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서 동일 처방 용량 상이… 현대 미터 단위로 환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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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서 동일 처방 용량 상이… 현대 미터 단위로 환산해야”
  • 승인 2014.09.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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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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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서의 현대적 용량 환산 기준 설정 워크숍
원광대 산학협력단 대한한의학방제학회 주최


원광대학교 산학협력단과 대한한의학방제학회가 주최하는 ‘한의서의 현대적 용량환산 기준설정 워크숍’이 20일 서울역 삼경교육센터에서 개최됐다.

한의서의 현대적 용량환산 기준설정 워크숍이 20일 서울역 삼경교육센터에서 열렸다.  <사진=김춘호기자>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발표됐다. 이숭인 동신대 한의대 교수는 ‘상한론 처방 용량에 대한 판본간 비교 연구’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기성한약서 10서에 들어있는 단위표기와 상한론에 있는 단위표기는 한글로 발음 등은 같지만 용량 등은 동의보감과 다르다”라며 “문헌연구의 결론은 판본학적으로 형성시기와 기록형태에 대한 현대 상한론 연구자들의 가치판단에 있는 강평 상한론의 처방 구성을 토대로 하고, 부족한 부분은 송본을 계승한 신교송판상한론의 처방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대한상한금궤의학회는 1냥 2g을 기준으로 해 약 2000여개 이상의 임상사례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고 이것을 기준으로 임상에 응용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상한론의 주요 이론체계인 육경을 중심으로 한 임상연구방법론에서 주요 치료수단인 처방의 약미(藥味)의 중요성을 고려해 올해 출판 예정인 ‘상한론 비교’에서는 1냥 3g 기준으로 환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인락 동신대 한의과대학 교수는 ‘상한론 처방의 도량형 환산’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상한론 처방의 문제점은 판본이 워낙 다양하고 이 중에 정답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면서 “이것을 새로 교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를 판단해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처방명은 같은데 약재의 용량이 상이하고 지금 단위로 환산할 때 워낙 다양한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상한론 원판을 복원해내고 용량을 현대의 미터 단위로 환산하는 게 큰 목표이다”라며 “방법은 고전대로 근거를 추정하고 실물을 측정해 실제로 적용 가능한 범위인가 아닌가 확인하는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기성한약서 처방의 현대적 용량 환산’을 주제로 발표한 김윤경 원광대 한약학과 교수는  “기성한약서의 내용은 전통적인 단위로 돼 있기 때문에 현대적으로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도량형을 환산해야 하고 그 기준이 실제에 벗어난 것이 있기 때문에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10종 기종 한약서의 가장 이른 문헌은 1433년 조선초기의 향약집성방이고 두 번째 처방이 1596년 본초강목이다”라며 “대부분이 명대 이후에 집필 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대(漢代)에는 대소 두 가지 양의 도량형이 존재했다”라며 “오혜(吳惠)의 연구에 의하면 漢代에는 1.2ml를 담는 小銅勺(소동작)과 같은 小量器(소양기)가 있었고 이 작은 용기 외에도 특수제작된 小衡器(소형기)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 “현대 용량으로 환산하면 대체로 10g 내외의 처방으로 1일 2~3 차례 나누어 복용하는데 이러한 처방의 계량 단위를 小制(소제)라고 칭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홍경(陶弘景)은 남조의 양(梁) 나라 때 사람인데 한나라의 제도에 대해 많은 기록을 남겼다”라며 “검은 기장 10알의 무게를 1수로, 6수를 1분(分)으로, 16분을 1근으로 하는 기준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또 “손사막(孫思邈)은 고대에 신농칭(神農秤)이 존재했다고 했는데 도홍경의 「본초서녹(本草序錄)」에 따르면 기장을 사용한 도량형법이 있고 이는 신농이 옛날 저울로 정한 것이며 손사막은 그것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는 “도홍경과 손사막의 환산법에 고증하면 한대의 의약용 도량형 1양(兩)은 약 1g으로 환산된다. 이는 후세학자들의 진한시대 도량형에 대한 고증 결과와 비료하면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은 1929~1959년 사이에 두 차례의 도량형 제도개혁이 있었는데 모두 규정된 한의약의 계량법을 이어 받았고 옛 제도가 변하지 않았다”라며 “1979년에 이르러 중의약의 계량법을 미터법으로 바꾸었고 국제기준과도 궤도를 같이하게 됐다. 최근 계량에 관한 연구가 중국 국가과제로 채택돼 연구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또 “우리나라는 척관법에서 길이는 자를 기본으로 해 배량과 분량이 정해지고 면적은 한 번이 6자인 정사각형의 면적을 1평(坪)으로, 무게는 관(貫)을 기준으로 근(斤)과 함께 사용됐으며 부피는 섬(石, 석), 말(斗 두), 되(升, 승), 홉(合, 홉), 작(勺)등이 사용됐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들의 기본단위는 광무 6년(서기 1902년) 도량형규칙이 처음 공포될 때 이미 미터와 킬로그램에 의해 정의되어 미터법 표준 위에 틀을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보다 11년전에 일본에서 미터법에 의해 정한 값들과 같은 것으로 보아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1905년 제정된 도량형법까지는 우리 단위가 유지되다가, 1909년 개정되면서 일본의 제도를 따르게 됐고 1961년에야 우리 계량법을 갖게 됐다. 그러나 1961년 계량법에는 이미 미터법이 채택됐으므로 우리나라 고유의 단위들을 되찾지 못한 상태에서 국제 단위계로 간 셈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실측을 통한 환제의 중량과 복용량 추정(이부균 부산대 한의대 교수) ▲약물 비표준 계량단위의 고찰(윤성중 경희장수한의원 원장)이 발표됐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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