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밥상(20) - 박찬영(서울 어성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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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밥상(20) - 박찬영(서울 어성초한의원) 원장
  • 승인 2012.06.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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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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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효소선식’ 점심에는 ‘자연식이’로 건강하게

“우리는 흔히 ‘잘 먹고 잘 싸는 게 건강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저한테는 싸는 문제가 평생 퀘스천 마크였습니다.”
서울 어성초한의원 박찬영 원장(45)은 ‘과민성 대장증상’으로 20여 년간 고역을 치렀다. 대학시절 식사량이 보통사람의 2배 이상으로 많았지만 대변은 일주일에 한번 보고, 그 양도 매우 적었다. 변통이 되지 않아 몸 속에 쌓이고 쌓인 독소 때문에 피부와 얼굴에는 왕여드름이 끊이질 않았고, 몸 이곳저곳에 종기도 생겼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장은 더욱 나빠지기 시작했다.
박 원장은 대장암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현대사회에 자신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겠다는 절박한 마음에 본격적으로 병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했다.

장에 좋다는 비방들을 어렵사리 구해 달여 먹기도 하고, 자신의 체질에 맞는 한약들을 순서대로 복용하기도 하는 한편, 다시마환, 청국장환, 요구르트, 발효식품, 효소식품 등 장에 좋다는 약과 기능성 식품들까지 안 먹어 본 게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과민성대장 증상은 약으로 치유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단다. 아무리 좋은 약과 식품을 먹는다 해도 삼시세끼 음식을 적절히 통제하지 않고서는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그 효과도 오래가지 못했다.
그래서 박 원장은 음식관련 책을 수없이 읽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세뇌가 되어 자연히 식이요법을 실천하게 되었다.

음식의 주재료 못지 않게 중요한 양념
처음에는 비빔밥이나 된장찌개, 순두부 등 웰빙건강음식 위주로 먹었음에도 오후가 되면 속이 더부룩하고, 몸이 붓는 등 장과 변의 상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때 깨달은 것이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질 나쁜 양념으로 요리했다면 건강한 음식이 될 수 없다는 것. 시중에서 시켜먹는 음식의 요리과정과 양념이 문제였다. ‘왜?’라는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결국 그는 「양념은 약이다」라는 책도 쓰게 됐다.

“양념은 음식 맛을 강조하거나 오래 보존하기 위한 부차적 수단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기, 생선, 야채, 과일, 곡류 등 음식의 몸통에 해당하는 주재료에만 관심을 가지고, 양념에 대해선 관심이 부족한데, 음식의 주재료가 몸통이라면 양념은 혈액입니다. 사람도 혈액이 탁하면 병이 오듯 음식도 양념의 질이 나쁘면 아무리 1등급 유기농재료를 쓰더라도 음식물이 오염되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는 양념은 인간이 화식(火食)과 재배식·사육식을 하면서 나타난 각종 영양 결핍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낸 해법이라며, 재배식물은 야생식물보다 비타민, 미네랄, 효소,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이 절반 수준으로 적어 양념은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념의 어원은 약‘藥’자에 생각 ‘念’자로, 양념을 약처럼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같은 맛이 나는 양념이라도 천연 양념과 나쁜 양념의 차이는 매우 큰데, 나쁜 양념의 부작용이 아토피염, 피부염으로 바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수십 년간 몸에 조용히 누적됐다가 암처럼 큰 병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박 원장은 “가령, 천연식초는 곡물이나 과일을 일차 발효시켜서 술을 만들고, 그 술을 또 한 번 발효시켜야 완성되는데 그 숙성 과정이 최소 6개월 이상 걸린다”며, “식초 자체는 산성이지만 대사과정을 거치는 동안 인체를 알칼리화시키는 힘이 있고, 세균의 세포막을 파괴해 음식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가 사먹는 양조식초는 알코올에다 초산균을 넣고 기계 속에서 하루이틀간 속성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보니 값이 싸고 영양가도 10분의 1 이하로 하락한다는 것. 그보다 더 안 좋은 것이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빙초산인데, 빙초산은 발효 과정을 생략하고 석유를 정제하여 얻기도 해 알레르기나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며, 인체의 점막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고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질 좋은 양념에는 미네랄과 비타민, 효소 등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가득하다”며, “인체의 해독제이자 소염제, 청혈제 역할을 하는 진짜 양념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천연상태의 가장 질 좋은 미네랄제가 천일염인데, 모든 생명은 바다에서 탄생해서 진화했기 때문에 바닷속 소금의 농도와 구성성분 및 미네랄 등은 생명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적화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천일염을 고온에서 구워 불순물을 없앤 죽염도 좋은데, 소금은 구울수록 알칼리화되고 항산화 작용이 강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금의 짠 맛을 대신하는 양념으로는 함초를 추천했다.
이 밖에도 정제 설탕 대신 쓸 수 있는 감미료로는 꿀, 조청, 배즙, 포도시럽, 메이플시럽, 매실청, 구기자청 등이 있다.

