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사학회(韓國醫史學會, 회장 맹웅재)는 「의방유취(醫方類聚)」의 가치를 조명하고 관련 연구의 필요성을 짚어보기 위해 ‘의방유취를 통해 본 한의학 전통지식의 가치와 미래’를 주제로 28일 경희대 중앙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의방유취 관련 주제발표를 비롯해 한국 한의학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다양한 학술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의방유취는 세종 때(1445년) 1차 완성된 후 성종 조에 간행된 현존 최대의 의방서이다.

현재 전해지는 양만 해도 266권 264책에 달하며, 200여종 가량의 의서와 의학 관련서가 인용되어 있고 한(漢)·당(唐) 이래로 명(明) 초기까지의 중국 의서와 고려(高麗)·조선(朝鮮) 초기까지 한국 고유의학의 성과를 담고 있는 등 높은 수준의 의학이 집대성된 의서이다.

의방유취는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동의보감(東醫寶鑑)」과 함께 ‘조선 3대 의서’로 불리며 우리 민족의학의 독자적 흐름을 이어간 주요 의서이며 허준이 「동의보감」을 편찬할 때 주요 참고문헌으로 활용됐다.

특히 의방유취의 편찬과정을 보면, 조선의 자주적 의학을 발전시키고 성리학적 이념하에 위민(爲民) 사상을 구현하고자 방대한 의학지식을 정리하고 압축해 국가적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자 했던 조선왕조 의학편찬사업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요성과 의의에도 불구하고 의방유취에 대한 체계적인 대규모 연구가 아직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중국, 일본 등지에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의방유취와 함께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대표적 저서로 손꼽히는 동의보감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에 이미 등재됐고,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인 2013년에는 유네스코 지정 ‘동의보감의 해’를 맞아 산청에서 국제 한의약엑스포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의사학회는 이 엑스포 기간 중 전 세계 전통의학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아시아전통의학대회’를 주관한 바 있다.

한국의사학회가 개최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의방유취를 주제로 열리는 첫 학술대회라는 점에서, 앞으로 의방유취 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지며 조선왕조 의학편찬사업의 의미와 성과를 다시금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의사학회 맹웅재(원광대학교 명예교수) 회장이 ‘한의학과 한국문화’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전(前)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안상우(한국한의학연구원) 교수가 ‘「의방유취(醫方類聚)」연구의 필요성과 의의’로 주제발표를 하며, 그 외 ‘의료체계로서의 조선시대 의서 발간’, ‘경종 독살설 연구’ 등의 학술논문이 발표된다.

이번 학술대회 참석은 관련 연구자, 전공학생 및 의방유취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사전에 한국의사학회(journalofksmh@gmail.com)로 신청 후 참석 가능하다. 또 한국의사학회는 이날 정기총회 열어 회장단을 새로 선출할 예정이다.

김춘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