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의대사(國醫大師)’의 학술사상과 임상실천 소개(38) 열병 치료의 권위자 장징런(張鏡人)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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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의대사(國醫大師)’의 학술사상과 임상실천 소개(38) 열병 치료의 권위자 장징런(張鏡人) (上)
  • 승인 2013.01.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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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담

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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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과 온병의 융합 제창…사기 제거 중시

장징런(張鏡人·1923~2009). 상해시 제일인민병원 주임의사, 교수, 저명한 중의이론가이자 중의임상학자이다. 임상에서는 열병을 치료함에 있어서 ‘상한과 온병의 융합’을 주장하였다. 치료에서 사기를 제거하는 것을 가장 중시하였다. 내과잡병을 치료함에 있어서는 동원의 비위학설을 지지하였으며, 급성감염성질환, 만성위축성위염, 병독성심근염 및 후유증, 관심병, 만성신염, 만성신부전,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등 임증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1. 생애
1923년 상해시의 중의세가에서 태어났다. 자는 춘지엔(存鑒). 루상장씨내과(瀘上張氏內科)의 제12대 전인이다. 소년기부터 중의교육을 받았으며 1941년 부친을 따라 진료를 시작했고, 1945년부터는 스스로 환자를 보기 시작했다. 1950년 상해 숭산구(崧山區·현재의 노만구(盧灣區)) 의료종사자협회의 주임위원에 뽑혔다. 1952년 상해시 중의학회가 결성되면서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같은 해 상해시 위생관련종사자협회의 상무위원직을 겸임하였다. 중화민국 건국 초기에는 스스로 개인진료소를 처분하고, 상해시 위생국에서 중의과 부과장, 중의처 처장 등을 맡았다. 상해중의학원 및 중의의료 기구 건립 프로젝트를 기획, 실행하여 중의사업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상해시 제일인민병원 중의과 주임, 중의기혈이론 연구실 주임, 상해의과대학교 교수, 상해시 위생국 부국장 등을 역임하였고 전국 중의약학회의 부회장, 상해시 중의약학회 이사장, 상해 중의약대학, 상해시 중의약 연구원 전문위원회의 고문을 맡은 바 있다. 상해시 제6기 정치협상회의 위원회 상무위원의 신분으로 제7회, 8회 전국정치협상회의에 참석했다.

1990년, 국가 인사부, 위생부, 중의약관리국에서 진행한 ‘제1기 전국 명노중의 학술경험 계승 프로젝트’의 지도교수로 선정됐고, 1991년에는 국무원이 선정한 정부특별 보조금 수여자로 지정됐다. 1994년에는 국가 인사부가 지정한 종신교수로 임명됐고, 제1회 상해시 명예의학상을 받았다. 1995년에는 ‘상해시명중의’칭호를 최초로 받았으며 2009년 4월 인력자원부, 사회부장부, 위생부, 국가중의약관리국으로부터 제1기 ‘국의대사’에 위촉됐다.

2. 학술사상과 특징
평생을 교육과 의료사업의 발전에 애써온 장징런 교수는 급성 감염성질병, 만성위축성위염, 병독성심근염으로 야기된 후유증, 관심병, 만성신염, 만성신부전, 루푸스병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탁할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장교수는 60년에 이르는 임상생활 동안 자신만의 독특한 임상경험과 학술사상을 형성했다.

(1)열병 치료에 있어서 ‘표(表)’와 ‘투(透)’에 중점을 두고, ‘상한’과 ‘온병’의 융합을 제창하다
장교수는 외감열병(外感熱病)의 치료시 거사(祛邪)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거사의 방법으로 ‘표’와 ‘투’를 중시했다. 열병의 초기에는 소풍해표발한(疎風解表發汗)을 치료 원칙으로 삼고, 병사가 인체로 침투해 들어오면 청사이열(淸寫里熱)을 위주로 투열전기(透熱轉氣) 법을 쓴다. 만약 습(濕)을 겸하면 화습약을 더하고 열사가 영혈(營血)에 있을 시에는 청영사열법으로 치료한다. 장교수는 병정의 진행상황에 의거해 각기 다른 치료원칙을 제시했고, 이러한 치료원칙에는 시종일관 ‘표’와 ‘투’의 법이 투영돼 있다.