아침=효소선식,  점심=자연식이
5년 전부터 그는 자연식이요법으로 바꾸면서 ‘과민성 대장증상’도 완치했다. 아침에는 효소선식을 먹는다.
“효소 선식은 곡류의 싹을 틔워서 발효시킨 후 효소처리를 한 것으로, 재료 고유의 비타민과 미네랄 효소 등이 고스란히 살아 있어 곡류의 영양치를 최대치로 높여 먹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점심은 양념이 거의 필요 없는 자연 그대로의 식단으로 구성한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토란, 연근, 밤 등 쌀을 대신할 만한 탄수화물로 구성하고 발효음식의 대표인 김치와 야채, 과일을 먹는 것이 최고의 식단이라고 소개했다. 

박 원장은 이렇게 아침, 점심 식단을 바꾼 이후부터 6개월 사이에 82kg이던 몸무게가 자연스레 7~8kg 감량되었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몸안의 독소들이 모두 빠져나간 것이다.
“현대의 질병은 유입되는 독소량에 비해 배출되는 독소량이 적어지면서 체내에 축적되는 독소가 천변만화해서 일으키는 질병이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몸에 유입되는 독소의 70% 이상이 음식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자신이 매일 먹는 습관을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박 원장은 현실적으로 저녁식단까지 철저히 실천하는 것은 현대인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저도 저녁에는 1주일에 두어 번 술을 마시고 고기도 먹습니다. 하지만 제 건강과 체중을 유지하려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아침, 점심을 철저히 이렇게 먹는 것입니다. 수도승과 세속인의 타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웃음).”
그는 또 “제가 아침, 점심 식습관을 바꾸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은 대장용종증으로 더 비만해졌거나 염증과 종양으로 더 큰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아침, 점심 식사만이라도 철저히 실천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훌륭한 비결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은경 기자


■  박찬영 원장의 점심밥상 엿보기

메뉴.  삶은 옥수수, 삶은 밤, 삶은 고구마, 삶은 감자, 김치, 방울토마토, 딸기
 
천연조미료 만드는 Tip.
· 표고버섯가루
- 밑기둥을 떼어내고 윗부분만 바짝 말려서 간다. 기둥은 모았다가 찌개나 장조림에 이용한다.
· 멸치가루- 내장을 빼고 손질해 깨끗이 말려서 간 다음 찌개, 국, 전골에 넣는다.
· 다시마가루- 마른행주로 닦아서 바짝 말려 분쇄하여 모든 국물요리에 어울린다.
· 홍합가루- 마른 홍합을 젖은 거즈로 깨끗하게 닦은 후 분쇄기에 갈아 사용한다.
· 흑미가루- 찰흑미를 물에 불렸다가 통풍이 잘되는 곳에 말려 가루로 분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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