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읽기 | 고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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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고지전
  • 승인 2011.07.2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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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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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각본과 연출, 연기력 갖춘 전쟁 스펙터클

감독 : 장훈
출연 : 신하균, 고수, 이제훈, 류승수, 고창석

이제 본격적으로 한여름의 시기로 접어들고, 방학이 시작되면서 드디어 극장가는 더위를 피해 오는 관객들을 맞이하는 성수기에 들어섰다. 물론 ‘트랜스포머’와 ‘해리포터’ 시리즈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미리 개봉하여 큰 흥행을 하고 있지만 매년 한국형 블록버스터와의 싸움에서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에 올해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가게 된다.

올해 여름 성수기를 이끌어 갈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고지전’, ‘퀵’, ‘제7광구’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모두 다양한 장르와 최첨단의 CG와 3D 등 한층 진일보한 영화 기술이 복합된 색다른 영화들로 관객들에게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중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고지전’은 여름 블록버스터와는 약간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탄탄한 각본과 연출, 연기력 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1953년 2월, 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교착전이 한창인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전사한 중대장의 시신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된다. 상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적과의 내통과 관련되어 있음을 의심하고 방첩대 중위 강은표(신하균)에게 동부전선으로 가 조사하라는 임무를 내린다. 애록고지로 향한 은표는 그 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나게 된다. 유약한 학생이었던 수혁은 2년 사이에 이등병에서 중위로 특진해 악어중대의 실질적 리더가 되어 있고, 악어중대는 명성과 달리 춥다고 북한 군복을 덧입는 모습을 보이고 갓 스무살이 된 어린 청년이 대위로 부대를 이끄는 등 뭔가 미심쩍다.

사실 ‘고지전’은 개봉 이전부터 많은 이슈를 낳았던 작품으로 지난 5월 깐느영화제에서 수상했던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작품인 ‘아리랑’을 통해 실명을 거론하면서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장훈 감독의 작품이다. 거기다가 최근 몇 개의 상업 영화가 개봉관 스크린을 독점한다며 쓴 소리를 하면서 작품보다는 김기덕 감독과의 관계 때문에 더 유명해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여하튼 개봉 이전부터 심한 홍역을 앓은 작품이기에 장훈 감독의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동안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들이 많이 있었지만 대체로 전쟁 자체를 다룬 영화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고지전’은 휴전을 앞두고 남북한 군인들이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전쟁 자체를 이야기로 담으며 수없이 많은 목숨들을 담보하는 전쟁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났다고 생각할 즈음에 다시 시작하는 결말 부분은 관객들마다 호불호가 될 수 있겠지만 감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곰곰이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주기도 한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원작자인 박상연 작가가 각본에 참여하였으며, 총 상영시간은 2시간 13분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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