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 가천대 교수 ‘2013요하네스버그 ISO(국제표준화기구) TC249 참가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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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가천대 교수 ‘2013요하네스버그 ISO(국제표준화기구) TC249 참가기’②
  • 승인 2013.06.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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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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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 대한 우리의 태도 정하기(2)
이 글은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남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ISO TC249 제4차총회에 참석해 보고 들은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먼저 ISO를 소개한다. ISO란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tandardization의 약자로 국제표준화 기구이다. 이 기구에는 대략 300개 정도의 Technical Committee가 있다고 한다. 그중 249번째인 TC249가 바로 중국의 발의에 의해 시작된 한의학 관련 기구이다.

이태희
가천대 한의대
방제학 교수
21일 화요일에는 WG1에서 중금속 문제와 부자의 diterpenoid alkaloid 함량기준에 대한 문제를 다뤘고 한약재 앞에 중국산지의 이름을 붙이는 기준안으로 Geo-Herb의 표준안이 제시됐다. 한국안으로 제시된 홍삼에 대한 표준안과 함소아 제약에서 제시한 제형변환에 대한 안이 있었다. 한국안은 WG2의 문제이므로 22일 수요일에 WG2에서 다루기로 했다.
그러나 홍삼에 관해서는 중국측이 의장으로 있는 WG1에서 다뤄야 한다고 고집을 피워서 WG2에서 WG1이 같이 참석하여 논의하자는 독일의 중재안으로 정리가 됐다. 중국측의 중금속 기준은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한 문제인데 이번에 중국은 자기 나라도 지키기 힘든 기준을 제시했다. 유럽은 더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하기를 원했고 다른 국가들은 약간씩 차이를 보였다. 범위를 제시함으로써 기준을 설정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했고 마지막 결론을 확정하는 시간에 변동이 일어나 총회에서 다른 살충제, 미생물 오염 등의 문제를 포괄하는 것으로 수정안을 총회에 제안하기로 했다.
그 다음 부자의 알칼로이드 함량은 0.010%를 미국에서 제시했다. 일본은 자국 기준이 0.043%이었고 한국은 실제로 0.33%여서 이 문제도 타협안으로 최대 허용치와 최소 기준치로 범위를 정하는 것으로 타협안을 제안했고 더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으로 중국산지를 붙인 한약재의 표준안에 대해서는 모든 국가에서 반대해서 다음 단계인 새로운 과제(New Proposal, NP)로 진행하지 않고 계속 논의하는 것으로 되었다. 중국은 자국안을 표준으로 만들어 전 세계에 중국의 자원으로 전통의학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
Joint working group에서는 심지어 처방의 코드를 만들어 표준화하려는 안을 제안했고 여기에는 경희대 양웅모 교수가 대응을 해서 한국의 처방이 있음도 상기시키고 사상의학의 처방도 있음을 상기시키고 보완하려고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기본 방향은 수정하기가 역부족이었다. 저녁에는 인도팀과 단순한 교제 차원에서 식사하며 얘기를 나누었다. 앞으로 인도와 일본의 협조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2일 수요일에는 WG2에서 독일이 제시한 제품화된 약재에 대한 기준설정, 일본이 제시한 한약재 생산에 대한 기준(즉 Good Agriculture Process, GAP), 그리고 한국에서 제시한 홍삼, 함소아 제약에서 제시한 제형변환에 대한 의제가 다루어 졌다. 독일안과 일본안은 무리 없이 진행됐고 홍삼에 관해서는 홍삼의 steaming이라는 것이 전통적 방법이므로 WG1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을 했지만 산업화된 시설에서 제조되므로 WG2에서 다루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에 의해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로 했다. 함소아에서 제시한 제형변환 건은 계속 연구하는 과제로 남게 됐다.
경희대에서 조교시절부터 본 것이 있다. 그것은 앞으로 자원전쟁이 벌어질 것이고 특히 중국에서 생산되는 한약재를 자원무기로 삼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래서 당시 제기동에 있는 한약유통업자에게 중국에서 한약재를 생산해서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검토해 보라고 충고도 한 적이 있다. 학교에는 한약을 공장생산을 위해 전초배양을 해보자고 제안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종자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는 한 개인의 기사를 읽었다.
그리고 아제르바이잔에서 초단기 코스로 교육 받고 침시술을 하는 한 의사를 보았고 1993년에 중국에서 한의사 면허를 국제화할테니 우리는 따라오면 된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독일에서 번역된 한의학 서적과 침과 약물과 관련한 제품을 보았고, 호주에서 전통의약 교육과정에 대한 표준안회의에 참석해 보았고 FHH에서 수치 표준화과정에 참여해 보았다.
현 문명에 대한 비판으로 석유가 고갈될 것을 얘기한다.
그렇다면 Natural Product Medicine이 대안이다. 그런데 자원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그리고 제품화된 약물은 유럽과 일본의 몫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도 있지만 독일안으로 표준안이 설정될 때 어느 정도 만족이 되어 유통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면 한국의 실정은 어떤가. 참담할 정도로 거의 아무 것도 없다. 물론 우리끼리 국내용으로만 있자고 하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국제적인 규정에 의해 국내가 강제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또한 국제시장을 놓치고 국내시장으로만 있기에는 국내시장은 너무 좁다. 그렇다면 국제시장에 대한 대비를 해야하고 그 몫을 주장해야 한다. 그러기에는 국내에서 이루어진 내용이 거의 없다. 그래서 종자, 생산, 제품화된 약재, 유통과정을 담당하는 관련업계를 7~8월 중에 모아서 현 상황에 대한 소개를 하고 대응을 하도록 권고할 생각이다. 농진청, 생산조합, 제약회사 대표, 한약유통실무자를 모아서 대비책을 강구할 생각이다. 사실은 이 모든 문제를 다룰 한약연구소가 필요하고 이미 보건복지부, 한의학연구원에 이의 필요성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타 분야에서는 ISO회의에 회사와 업무관계자들이 참석해서 회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수들이 나설 자리가 아니라고 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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