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처방 손질 필요…중복 없애고 다른 처방 연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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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처방 손질 필요…중복 없애고 다른 처방 연계해야”
  • 승인 2014.11.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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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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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산학협력단-한의방제학회 ‘한약서에 기반한 기존 한약제제 규격검토 워크숍’


원광대학교산학협력단과 대한한의학방제학회가 주최하는 ‘한약서에 기반한 기존 한약제제 규격검토 워크숍’이 22일 서울성모병원 608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윤용갑 교수(원광대 한의대)는 ‘동의보감 중 제제화로 임상활용이 가능한 처방검토’에 대해 “동의보감이 편찬된 때는 지금으로 따지면 경제 활성화나 창조경제와 마찬가지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의학 분야의 국책사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나라에서 자국의 의학을 갖고 계속 유지했다는 게 의미있는 일이었고 광해군 시대에 했다는 게 대단하다”라며 “그 정신을 계승해 21세기 첨단의과학과 융합된 새로운 의약발전의 도약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 “현재 한약제제 56종의 처방은 중복성이 많고 한방에서 치료하는 개념이 흐트러져있음은 물론 치료 또한 어느 한 분야로 치우쳐져 있다”며 “56개 처방만으로는 국민들이 쓸 수 있는 것을 제한시키고 있어 한의사들도 오적산 외에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다른 처방을 연계해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11년부터 한약 보험급여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종환 과장(심평원 약제관리실 약제평가부)은 ‘한의서에 기반한 보험급여 56처방의 개선’에 대해 발표했다.

이 과장은 “한약제제와 관련된 보험 업무는 양방 쪽에 비해 그동안 많이 부족했다”라며 “2011년에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분석해 개선방안을 만들어 지난해에 나름 큰 변화를 줬다”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20년 넘게 판매가가 생산원가 미만이 되다보니 많은 제약사에서 생산 중단 등의 통보를 해왔다”며 “이와 관련 복지부에서 긴급하게 회의를 하게 됐고 2013년 5월에 제약사와 한의사협회 등 전문가와 실무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의 결과 상한금액을 현실화했으며 56개 처방을 비교해 구성약재나 함량이 맞지 않는 것들이 많아 개선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실무논의 끝에 올해부터 단미 및 혼합엑스산제 구성함량을 표준화하고 상한금액 또한 인상하기로 했다. 

이 과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방건강보험은 2013년 기준 진료비가 2조1000억원이다. 전체 진료비 50조7000억원이 비하면 4.2%밖에 안 되는 현실이다. 또 한방 약품비는 286억원으로 총 약품비 13조2000억원의 0.2% 수준이다. 

그는 “한의협 등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동의보감 등 식약처 인정 기성한약서에 근거해 혼합엑스산제(56종)의 원료생약의 구성 및 함량비율 등을 표준화했으며 복용기준을 종전의 2첩 분량에서 1첩 분량으로 줄여 환자의 복약순응도 증대했다. 하지만 한의사의 판단에 따라 용량은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최초 등재 이후 상한금액의 변동이 없어 원가 등을 검토한 끝에 평균 91.9% 인상했다”고 말했다.

‘대만 중약전 중약기준방 200방과 국내제제와의 비교분석 및 대만 건강보험제제 사용현황’에 대해 발표한 윤성중(경희장수한의원) 원장은 “56처방 선정 배경이나 원칙은 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운을 뗐다.

윤 원장은 “2005년부터 GMP인증을 전면 실시하고 있는 대만은 행정부가 중약산업 발전을 위해 1조원 정도의 예산을 집행할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민간부분의 투자도 이뤄지는 것으로 보아 우리보다 지원이나 발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1995년도에 행정원 위생서에서 중약기준방 200방을 발표했고 복합제제 및 단미제제 모두 보험에 적용하며 매년 목록을 보완한다”며 “복합제제와 단미제제의 매출 비율은 7대 3이고 복합제제에 단미제를 추가하는 방식의 처방이 대부분이며 건강보험에서 한방 의료기관 이용비율이 30%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중약기준방 200방을 분석해보니 1일 복용량 평균이 28.1g이다”라며 “이는 제제기술의 발달로 충분한 치료효과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출전은 총 49종이었으며 이중 ‘상한론’이 33회, ‘태평혜민화제국방’이 29회, ‘금궤요락’이 19회, ‘의방집해’가 16회에 걸쳐 출전이 인용됐다. 특이한 것은 현대의서인 ‘중국의학대사전’에서 8회의 인용이 있었다는 점이다. 을자탕과 팔미대하방은 경험방을 따로 인정하기도 했다.

윤 원장은 “한국의료보험체제는 대만 중약전 200방과 비교해 빠져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한의사들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진정 국민건강을 위한다면 벤치마킹이라도 해서 개정을 해야 한다”며 씁쓸해 했다. 

대만 건강보험에서의 한약복용 실태에 대해서는 “2001년 기준 전체 건강보험 환자 중 28.4%가 한방치료를 받았고 1997년에서 2004년까지 한번 이상 한약투여를 받은 환자들은 60.31%였으며 한방외래에 내원한 환자들은 96.4%였다”라며 “한약이 주로 사용되는 질환은 호흡기질환, 비뇨생식기질환, 피부연조직질환, 신경계질환, 순환내분비질환, 영양대사질환, 면역질환 순이었다”고 밝혔다. 

윤 원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만에서 만성간염 중의치료에는 ▲용담사간탕 ▲가미소요산 ▲소시호탕 ▲인진오령산 ▲시호청간탕 ▲시호소간탕 ▲감로소독단 ▲감로음 ▲육미지황원 ▲지백지황원 등이 처방되며 고혈압의 경우는 ▲천마구등음 ▲구등산 ▲육미지황환, 당뇨병은 ▲지백지황원 ▲기국지황원 ▲제생신기환 ▲팔미지황원, 골관절염은 ▲독활기생탕 ▲소경활혈탕 ▲당귀념통탕 ▲육미지황원 ▲제생신기환 등이 처방된다.

김윤경 교수(원광대 한약학과)는 ‘기허가품목의 기존한약서 기반 비교조사’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식약처에서 받은 기허가 품목에는 232개의 리스트가 있고 이 중에서 동일명칭으로 원전이 존재하는 것이 109개였다”라고 했다. 이어 “109처방에서 비율, 구성약재와 용량이 일치하는 것은 37종, 일치하지 않은 것이 72종이 있다”라며 “72종은 원전에 맞춰서 고쳐야 되는 것이다. 고치는 방법 중에 예를 들면 가미귀비탕을 만드는 회사가 여러 군데 있으면 원전에 맞게끔 고치도록 권고하거나 원전에 맞는 것을 약전에 넣어줘서 만들 수 있도록 하거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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