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연구동향과 향후 발전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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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연구동향과 향후 발전 방향은?
  • 승인 2014.10.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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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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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를위한임상아카데미 살롱’ 토론회 개최

 김호철 경희대 교수 ‘본초분야 연구동향과 미래예측’ 발표


본초분야의 기초연구는 임상가의 환자치료에도 도움이 되지만 한의약의 산업화 과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현재 한약재 연구동향 및 향후 연구 목표와 발전방향은 어떠할까.
‘한의사를위한임상아카데미’(대표 송미덕)는 지난 11일 6시 서울 삼청동 소재 달항아리에서 아카데미 살롱 세번째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모임의 초청연자는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김호철 교수(뉴메드 대표)로 ‘본초분야 연구동향과 미래예측’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호철 교수는 본초학 교실에서 오랫동안 약물의 기초자료를 연구했고, 본초 관련 학회와 본초를 이용한 한약 및 미용사업에 관한 연구를 했다.

한약연구의 범위
김호철 교수는 한약연구의 범위를 크게 ▲약물이론 연구(氣味論, 歸經 등) ▲임상 조제한약을 위한 기초연구(원료한약의 재배, 기원, 감정/약제학적 포제와 제형/ 효능과 용량의 유효성/독성, 부작용의 안정성) ▲산업화연구(한약제제, 천연물신약, 식품, 화장품 등) 세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사기오미(四氣五味)는 효능을 가지고 전체적인 약효를 나누기 위한 방법인데, 신농본초경에 언급되고 금원사대가 이후에 생겨난 내용으로, 먹어보고 반응으로 정한것이다. 오미(五味) 또한 시대를 지나면서 맛의 표현이 달라진 상태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자생지역과 생긴 모양에 따라 귀경을 정하는 법상론, 직관에 의한 것은 폐기해야한다”며, “한의학은 경험의 집적이며, 실제로 자율신경계는 한열(寒熱)과 70% 정도 유관하다”고 말했다.
임상 조제한약을 위한 기초연구에서는 원료한약의 재배, 기원, 감정, 포제와 제형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고, 약물이론, 약동학, 약력학 등도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인삼의 재배 등에 관한 기준이 없는 실정으로, 이에 대해 점차 약재 데이터 정보 뱅크도 구축되고 있다.
덧붙여 한약에 대한 실험연구에서 효능에 대한 부분은 양약에 비해 현저히 낮은 실정인데, 예를 들어 황련해독탕의 혈압강하효과는 13%(최고효능) vs ACE inhibitor의 혈압강하효과는 25%이며, 부자의 강심효과도 아코니틴의 반감기가 짧아서 최고효능이 적다는 것이다.
또 복합제제와 단미의 동물실험에서 복합의 경우가 드라마틱하게 더 많이 좋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일본의 다양한 임상시험과 효능을 나타내는 농도별 성적 등 한약에 대한 각종 연구 논문이 있는데, 옥석을 가리는 단계가 필요하지만 이들 논문과 문헌찾기에 더 많이 시간을 할애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현재 정립해 가고 있는 본초학에 대해 언급하며 “아직 모든 본초학교실에 전파되지는 않았지만, 문헌상의 일정 효능에 대한 표현을 통해, 약리를 70여 종의 효능으로 분류하고있다”며 “이들에 대한 문헌적, 실험적, 임상적 근거를 거의 확보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약효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도지약재, 즉 산지에 따른 품질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한 지역에서 나는 어떤 약재가 생산량이 많고 치료효과도 커서 높은 명성을 얻는다는 의미다.
채취시기도 영향을 준다. 약용되는 식물의 뿌리, 줄기, 잎, 꽃, 열매, 씨 및 전초는 일정한 생장과 성숙시기가 있으므로 함유하고 있는 유효성분의 함량도 약용부위와 식물부분의 생장시기에 따라 다르다.
유효성분의 종류와 함량은 약용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약리 작용 또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저장조건, 포제·제형, 전탕시간 등이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약연구의 문제점 및 방향에 대해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인 연구분야는 한약 약리작용 연구, 기전규명-성분분리-신약개발후보물질, 한약표준화 등인데, ▲용량별 약리작용의 차이 ▲지표약리작용 ▲지표성분 등의 연구로 보다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약연구분야 및 목표에 대해서는 한약재표준화기반구축, 한약안전성확보기술 개발, 한약효능평가기술 개발 등을 토대로 ▲세계적 한약제품 생산에 의한 국가 경쟁력 향상 ▲한방 질병 치료 기술 개발에 의한 국민보건 향상 ▲한약의 독성과 부작용 최소화에 의한 한방의료서비스 제고 ▲한약 연구기반 구축에 의한 한약 연구의 세계화 등을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약의 산업화연구
참석자들과의 토론에서 김 교수는 중성약제도의 도입을 특히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약제제는 기시법 등이 없고 문헌에 있는 것을 만들면 되는데, 결국 규격이 안 된 약을 쓰게 되는 것”이라며, “소청룡탕을 예로 들면 규격이 안 된 걸 사용하다보니 먹어도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약의 경우 이미 규격, 독성검사와 임상 2상 이상이 진행된 상태로 한약제제보다는 표준화가 돼 있으나 3종 이상의 복합제제는 규격잡기가 어려워서 만들기 쉽지 않다. 기능성식품의 규제는 거의 천연물신약 수준으로 한가지 약재에 대해 30곳 이상의 재배지에서 평균 유효물질의 농도까지 잡아 평균화 표준화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표준화 작업은 산업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사를 위한 임상 아카데미 살롱이 11일 서울 삼청동 소재 달항아리에서 열렸다. 본초분야 연구동향과 미래예측을 주제로 강의와 토론이 진행됐다.   <신은주 기자>