장교수는 가학(家學)을 계승하는 동시에 장중경, 오국통, 섭천사 등 명가의 이론과 경험을 적극 수용하였으며, “옛것을 배우되 얽매여서는 안 되고, 옛것을 중시하되 새로운 것을 경시해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열병의 치료에는 해표(解表)와 투리(透里)의 법으로 거사 하는 것이 요점’이라는 독창적인 학술사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열병의 중의치료에 있어서 상한과 온병의 분쟁은 예로부터 이어져왔다. 하지만 장교수는 ‘상해장씨가족의 상한열병임진증치신전(上海張氏家族對傷寒熱病臨診證治薪傳)’에 “상한과 열병의 분쟁은 불필요한 것으로 본다. 섭천사, 오국통은 각각 ‘위기열혈변증’과 ‘삼초병증’을 제창하였다. 두 선현의 이론과 경험은 상한론의 변증논치를 기초로 하여 보다 구체적인 응용방법을 보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장중경 학술에 대한 심오한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오국통의 삼소음(三消飮)이나 섭천사의 위기영혈 변증과 같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겠는가? 의심할 여지도 없이 온병학설은 상한론의 이론사상을 빼고 논할 수가 없으며, 상한론은 온병학설과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인해 열병에 대한 변증논치의 내용이 더욱 풍부하고 폭 넓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라고 서술하여 상한과 온병의 융합을 주창하였다. 또한 장교수는 “상한과 온병의 결합은 쉬우나 나누기는 쉽지 않다. 요점은 그들의 이론사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실제 임상에 응용하느냐는 점이지 결코 쟁론의 대상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라며 상한과 온병의 결합을 일관성 있게 주장해왔다.

상한의 범주에서 열병의 발생을 보자면 신감외습(新感外襲)과 복기내발(伏氣內發)의 두 가지를 벗어나지 않는다. 신감외습은 또다시 한(寒), 온(溫)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외사의 침범은 표에서 이로 진행되는 것으로서 치료 시에는 한, 온 모두 표산(表散)법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복기는 신감에 의해 유발되어 이에서 표로 진행되는 것으로서 치료 시에는 투달(透達)하는 치법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양명부증(陽明腑證)에 하사법으로 열사를 체외로 배출하는 것을 제외하면 신감과 복기의 배출은 모두 기표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표’와 ‘투’는 실질적으로 상한임증치료의 중심고리라고 볼 수 있다. 신감의 치료에는 ‘표투(表透)’법으로 사기가 더 이상 진입할 수 없도록 하고, 복기의 치료에는 ‘투표(透表)’법으로 사기가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촉진시킨다. 이러한 ‘표’와 ‘투’의 치료 원리는 장교수의 60년에 달하는 임상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두 가지 기본원리이다.

상기 서술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상한과 온병의 치료는 해표와 투리의 두 가지 기본 법칙을 벗어날 수 없다. 장교수는 임상에서 두시(豆 )의 사용을 선호하는 편이다. 두시는 ‘표’와 ‘투’의 작용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신감과 복기의 치료에 가장 적합하다. 개두시(盖豆 )는 두시를 마황물에 재운 후 말린 것으로, 복기내발로 인해 야기된 질환 중 한사가 편중(偏重)한 증상의 치료에 아주 효과가 좋다. 두시가 배오되어 있는 총시탕( 湯), 치시탕(梔 湯), 흑고탕(黑膏湯) 등 열병의 각 단계에서 쓰여지는 처방들은 장씨 가문이 수대에 걸쳐 쌓아온 임상경험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위분증에는 총시탕을 가감하여 처방한다. 남방의 기후는 대체로 덥고 습해서 북방의 한사음응(寒邪陰凝)한 기후와는 대조적이다. 따라서 열사나 습사를 도와 병을 가중시킬 수도 있는 마황, 계지와 같은 신온한 약재나 금은화, 연교와 같은 신량한 약재는 위분증의 치료에 적합하지 않다. 총백과 두시의 조합은 비교적 온화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약간 신온하고, 발한을 하되 음을 상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위분증의 치료에 적합하다.

만약 표사가 비교적 위중하여 발열, 두통 및 전신의 통증을 동반할 시에는 시호, 갈근 등의 약재를 더한다. 기분증에는 치시탕을 가감하여 처방한다. 치시탕은 두시의 해기작용과, 치자의 청열작용이 어우러져 기분증의 치료에 적합하다. 만약 표사가 위중할 시에는 시호, 우방자, 형개를 더하고, 이열이 성할 시에는 지모, 연교를 더한다. 영분증 또는 혈분증에는 흑고탕을 가감하여 처방한다. 생지와 두시를 배합하여 양혈산혈(凉血散血), 식풍(息風), 청열거담(淸熱祛痰)의 작용을 한다.

장교수는 온병 치료에 있어서 “땀이 나지 않으면 두시를 쓰고, 땀이 나면 두권을 쓴다. 열이 심하면 생지를 쓰고, 진액이 상했으면 석곡을 쓰며, 열사가 축적되어 진액이 소모되면 생지와 석곡을 동시에 쓴다”라며 온병 치료경험의 정화를 요약한 바 있다. 장교수는 이러한 치료경험을 운용하여 스틸병(Still’s disease), 거대세포바이러스(HCMV) 감염증, 급성담도감염, 췌장염, 당뇨병감염합병 등의 병증에 좋은 치료효과를 거두어 중의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다음호에 계속)

허담 / (주)옴니허브 대표, 한의사
번역 및 자료제공
옴니허브 북경연구소 김창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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