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통계생산에 왜 협조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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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통계생산에 왜 협조않나
  • 승인 2003.11.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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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진 취재부장


사회가 발전하면서 통계의 중요성이 빛을 발하고 있다. 자연과학은 물론이고 인문사회과학조차 계량화의 길을 걷고 있는 추세다.

정부와 기업, 사회단체는 통계학의 성과를 이용해 데이터를 생산하고 예산을 수립하며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이른바 합리적, 과학적 업무추진방식이라 할 수 있다.

통계의 필요성은 한의학 회무라서 예외가 아니다. 병상수, 의료수익, 재무제표, 의료원가, 진료실적, 인력 등의 조사는 한의협의 회무활성화나 한방의료기관의 경영효율화에 필수요소다. 통계가 중요한 만큼 정확한 수치가 생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실망감을 안겨준다.

최근 모 정부산하 연구기관이 한방의료기관 경영실태조사를 하려고 한의사에게 우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대상 한의원은 전국에 산재한 7천621개 한의원이었다. 그중 답변한 한의원은 1%가 채 안되었다. 그것도 한의사협회장이 정식 공문을 발송했는데도 말이다. 관계전문가들이 통상적 회수율을 1%로 본다고 할 때 이번 답변결과는 한의계 내의 성찰을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연구기관에서는 방문조사로 보완, 유의성 있는 통계가 되기는 했으나 일말의 불안감이 없지 않다. 한의계가 적극 협조하지 않은 결과 각종 지표가 한의계가 기대했던 것보다 높게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낮게 나오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과대 평가되거나 과소 평가된 통계는 건강보험수가, 세금, 사회적 평가 등에 있어 불이익을 받는 근거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격은 다르지만 한의계는 설문조사에 잘못 응답해서 낭패를 본 경우가 있다.
한방의료보험 시범사업 실시기간 중 침수가 결정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한의사의 대부분이 첩약에 포함된 침시술료를 산정치 못하고 답변한 결과 간호사의 주사료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침수가가 산정된 뼈아픈 전례를 갖고 있다. 통계에 대한 인식이 부재한 탓이다.

통계 부재의 관행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의계는 통계가 없는 유일한 전문집단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참으로 부끄러워해야 할 대목이다.

이제 한의계의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 수입과 지출을 과감하게 공개함은 물론 다양한 통계 생산에 협조해서 예측 가능한 회무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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