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임상가 20-김성수 ‘암 잡는 한의사’ 소람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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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임상가 20-김성수 ‘암 잡는 한의사’ 소람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13.04.0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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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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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 첫 번째 순서는 면역기능 정상화”
한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할 무렵 외삼촌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암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스스로 무력감과 죄책감이 들었단다. 이후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장인어른이 위암 3기 판정을 받고 위암 수술과 항암치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동의보감」을 토대로 기혈을 보하는 약제를 지어 수술 전후 복용토록 했는데, 떨어진 면역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했던 시도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항암치료를 받는 중에 올 수 있는 구역감과 탈모,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이 최소화됐으며, 현재까지 재발하지 않고 좋은 건강을 유지하고 계신단다. 어떻게 보면 가까운 가족들이 자신을 암 치료의 길로 이끈 셈이라며, ‘암 잡는 한의사’로서 암 치료 연구와 임상케이스를 구축해가고 있는 김성수 원장(47·소람한의원)을 만나보았다.

‘한방면역요법’ 12주는 기다림과 믿음의 시간

◇지난 10년간 면역 암 치료와 연구에 매진해온 김성수 원장 <신은주 기자>
▶최근 암 치료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12주 한방면역요법’이란 무엇인가.
12주 한방면역요법은 자연치유력이 원활하게 작용하던 본연의 몸 상태로 되돌리는 치료법이다. 12주는 이를 위한 기다림과 믿음의 시간이다. 12주가 암환자와 가족들에게는 너무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시간동안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
암의 원인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감정과 성격, 외부의 스트레스 등 정신적 원인을 꼽는다. 사람의 정신활동을 칠정[희(喜), 노(怒), 우(憂), 사(思), 비(悲), 공(恐), 경(警)]으로 나누고, 이들 중 어느 한 곳으로 반복적으로 장기적 자극이 오면 몸 속의 기와 혈, 음과 양의 균형이 깨지고, 나아가 오장육부에 영향을 끼친다. 그런가하면 오장육부의 기능이 허약하거나 이상이 있을 때에도 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외부적으로 기후와 환경의 갑작스런 변화나 잘못된 식습관 역시 암의 원인으로 본다.
「외증의안회편(外證醫案 編)」 중에서 “인체의 정기가 약해지면 암을 일으킨다(정기허즉성암 正氣虛 成癌)”이라는 말이 있는데, 같은 이치로 「동의보감」에서는 “정기를 보하면 적은 저절로 사라진다(양정적자제 養正積自除)”라는 말이 나오듯, 암의 원인도 정기에 있으며 암을 치료하는 핵심도 정기에 있다는 것이다. 결국 암은 면역에 달린 셈이며, 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면역기능을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당연한 순서이다. 즉 우리 몸의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면역세포들을 활성화함으로써 암세포를 몰아내는 일련의 치료과정, 그것이 바로 한방면역요법의 핵심이다.

▶암 치료의 효과적 적용 사례를 소개하자면.
2009년 70대 후반의 여자 환자가 내원했다. 몸의 절반이 마비된 상태로 보호자 서너 명의 손에 이끌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 왔다.
환자는 10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뼈에 암이 전이된 것이었다. 환자는 항암치료를 감당하기에는 워낙 쇠약해 손을 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환자는 당시 내가 출연하던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면역요법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아왔다는 것이다.
내원 당시 항암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있던 상태였기에 단독치료를 진행했다. 산삼을 나노분말로 만든 면역단을 매일 복용토록 했고, 보호자에게 뜸 치료 등을 가르쳐주어 자가치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두 달여 지난 어느 날 늘 의지해오던 휠체어에서 일어나 직접 지팡이를 짚은 채 나타났다. 치료 7개월째 되는 날에는 환자의 몸을 점령했던 암세포가 거의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증 또한 줄어들면서 이후 건강해졌다. 그로부터 2년 후 환자는 운명했다. 하지만 병원 내원 당시 길어야 3개월이라고 했던 환자가 거의 여든이 다 되어 운명한 케이스를 보고, ‘한방으로 암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과 희망을 찾았다.

▶암 치료에 있어서 한방과 양방의 장단점은.
한방과 양방 사이에 선을 그어놓고 어느 치료법이 맞느냐는 식의 이분법적 인식은 사라져야 한다고 본다. 환자 중심에서 환자가 암을 이겨내고 건강해질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이라도 수용할 수 있는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원화된 의료제도 하에서 의사와 한의사 간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있고, 암을 치료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상충되는 의견이 많다.
소람한의원에서는 한 가지 대안으로 복수 면허를 가진 원장님 두 분을 모셔 협진이 가능케 했다. 한·양방 협진으로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도 넓어졌다.

◇김 원장이 환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암치료를 위한 자신만의 공부법 및 연구법이 있다면.
기본적인 근거는 「동의보감」에서 찾는다. 오래전부터 공부해온 「동의보감」을 토대로 약물 및 처방에 대한 근거를 찾고, 지금도 수시로 본다. 그리고 임상에서의 노하우를 쌓는 것도 중요한데, 주로 환자별 치료케이스를 모아서 그에 따른 처방공부를 따로 하곤 한다. 소람한의원에는 나를 포함해 대표원장 3명과, 9명의 원장이 있다. 정기적으로 모두 함께 모여 스터디를 한다.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필요한 처방을 교류한다. 특히 케이스별로 이런 케이스에는 이렇게 처방했더니 이렇더라는 경험을 서로 배우면서 임상의 케이스를 확대해가는 것이다.
소람한의원 스터디에서는 임상케이스 뿐 아니라 환자를 위한 마인드를 배울 수도 있다. 의료진 개인적으로는 사상도 하고 상한론도 하는 등 조금씩 관심분야가 다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환자를 치료하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난 처방을 적용한다. 의료진이라면 개인의 지식에 대한 욕구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처방을 써보고 싶어’라는 마음과 ‘이 처방이 환자를 위한 것’이라는 마음가짐은 그 결과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앞으로의 계획은.
소람한의원을 개원한 지 만 2년이 됐다. 처음과 비교해 현재 환자 수가 20배 정도 증가한 것 같다. 누적 환자 수는 현재 5000명 정도이다.
한의사가 암을 치료하는 것은 결코 새롭지는 않다. 오래전부터 암은 한의사의 영역이었으니까 말이다. 다만 새롭지는 않더라도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고 싶다. 즉 의료진의 치료가 단순히 ‘근거중심’이 아니라 ‘환자중심’의 치료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 물론 근거는 기본이 돼야 하고, 그것을 전제한 후 환자중심의 치료가 중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 환자 중심의 통합암센터를 만들고 싶다. 한·양방 협진이 원활히 이루어져 암 환자가 수술, 항암치료, 수술 후 예방치료 등의 전체적인 케어가 한 곳에서 가능토록 실현해갈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한방의 치료효과를 연구한 SCI급 논문을 발표할 것이며, 그것을 임상과 연결 지어 근거를 탄탄히 다져놓고자 한다. 그렇게 기반을 다진 후 환자가 치료의 주도성을 가질 수 있도록, 그들이 희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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