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음삼양(三陰三陽) 명칭의 의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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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음삼양(三陰三陽) 명칭의 의미(2)
  • 승인 2013.05.3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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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백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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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원장 <주학해의 ‘독의수필’> 다시 읽다: ‘평주독의수필(評注讀醫隨筆)’ <2>

-신형의 분화는 신체의 입체적 분절을 일으켜 안팎으로 장부와 경락을 조성한다. 장부와 경락의 탄생은 생명체 진화의 필연적 결과이다.

[원문 해석] 十二經의 삼음삼양은 그 장부로 고집해서 억지로 合致할 수 없으니, 앞에서 자세히 논변하였다.

십이경의 삼음삼양은 그 명칭이 인간 신형의 分野1)에서 발기하였으니, 분야는 곧 어떻게 삼음삼양으로 분절되었는가? 말하건대, “天地의 뜻에서 본받았다. 南面으로 서 있을 때, 陽明經은 전면에 위치하니 陽氣가 성대한 곳으로 燥氣가 전면에 있음이 아니고, 太陽經은 후면에 위치하니 멀어져 밖으로 나간 곳으로 寒氣가 후면에 있음이 아니며, 少陽經은 측면에 위치하니 전후의 사이이며 火氣가 측면에 있음이 아니다. 三陰經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分野, 方位, 表裏 등으로써 명칭을 정하였을 뿐이고, 風, 寒, 燥, 火, 暑, 濕 등 六氣로써 의미를 일으킴이 아니다. …무릇 사람이 邪氣에 맞는 경우, ‘面部에 맞으면 양명으로 들어 내려가고 項部에 맞으면 태양으로 들어 내려가며 頰部에 맞으면 소양으로 들어 내려간다’고 하였으니, 여기에서 이른 바 陽明, 太陽, 少陽이라고 한 것은 모두 分野로서 말함이고 經絡이나 六氣로서 말함이 아니다.”

[평주] 柯琴은 「六經地面說」을 주창하여 신형을 여섯 개의 地面으로 분획하고 그 지면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허리 위쪽은 三陽의 지면으로, 삼양은 외부를 주재하는데 裏分에 本源한다. 심장은 삼양의 경계가 엇갈리는 지면이다. 안에서는 心胸으로부터 밖에서는 前頂으로부터 앞쪽으로 額??에 뒤쪽으로 肩背에 이르고, 밑으로 足部에 미치고 안쪽으로 膀胱腑에 相合하는 곳까지 태양의 지면이니, 이 經은 營衛를 統領한다. …안에서는 心胸으로부터 胃·腸腑에 이르고, 밖에서는 頭??로부터 顔面으로 말미암아 腹部에 이르며, 아래로 足部에 미치는 곳까지 양명의 지면이다. 心部로부터 咽喉에 이르고, 입과 뺨으로 나와 귀와 눈에 오르며, 비스듬히 정수리에 이르고, 밖으로 脇部에서 안으로 膽腑에 속하는 곳까지 소양의 지면이니, 이는 태양의 다음으로 양명에 가까이 위치한다. …허리 아래쪽은 三陰의 지면으로, 삼음은 裏分을 주재하고 외부에 미치지 않는다. 腹은 삼음의 경계가 엇갈리는 지면이다. 腹部에서 비장으로 말미암아 大小腸腑 및 魄門에 이르는 곳은 태음의 지면이 되고, 腹部로부터 두 신장 및 방광부, 溺道 등에 이르는 곳은 소음의 지면이 되고, 腹部에서 간장을 경유해서 橫膈膜의 위쪽으로 심장에 이르며, 脇肋으로부터 아래쪽으로 少腹과 宗筋에 이르는 곳은 궐음의 지면이 된다. …”고 하였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장부 등 각 器官에 상관없이 신형의 여섯 개 분야는 다음과 같다. 外分은 삼양경이 주재하고 內分은 삼음경이 주재하며, 太陽經은 신형의 心胸에서 背部와 後頭部, 後足部에 이르는 신형의 外後面을 차지하고, 陽明經은 心胸의 식도부위로부터 위로는 안면부위 아래로는 음식의 소화를 담당하는 위부 및 대소장부 부위를 차지하며, 少陽經은 태양경과 양명경이 겹치는 咽喉와 耳目, 정수리, 脇部에서 담부에 이르는 부위를 차지한다. 太陰經은 육부에서 소화된 음식의 精微氣를 받아들이는 부위로, 양명경의 안쪽 면(위부와 대소장부의 오장쪽 면)과 진액을 분리하는 魄門 부위를 차지하며, 少陰經은 신장의 藏器가 위치하는 복부의 下內側과 尿道 등 신체의 最深部를 차지하고, 厥陰經은 腹中의 간장으로부터 횡격막 上部의 心部와 脇肋의 下內側에서 宗筋에 이르는 少腹部를 차지한다. 이 육경의 地面說은 學海가 본문에서 삼음삼양을 방위, 내외, 표리 등으로 분할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면서, 삼음삼양이 결국 六經과 하나임을 표현하고 있다.

