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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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
  • 승인 2003.06.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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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한계와 인간본성


오늘 아침에도 게으른 몸을 이끌고 일을 위해 일어나려는 순간에 드는 생각 “뭐 때문에 이렇게 살아야 하는거지”, 동시에 떠오르는 힌두교의 어느 성자의 말 “인간은 자신이 분명히 죽는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순간, 욕망에 사로잡힌다”.

왜 나 자신을 이렇게 움직거려야 하는가.

언젠가 이야기 했듯이 “인간에게 가장 확실한 것은 분명히 죽는다는 것이며 가장 불확실한 것은 그때가 언제인가라는 것이다”는 라틴어 속담을 항상 기억하며 살아간다.

개인적으로 여런저런 화두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몸짓을 하고 있지만 항상 머리 속에 싸여있는 생각중의 하나는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것과 개인적으로 귀찮다는 것과 도대체 인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인간이 무엇이라는 질문에서 현대과학의 성과물들을 제외할 수가 없다. 이전까지의 추상적인 인간에 대한 정의들 중의 상당수가 현대과학에 의해 그 존재근거를 잃어버렸거나 혹은 재해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명의 본질, 그리고 인간의 본질에 있어서 현대 과학의 이야기들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가공할 만한 함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인간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생명복제의 영역에 접어들었으며, 우리가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비육체적인 자아의식의 영역에 대한 통계학적, 인지과학적, 생화학적인 진화심리학적 분석이 서서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본연이라고 생각되었던 정신적 육체적인 특성들이 동물계와 그리 다르지 않으며 이미 우리는 다른 지구의 다른 환경들과 다른 동물들과 그리 질적으로 구별하기 모호한 경계를 가진 존재일 뿐, 과학은 그 차별성보다는 이미 연속성을 냉정하게 토해놓고 있다.

우리가 우리자신의 자아에 대해 그렇게 열정하고 있지만, 오히려 자기 자신은 인정하기 싫을 수도 있지만 육체적으로 튀어오르는 욕망과 그 변형체인 사회적 야망을 무제한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시스템을 보존을 위한 프로그램에 가까울 수도 있다.

45세의 젊은 나이에 노벨상을 수상하고, 일생을 생명에 대한 탐구에 헌신한 백발의 노학자가 들려주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는 흔히 (분)과학자라는 한계를 넘어서는 거대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신화에서부터 현대과학의 탄생과 유전학과 과학의 한계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들은 스스로를 과학자이며 또한 (분)과학의 탐구의 도구가 아닌 인간 탐구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이 평생을 바쳐온 과학의 한계에 대해 솔직한 담론을 펼쳐낸다.

“생명의 의미는 무엇인가? 만물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지구 위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과학은 이러한 문제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서구에서 300여년 그리고 전인류의 공통된 자 연관으로 등장하기 시작한지 50여년의 역사를 가진 과학은 그 맹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간본연에 대한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아니 “인간 두뇌는 자신의 두뇌를 이해할 능력이 없을 수도 있다.” “우리는 핵산과 기억, 욕망과 단백질의 가공할 혼합물이다. 저물어 가고 있는 지난 세기에 핵산과 단백질이 우리의 마음을 온통 사로 잡았다면 다음 세기의 관심사는 기억과 욕망이 될 것이다. 이러한 물음에 대해 누가 대답해 줄 것인가?”

권 태 식(서울 구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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