 놓은 지식들을 흡수할 필요도 있는 것입니다. 인체의 항병체계를 상한론의 원칙(중경의 법)대로 이해할 수 있고 상한론 처방의 구성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면, 이를 토대로 다른 후세 처방을 응용하거나 창방하여 활용하거나, 다른 약물을 덧붙여서 활용하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처방을 이루는 약물의 減法 원리를 알기 전 까지는 함부로 加하거나 합방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3. 溫病 공부에는 순서가 있다

최근 온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반갑습니다. 하지만 온병이라는 것이 여러 사람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론을 추가해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다음의 순서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일 먼저 조소금의 溫病縱橫을 보자. 기본 방들과 온병의 개념을 잡을 수 있다.

그다음은 이유곤 임상온병학특강, 그다음은 이사무(리스마오) 상유의집과 온병구색,

그다음 오국통의 溫病條辨. 가장 유명한 책으로 많은 온병방들의 출전이 된다.

그다음 섭천사의 外感溫熱篇과 설생백의 濕熱條辨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내용을 모아 놓은 [현대임상온병학]으로 정리를 하면 좋다.

온병에는 成方이 없습니다. 물론 유명한 방들은 있지만 보중익기탕이나 계지탕처럼 그 方이 다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의 기본 구조를 이루고 있는 약들을 뽑아서 처방을 만들 줄 알아야 해요. 이 점이 온병의 특이점이자 난점입니다. 그래서 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본 藥對와 병의 기전을 이해하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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