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홍보는 곧 소통과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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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홍보는 곧 소통과 공감이다
  • 승인 2012.09.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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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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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호
부산 공감한의원 원장
부산광역시한의사회 홍보이사

개인적으로 굉장히 논리적이고 냉철한 지성을 갖지 못해 누군가를 논거에 의거, 따지고 방어해내는 능력이 썩 좋지 않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남들이 못 보는 부분을 캐치해 내는 것에 더 흥미를 느끼기에 이 두 능력은 공존하기 어려운 것임을 인정하고 한의계의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

홍보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누군가가 갑자기 물어본다면 ‘소통’과 ‘공감’이라고 즉답할 정도로 이 두 단어는 광고나 홍보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외부홍보도 중요하지만 내부홍보도 중요한 요즘 우리 한의계에 소통과 공감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서로 소통의 통로가 부재하면 결국 내편이 하는 말은 무조건 옳고 우리 편을 욕하는 상대는 무조건 적이 된다. 균형 있는 중간이 없어지고 어느 편인지 강요받게 된다.

이럴 때 한의계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보면서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내부홍보도 결국 홍보의 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공중보건의 시절에 부산시회 이사직을 맡기 시작하면서 자연히 선배 세대들과 많이 교류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보니 분회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지부 이사를 하면서 분회를 나가도 모르는 얼굴이 거의 대부분이고 분위기도 재미가 없어서 일반 회원들은 꾸준히 출석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계속 나오다보면 조금씩 얼굴이 익숙해지고 편해지기 시작한다.

지금 한의협과 일반 회원들의 거리감은 분회에서부터 좁혀나가야 한다. 신규 개원의나 젊은 회원들은 일단 분회에 참석하기를 권한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으니 주변의 비슷한 세대 원장님들이나 선후배를 알아보고 함께 나오길 권한다.

그래야 일단 한의협에 주장할 것들을 주장할 수 있는 조건이 성립한다. 물론 한의협 회비도 내키지 않더라도 내고 시작하자. 그래야 젊은 회원들이 목소리를 내도 기성세대 기준의 정당성이 부여된다.

그리고 선배 원장님들이 적극 도와주셔야 한다. 신입회원들을 도와주고 감싸주고 분회에서도 신입회원들이 어색하지 않도록 많은 배려와 행사준비가 있어야 한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2~30대 혹은 40대 초반 회원들이 적극 회무에 참여하고 한의사회 전체가 발전하기 위해 젊은 회원들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키워야 한다. 그들에게 ‘중앙 대의원’ ‘지부 대의원’을 맡겨야 한다. 지난 9월 2일 임시 대의원총회 때 대의원 분들을 보니 평균 연령이 40대 중반 혹은 50대 정도로 보였다. 하지만 한의사 평균 연령은 38세라고 하고 30대의 젊은 회원들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들에게 회무를 맡기고 30대 회원들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그래야 회무에 참석하고 한의협 회비 수납률(한의협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도 높아진다. 기존의 분회장하고 자연히 대의원하거나 연배가 높아서, 선배니까 대의원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분이 있다면 한의계는 점점 소통이 안 되고 신세대와 구세대, 한의협 임원과 일반 회원들의 괴리는 커져 갈 것이다. 하고 싶어서 하는 대의원이 아니라도 분회장을 중심으로 다음에는 젊은 대의원을 배출하고 그들에게 젊은 회원들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원래 나오던 분회 회원들만 가지고 대의원을 뽑으면 기존의 틀을 절대 벗어날 수 없다. 한의계가 소통할 수 있고 건강한 미래를 위해 협력해 나가려면 젊은 세대의 고충을 듣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자신의 미래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젊은 한의사들의 미래를 현재 대의원 구성으로 책임진다는 것은 아들의 미래를 아빠가 투표하는 것과 똑같은 일이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을 젊은 세대가 놓쳐서는 안 된다. 선배 한의사들이 말이 안통하고 답답한 세대로 보이지만 그 분들 역시 한의학에 대한 사랑은 가슴을 가득 채울 정도로 뜨겁고 지난 시절 한의학의 시련을 최전선에서 막아 오신 분들이다. 그리고 얘기를 나누다보면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며 후배들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다. 이제 후배들은 분회에 참여하도록 노력하고 선배들은 후배들을 포용하고 책임을 나눠 주어야 한다.

기성세대가 되면 ‘젊은 애들은 잘 몰라’라고 생각하고, 한의협 임원이 되면 ‘일반 회원들에게 말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생각이 결국 세대 차이를 불러오고 한의협과 회원들을 갈라놓게 된다.

지금의 세계 각국은 권리를 이양하고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꾸고 함께 살고자 하는 조직이 더 잘살고 발전하는 시대다. 닌텐도의 게임기는 소니 제품보다 성능이 2~3배 떨어지지만 시장점유율이 더 높다.

성공 이유는 협력 업체를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었으며 이익구조를 투명화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더 많은 협력 업체가 더 많은 소프트웨어를 생산하여 수직적 구조의 소니를 이기게 되었다.(게임기는 소프트웨어가 많아야 인기를 모은다.) 이것이 바로 소통과 공감의 승리다. 한의계가 살길을 닌텐도의 성공에서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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