삼음삼양의 각 地面을 가로질러 흐르는 각 經脈은 소속하는 臟腑氣를 반영하지만 동시에 삼음삼양의 分野적 위치에 영향받고 있음을 나타낸다. 삼음삼양의 각 분야를 곧바로 각 장부기나 六氣, 經絡 등으로 치환하여 同一視할 수는 없지만, 그 분야를 관통하는 經脈과 경맥을 지배하는 經氣의 성질과 궁극적으로 相通할 수밖에 없으므로, 경맥과 분야를 완전히 별개의 事物로 분리할 수는 없다. 다만 陰陽 極性의 호응으로 맺어진 공간적 유대관계에 따라, 장부지기가 직통하는 五輸穴이 분포하고 있는 사지의 ??膝關節 이하는 장부기[五行氣]의 영향력이 지대하고, 일반 혈자리가 위치하는 體幹部位는 신형 분야의 陰陽屬性[陰陽氣]이 더 강하게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원문 해석] 邪氣가 사람에게 침입할 때는 먼저 皮毛 분야의 틈새로 침습하므로, 경락의 맥관 속은 곧바로 병들지 않을 수 있다.

맥관의 血氣가 융성하지 못하면 사기가 脈中으로 스며들어간다. 陽經으로 스며든 경우가 있고 陰經으로 스며든 경우가 있으며, 사기가 이미 三陰의 분야에 이르렀지만 오히려 맥관으로 스며들지 못한 경우가 있다. 經脈의 氣는 장부에 상통하고 그 機動이 아주 민첩하므로, 사기가 경맥에 침입하면 장부로 침입함을 막을 수 없다. 그러므로 양경에도 裏症이 있으며, 사기가 이미 三陰의 分野에 이르렀어도 아직 맥관으로 들지 못했다면, 이는 곧 삼음의 表症으로 오히려 發汗해서 낫게 할 수 있다. 옛사람들이 「상한론」에서 단지 足經만 언급하고 手經을 언급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는데, 「상한론」 중의 호칭한 바 삼음삼양은 다만 분야일 뿐이다.

足經은 분야가 광대하므로 발현하는 病症이 많고 手經은 분야가 협소하므로 발현하는 병증이 적다. …유독 사기가 분야에만 있다는 것은 皮膚 및 分肉을 개괄하여 말함인데, 病症은 결국 某經으로 쪼개어져 발현해서 명확하게 각기 경계가 있는 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사기의 왕래에는 반드시 그 경로가 있다. 예로 項部에 맞으면 太陽으로 들어 내려가니, 태양의 분야가 사기의 擁滯를 당하면 이 분야 안의 正氣는 곤궁해진다. 정기가 곤궁해지면 경맥 중의 氣와 升降 및 速度가 서로 상응할 수 없으므로, 사기가 비록 맥중에 침입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경맥 중의 正氣는 이미 얽매임을 당하고 있음이다. 그러므로 온몸의 상하에 모두 유독 太陽病症만 나타난다. 얽매임이 오래 끌면 裏分의 正氣 또한 허약해지므로, 사기가 허약함을 틈타 안으로 침벌할 것이다.”

총결한다면, 사기가 분야에 있다면 발현하는 病症도 軀殼의 外表에만 있지만, 사기가 경맥으로 들어가면 발현하는 병증도 반드시 장부의 안까지 미친다. 아직 경맥에 침입하지도 않았는데 때 이르게 裏症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반드시 사기가 三焦에 直中함이다. 삼초에 직중하면 그 장부에 침입함이 또한 쉽다. 삼초는 신형 안의 분야이고 삼음삼양은 신형 밖의 분야이다. 분야는 衛氣의 활동부위이고 경맥은 營氣의 활동부위이다.

[평주] 앞쪽에서 거론했다시피 경맥과 삼음삼양의 분야를 분리된 두 개의 단위로 보는 것은 어폐가 있다. 또 營氣와 衛氣는 서로 호근이 되어 영기가 陽性이 강해지면 위기로 전화하고, 위기가 陰性이 강해지면 영기로 전화하여 一起一伏한다. 그러므로 분야에도 영기가 있고 맥관에도 위기가 있어, 둘은 이미 두 갈래로 쪼개진 分氣이지만 상황에 따라 서로 전화할 수 있는 가역적 관계이다.

太陽病에 있어서 衛分에 사기가 침범할 때 쓰는 麻黃湯과 營分에 침범했을 때 쓰는 桂枝湯이 모두 태양병의 表症을 치료하니, 마황탕이 분야를 계지탕이 경맥을 치료한다고 나누지는 않는다. 모든 것을 차지하고 경맥과 삼음삼양의 同一性은 「소문·음양이합론」에서 삼음삼양의 根起를 거론하면서 ‘太陽의 근기를 至陰, 陽明의 근기를 ??兌, 少陽의 근기를 竅陰, 太陰의 근기를 隱白, 少陰의 근기를 湧泉, 厥陰의 근기를 大敦’이라고 언급한데서 확인할 수 있다. 태양은 태양경이고 양명은 양명경이며 소양은 소양경이고 궐음은 궐음경이며 태음은 태음경이고 소음은 소음경이다.

