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외연확대 위해 학술성과 대중성 갖춘 자료 구축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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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외연확대 위해 학술성과 대중성 갖춘 자료 구축 절실”
  • 승인 2014.08.2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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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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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손안에 동의보감' 앱 개발 주역 한의학연 박상영 그룹장

동의보감을 앱으로 만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동의보감의 한자원문과 함께 국·영역문 콘텐츠를 담은 어플리케이션 ‘내손안에 동의보감’(영문명 The Dongui Bogam in my hand) 개발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했다. 이 앱의 개발을 담당한 박상영 팀장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상영 그룹장.

▶‘내손안에 동의보감’ 앱의 개발 배경은 무엇인가.
국사편찬위원회를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조선왕조실록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문학계에 조선왕조실록이 있다면 한의계에는 동의보감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자료접근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초래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종식시키고 한의학의 외연확대를 꾀하기 위해서는 학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자료에 대한 구축과 보급이 절실해보였다.

▶주로 어떤 기능이 수록 돼 있나.
동의보감의 표점된 원문‧국역문‧영역문 전체가 수록돼 있다.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동의보감의 한자원문과 국역문, 영역문에 대한 열람 및 검색이 가능하다. 검색 결과는 표제어(제목)와 본문으로 구분돼 동의보감에 나오는 처방, 본초, 경혈 등을 빠르게 찾을 수 있으며, 표제어의 검색결과를 클릭하면 해당 부분의 열람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 ‘MY 동의보감’에 등록하면 나만의 내용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북마크 기능과 해당 본문에 전체공개 또는 비공개로 설정 가능한 메모를 넣을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여러 기능 가운데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오류신고’ 기능이다. 몇 년 동안 오역을 찾아내고 수정하는 일을 끊임없이 하였지만, 오역이 여전히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수많은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몇 년 내에 해소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내놓았으니 이제부터 이 앱은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장점은 무엇인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콘텐츠 그 자체다. 학술성이 담보돼야만 전문가 집단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오역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앱이라는 한정된 공간 내에서는 다양한 기능 구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능은 이용자들에게 꼭 있어야 하는 것으로 한정했다.
또 수익창출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광고 등을 싣지 않았다. 연구원 로고도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시작하는 페이지에서만 보이게 했다. 이용자가 요구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은 2015년 선보일 웹버전을 통해 구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앱 캡쳐화면.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였으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개발보다는 콘텐츠 구축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콘텐츠 구축에는 그야말로 한의계의 역량이 집중됐다고 할 수 있다. 대한형상의학회에서 국역을 담당했던 청년들은 이미 중년의 한의사들이 돼 있다. 우리는 국역을 직접 했던 분들뿐만 아니라 당시 국역을 기획하거나, 교정을 담당했던 분들의 노고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때문에 앱의 ‘저작권’란에 당시 참여했던 분들의 이름을 다 싣도록 하였다.
초역이 되었던 당시는 번역에 필요한 공구서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번역 관련 문구를 찾아보고 검증하는 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 때문에 우리 연구원에서는 번역된 원고에 대해 꼼꼼한 교열을 할 수 있었다. 이 교열에는 우리 연구원의 고문헌 담당자들이 거의 모두 참여하였다.
영역은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우리 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에서 이루어낸 결과물이다. 지금은 WHO 파견 근무 중인 안상영 박사가 번역어테이블 작성 등의 기초작업을 했고, 영역 실무에서는 경희대 한의대학장으로 계신 김남일 교수를 위시해 의사학교실과 원전교실의 교수들, 한의사들, 그리고 많은 한의대생들이 참여했다.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기획은 2012년 초에 이루어졌다. 이후 대부분의 시간은 국역문 교열에 투여됐으며, 어플리케이션 자체에 대한 개발기간은 6개월이 채 안 되니 긴 기간은 아니다.
이 자리를 빌어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는 바이다. 저자 표기에 신중을 기하였으나 혹 누락된 분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혹 저자에서 누락된 분이 있다면 꼭 연락 주셨으면 좋겠다.

▶개발에 참여한 인원은 누구인가.
어플리케이션 개발에는 우리 연구원의 오준호, 이정현 두 연구원이 주축이 돼 주었다. 각각 한의학, 한문학 전공이지만, 이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 전공의 경계를 훌쩍 넘어섰다. 향후 웹버전에는 더 많은 기능과 풍부한 콘텐츠들이 실릴 예정이다. 웹버전에서도 이들이 주축이 되어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드로이드만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안드로이드는 개발자가 직접 등록을 하는 시스템이지만, 애플의 경우는 애플사에서 등록을 한다. 게다가 애플사에서는 프로그램 개발자에게 등록됐음을 통보해주지도 않는다. 때문에 우리로서도 등록 시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통상적인 소요시간을 감안할 때 8월 말이나 9월 초가 아닐까 가늠하고 있다.

▶앱 개발로 인한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일단 한의학 교육현장에서 보조교재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고, 임상현장에 계신 분들에게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문 전문역자와 인문학 연구자들의 관심도 꽤 높은 편이다. 이분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적인 견지에서 우리 앱을 활용하실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또 기대하는 것은 앱의 무료배포가 전문가들뿐 아니라 한의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의 접근을 유도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한의학의 외연확장을 위해 러시아권에 거점 구축을 추진 중이다. 한의학 관련 외국어 교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에서 이 앱이 적극 활용되고 홍보되기를 기대해본다. 이 앱은 연구원의 자산이 아니라 한의계 전체의 자산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운영계획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앱을 동의보감만을 위해 만든 것은 아니다. 2년을 주기로 교육과 임상에서 절실한 자료들을 추가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다. 때문에 몇 년 내에 학교나 임상현장에서의 풍경이 우리로 인해 많이 바뀌기를 바란다.
그리고 현재는 한문‧국문‧영문으로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만, 조만간 러시아어처럼 시급히 번역이 되어야하는 콘텐츠를 추가적으로 싣고 싶다. 이것은 먼 시기가 될 수 있겠지만,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독자 및 이용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 앱은 한의계의 역량이 집결된 것이며 또한 한의계 사람들의 필수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모두가 주인인 앱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이용자 여러분들의 많은 격려와 관심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부디 자주 이용하시고, 틀린 부분 지적 열심히 해주시고, 격려도 부탁드린다. 또, 한의학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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