김 교수는 “제약사들이 국가지원을 받아 한약제제 연구를 하게 된다면 A제약사의 십전대보탕은 관절통에 좋은 효능을 갖고, B제약사의 십전대보탕은 기혈을 좋게하는 효능 등 다양한 규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임상의는 규격화된 것을 쓰기에, 자신이 처방한 약재에 대해서 임상효과, 약재를 가지고 고민할 필요가 없고,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보장을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제약회사에서는 시장이 좁은 한의사를 위해 약을 만들지 않을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충분히 승산이 있고, 정부는 현재 건기식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한약제제의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한의사들의 주장이 있지만 그보다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중성약 제도를 벤치마킹해보는 것이 어떨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중성약제도의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하고, 용어도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중성약제도의 약효를 주장해 환자들에게 적용해보면 기존의 한약제제를 사용할 때보다는 한의사로서 보다 떳떳해질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또 “그동안 천연물신약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중성약제도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그러나 천연물신약은 한의사들이 잘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토론정리 및 임상의가 할 부분
송미덕 한의사를위한임상아카데미 대표는 “이번 살롱은 한의사가 알아야할 본초학적 기본상식부분에 대한 내용을 미리 숙지하고 모였음에도, 약의 산지별 효능차, 유효 사용량, 포제와 전탕방법, 탕제와 산제, 복용 간격, 양약과의 interaction 등 한약을 다루는 여러 부분에 걸쳐 그야말로 표준화되지 않은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토론의 주요내용에 따르면 현재 천연물신약 등 한약을 산업화 하려는 한양방의료계, 약학계, 식품영양학계의 동향은 표준화를 거쳐 임상시험 및 용도별 용량 연구로 진행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의사만이 가질 수 있는 권한은 입법화를 통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한의사를 위한 제도를 만들어야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반드시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법화는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이지만 그 이전에 한의사들의 요구를 통일하고 한의사들이 원하는 바를 정치적으로 제대로 전달할 대표가 필요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약의 효능을 정돈된 표현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괄하도록 규정하고, 각 효능에 대한 논문과 임상에 해박한 그룹이 국회의원 등 입법에 반영할 직군과 소통해야한다. 임상의는 이런 연구동향을 늘 주시하고,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각종 제도마련에 발의할 여론을 형성하고 정부과제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한다.”
기원식물에 대한 문제(자국 종자보호조치, 환경의 영향 등으로 언제 품절될지 모르는 약재 등)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종의 확립, 재배법, 채취법 등에 대한 데이터를 취합하는 것부터 해야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아카데미 살롱은 한의사를 위한 임상아카데미에서 출발한 강의자와 뜻있는 임상한의사들의 토론과 실행 모임이다. 4차 살롱은 11월 1일 열리며, 최혁용 함소아제약 대표가 연자로 초대될 예정이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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