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172] 單方秘要經驗新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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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72] 單方秘要經驗新編
  • 승인 2003.09.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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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한문 병용한 단방요법 책


누구든지 이 책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험방류이거나 혹은 이것저것 토막지식을 모아놓은 간이방서로 여기기 쉽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나름대로 몇 가지 의의가 있다.

우선 이 책에는 전래의 경험처방과 서양의학에서 도입된 전염병 지식이 함께 들어 있다는 점이 그 첫째이고 두 번째로 한자로 된 원문에 한글 풀이를 덧붙임으로써 한문사용에 익숙한 지식층과 언문이 쉬운 기저층에 모두 호응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다.

아울러 세 번째로는 부록으로 流行性傳染病豫防法이 수록된 점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傳染病豫防法에는 虎列刺고레라, 赤痢, 腸窒扶斯죠지후스, 痘瘡(天然痘), 發疹窒扶斯발진지후스, 猩紅熱, 實扶的利亞지후데리아, 黑死病과 消毒藥, 消毒法이 들어 있다.

이 책은 1913년 10월 서울  東書館에서 처음 발간된 이후 여러 차례 출판을 거듭하였다.
저작은 觀齋 申海容 著, 松村 池錫永 校로 되어 있는데, 首陽山人 吳榮根은 서문에서 저자 신해용이 제자백가를 섭렵하고 西醫學을 공부했으며 동서고금의 實驗單方을 망라하여 몇 년에 걸쳐 집필했다고 적고 있다.

또 세간에 이른바 秘方이란 것은 壟斷하여 자신의 이득만을 붙잡고자 하는 것이니 비록 절친한 벗이나 가까운 친척이라도 그 중 한두 가지라도 기꺼이 전해주는 법이 없다고 비평하면서 저자의 너른 마음을 칭송하였다.

저자는 例言에서 “一, 本書는 廣히 諸科의 疾病을 網羅하야 普通療法을 詳細히 記述하며 日常目擊하는 急病救助에 對하야는 特히 用意하고 卷末에는 流行性各種傳染病의 豫防法을 附記하야 公衆衛生의 一助를 作함“ 이라고 자신의 편집의도를 직접 밝혀 놓았다.

또 본문의 수록원칙을 제시하였는데 약품은 오로지 本土所産으로 날마다 먹는 음식물 중에서 흔히 찾아 쓸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한 것을 가려 뽑아 쓰며 독극물과 같은 위험한 약제를 일체 생략하였다.

하지만 책 속에는 왕왕 기가 막히게 좋은 처방이 많고 흔히 볼 수 있는 약품이라도 병을 낫게 하는 신기한 효과가 있다고 자부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의료시설이나 약품이 매우 드문 僻地와 藥餌를 구하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과 의약을 모르는 사람에게 매우 편리할 것이라고 대상독자층을 밝혀 놓았다.

아울러 全文이 국한대역 혹은 한글병용으로 편집한 사유가 피력되어 있다. 즉 일반인이 알아보기 쉽고 이해하기에 편리한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또 일일이 언문을 옆에 붙였으므로 여자와 어린애라도 쉽게 해석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한 가지 의외인 것은 그 다음에 수록된 분량의 기준으로 ‘梧子大라함은 大豆準하며 彈子라함은 鷄子黃에 準함’이라 한 대목이다. 梧子를 梧桐實로 해석하면 大豆에 기준한 것이 다소 큰 것이며 彈子를 달걀노른자 크기로 보면 彈丸이 아니라 거의 砲丸에 가까운 크기가 될 것 같다.

또 水一升은 約半斤이라 했는데 그저 경험에 따른 눈대중으로 처리하지 않고 계량적 수치를 제시하려고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본문에는 頭, 面, 眼, 耳, 鼻 등 외형편 20부가 수록되어 있고 이어 精, 氣, 神 등 내경편 12문, 風, 寒, 暑, 濕 등 잡병편 19문 그리고 부인문과 소아문, 救急門, 外傷門, 解毒門이 차례로 들어있다.

재미있는 것은 구급문에 인공호흡법이 실린 것인데, 후방에서 견인하는 방법과 전방에서 흉부를 압박하는 두 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또 외상문에 脫臼와 整復法(바로마초는법)이 들어 있어 다소 이색적인데, 折骨로 인한 극심한 통증에 鳳仙花根을 갈아 진통제로 사용하고 있다.
근대의학으로의 이행기에 나온 대표적인 가정의학서라고 할 수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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