三陰三陽의 六經은 분야나 지면보다는 ‘分域’1)이라고 호칭함이 더 옳다. ‘지면이나 분야는 단순히 平面的 부분만을 지칭하는 의미가 강해 名義가 實狀을 표현하는데 부족하기 때문이다. 分域은 공간을 立體的으로 분절한 空間的 分體이자 여기에 특정 分氣의 세력이 지배하는 領域이라는 뜻을 내포한다.

태양경은 태양의 분체이자 太陽氣가 지배하는 영역이고, 양명경은 양명의 분체이자 陽明氣가 지배하는 영역이라는 의미이다.’ 인체라는 신형은 피부, 근골, 경맥, 장부 등의 조직적 개별성에 상관없이 모두 血肉으로 이루어져 있고, 하나의 공간적 構造物로 상하 또는 내외 등 二重으로 분절되는 立體像이며, 표리로 중첩되는 층차를 가지고 있다. 이를 양분하면 外上分은 陽分 곧 三陽經의 분역이고 內下分은 陰分 곧 三陰經의 분역이며, 여기에는 장부나 경맥 등도 일괄적으로 포함되고 별개로 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 분역은 곧 신형 전체를 예외없이 분절한 층차적 區劃이다. 이를 表層부터 深層으로 단계를 지어 순서를 매기면, 태양분역[태양경], 양명분역[양명경], 소양분역[소양경], 태음분역[태음경], 궐음분역[궐음경], 소음분역[소음경] 등으로 분절되어 三陰三陽經을 이룬다.

삼음삼양경은 곧 천지라는 무한한 공간 속의 유한한 形體[氣立之物]가 외부와 氣交할 때 분출과 흡입이 이루어지는 터전이자 그 과정의 산물로서, 出入에 따라 파생된 三陰三陽氣의 길항관계를 통해 각자의 직분을 수행한다. 陽分에서, 태양경은 체내의 人氣를 체외로 發散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양명경은 체외의 天地氣를 체내로 吸入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소양경은 出入의 균형이 어긋나지 않고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조절, 중재한다. 陰分에서, 태음경은 양명경으로부터 흡입되어 정화된 水穀氣[精微氣]를 체내로 宣布하고 궐음경은 선포된 氣[氣血]를 저장하거나 분출하여 활성도를 조율하며 소음경은 氣[精氣]를 응축하거나 氣化하여 활동량을 제어한다.

이에 비해 精氣의 축적으로 五行氣의 기세를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血肉의 일부는 오행기의 성질을 바탕으로 혈육을 재구성해서 정기를 담을 수 있는 臟器를 형성하여 오장을 이룬다. 形質은 삼음삼양경의 분역에 포함되어 구속받는다 할지라도 氣質은 음양기로부터 오행기로 승화해서 정기가 가득 녹아든 혈액[精血] 속에 神志를 담아내고, 신지의 의도에 호응하여 升降의 생명율동을 통해 천지에 逆從하는 독립적 생명체[神機之物]로서 생장한다. 오장 오행기의 승강을 통해 발생한 動力은 삼음삼양경의 出入을 일으키는 活力을 공급하고, 출입을 통해 얻어진 외부의 자원은 오행기의 율동을 지속시켜주니, 승강과 출입이 호근하여 연속적인 생명활동이 가능해진다.

오장이 五行의 精氣를 축적해서 생명율동을 推動하는 능력을 배양하고 신형의 모든 生機를 관장할 때, 오장의 意志(神志)를 신형의 각 分域으로 전달하여 유기적으로 일체화시켜주는 直轄經路가 바로 經脈(經絡)이고 그 동력이 經氣이다. 경맥은 장부와 신형을 一體化시켜주는 매개자이고, 분역 안에서 皮, 肉, 筋, 骨, 脈들 사이에 조성된 間隙들이 이어져 생긴 空洞으로, 精氣(經氣)가 가장 원활하게 흐를 수 있는 線形 力場[氣場]이다.

오장이 혈육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精血 속에 神志를 품은 특별 기관으로서 독자적인 영역과 성능을 가지고 있듯이, 경맥도 분역의 일부이면서도 또한 분역을 구성하는 皮, 肉, 筋, 骨, 脈 등과 질적으로 다른 力場을 형성하고 경기를 통해 그 분역을 지배한다. 장부와 형체의 매개자로서 때론 형체로 同調되고 때론 장부로 歸屬되는 이중적인 속성을 가지지만, 그러나 여전히 분역 안에서 만들어져 분역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분역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맺는다면 경맥은 오장을 벗어나 신형으로 스며든 精氣의 파동[經氣]이 왜곡없이 유창하게 전달될 수 있는 분역 내의 線形의 力場이자 신형에서 장부로 직통하는 徑路이다.

1)필자는 본서의 전체에서 원문의 번역이나 인용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分野’ 대신 ‘分域’으로 호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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