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장고:분노의 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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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장고:분노의 추적자」
  • 승인 2013.03.2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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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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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로맨티스트, 복수의 끝에서 놈을 만났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듯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흑인 노예제도를 다룬 작품들이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그 중 한 작품이 지난 주에 소개했던 ‘링컨’으로 노예제 폐지를 위해 고뇌하는 링컨 대통령의 모습을 진중하게 그렸다면 이번 주에 소개하는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흑인 노예들의 화끈한 복수를 보여주면서 오랜만에 서부영화의 참맛을 선사하고 있다.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 제이미 폭스, 크리스토퍼 왈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사무엘 L. 잭슨
남북전쟁이 발발하기 2년 전, 치과 의사에서 현상금 사냥꾼으로 전향한 독일인 슐츠(크리스토퍼 왈츠)와 그에 의해 자유를 얻은 흑인 장고(제이미 폭스)는 함께 악당 사냥에 나선다. 그 후 장고는 백인들이 강제로 헤어지게 한 아내와 재회하기를 원하고, 슐츠는 미시시피 대농장의 악랄한 지주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집에 있는 장고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 함께 떠난다.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1966년 세르지오 코르부치 감독의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인 ‘장고’를 미국의 숨기고 싶은 치부였던 흑인 노예제도에 대한 이야기로 각색하면서 액션과 긴장감 가득한 영화로 변모시켰다. 그러나 영화의 상영 시간이 2시간 45분으로 좀 긴 편이라 지레 겁을 먹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의외로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그 이유는 할리우드 악동 감독인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답게 수다스러운 대사와 B급 무비다운 촬영 기법들을 물씬 풍기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래이’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제이미 폭스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전 작품인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로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던 크리스토퍼 왈츠의 콤비 연기가 최고의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또한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하면서 출연분량이 생각보다 짧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인상을 남기고 있으며, 사무엘 L. 잭슨의 흑인 앞잡이 역할 등이 꽤나 리얼하게 그려지면서 영화적 재미를 높이고 있다.

그리고 원조 장고인 프랑코 네로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카메오로 출연하는데, 이 중 타란티노 감독이 등장하는 부분은 관객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펼쳐지는 부분이기도 하면서, 타란티노 감독의 극중 최후의 모습이 독특하게 표현되면서 관객들에게 깨알 같은 재미를 주기도 한다.

이처럼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개개인의 복수를 다룬 여타의 영화들과 달리 노예제도에 대한 백인들의 반성을 독특한 시각으로 표현한 각본과 훌륭한 연기들이 잘 어울리면서 재미있고 통쾌한 영화를 기다렸던 영화팬들을 사로잡을 준비가 된 작품이다. 그로인해 2013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하여 여러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단,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총격장면에서 피와 살점이 튀는 혐오스러운 부분도 있으니 영화 관람하기 전에 꼭 유의해야 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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