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제로 끌어들이지 못한 환자, 제제로 공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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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제로 끌어들이지 못한 환자, 제제로 공략하라”
  • 승인 2013.10.1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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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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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국크라시에약품 후지타 카즈요시 부사장

일본 제제시장 성장한 건
복용과 보관 편리해
국민들이 선택한 것


한약제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시장 현황만 볼 것이 아니라 일본 등의 시장 현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제약회사인 크라시에약품이 지난해 12월 한국콜마와 합작법인 ‘한국크라시에약품’을 설립해 한국에서 한약제제를 유통하겠다고 나섰다. 일본 크라시아에서 18년 동안 몸담다가 올 초부터 한국크라시에에 근무하고 있는 후지타 카즈요시(42) 부사장을 만나 일본 시장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어떤 일을 했나.
1995년에 크라시에의 전신인 가네보약품에 입사해 히로시마 지점에서 영업사원을 시작으로 2002년 동일본지사, 2004년 병원부 등을 거쳐 2005년 본사 영업본부로 발령 났다. 2007년도에 회사명이 크라시에제약으로 변경됐고 2012년에 본사 영업본부장을 맡았다. 2013년 1월에 한국크라시에 등기이사로 발령 났다. 1995년부터 일본에서 영업을 주로 담당해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등의 시장현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   

 

▶ETC와 OTC는 어떻게 나뉘어지나.
건강보험을 기준으로 약가가 수주되는데 보험 적용되는 것이 ETC고 그 외에는 OTC다.
일본의 ETC는 총 148품목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대건중탕, 보중익기탕, 육군자탕, 시령탕, 가미소요산, 소청룡탕, 맥문동탕, 작약감초탕, 우차신기환, 방풍통성산 등이 상위 10개 품목이다.

▶일본한약제제 시장 현황이 궁금하다.
현재 일본의 ETC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한약제제 업체는 18개사가 있다. 이 중 쯔무라가 1위를 차지하고 이어 크라시에, 고타로, 오오스키 등의 회사가 있지만 크라시에와 쯔무라가 전체 시장의 90%정도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전체 약재 시장에서 한약제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8%정도다. 비용으로 따지면 전체 약재시장이 약 8조엔이고 이 중 ETC가 1500억엔, OTC가 600억엔을 차지한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한약재의 원산지는 주로 어느 국가인가.
중국산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한약재 자체가 중국서 나오는 제품이 많다. 하지만 현재 중국도 수급이 원활치 않아 제3국을 찾아서 원산지를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현실적으로 일본 한약제제 업체 대부분이 중국 외의 나라를 찾고 있다.  

▶한국이 벤치마킹해야 될 부분은 무엇인가.
일본은 기본적으로 표준탕제 개념이 있어서 제제가 탕제와 가장 가깝게 만들어지도록 설계하고 있다. 제제를 먹으나 탕제를 먹으나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표준탕제라는 개념 자체는 알려져 있지만 활성화 돼 있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 일단 한국에서도 제제를 표준 탕제와 동등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

▶크라시에의 한국시장 공략법을 말해 달라.
크라시에 제품은 탕제와 동등한 성능으로 복용량을 최소화 했다는 것과 안전성 관련 품질시험을 확실히 하고 있다는 점들을 알릴 것이다. 판매는 1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고 갈근탕, 소청룡탕, 작약감초탕, 강조탕 등을 우선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것이다.
또 하나의 공략법은 기존에 나와 있는 한약제제가 아닌 한국시장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서 공급하는 것이다. 이는 어느 곳에서도 진행하지 않았다. 한의사들이 많이 참조하는 것이 방약합편이다. 여기 있는 처방으로 허가를 받고 제품을 만들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몇 개월간 한국시장을 보면서 느낀점이 있다면.
한국의 독특한 탕제문화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환자 체질에 맞는 오더메이드 형태는 매우 합리적이고 좋게 보였다. 또 기본적인 인프라도 굉장히 훌륭하다. 각 한의원에서 개별 추출하는 설비나 시스템이 잘 돼 있다. 탕제와 제제를 비교해봤을 때 품질차이가 많이 난다는 걸 느꼈다. 이런 점을 보고 한국에서는 탕제가 처방의 주류가 되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약제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한다면.
한국의 탕제 문화는 매우 훌륭한 부분이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일부 문제점도 있다. 일단 쓴맛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액상으로 돼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 한국시장에서 탕제만을 고집할 게 아니고. 그동안 탕제로서 끌어들이지 못한 환자들을 제제로 가져와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탕제와 동등한 효과를 내는 제제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탕제와 제제가 동등한 품질로 공존하면서 환자의 특성에 맞게끔 처방하면 좋을 것 같다. 한의사분들께서는 너무 탕제에만 집중하지 말고 동등한 품질의 새로운 시장 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제제도 사용한다면 환자를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은 보험제도 덕분에 한약제제 시장이 컸다고 얘기하는데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일단 기본적으로 보험이 되는 것은 제제 외에 생약과 탕제 등 모두 동등하게 보험이 적용된다. 일본시장에서 제제시장이 커진 것은 국민들이 복용과 보관 등에서 편리해서 선택을 한 것이다. 결코 보험이 됐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제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런 제제를 좋아하는 환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한의원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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