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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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63)
  • 승인 2011.06.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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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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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약용식물

전남 지역 네 마을 네 약재 소개합니다

■  작약

5월 중순에서 6월 초까지 남도의 고흥군 남양면 침교리에는 빨간 작약 꽃이 탐스럽게 핀다. 언덕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천여 평의 작약 밭은 빨간 물결로 넘치며, 논밭 일색인 들에 활기를 더하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작약 뿌리를 8월 중순에서 12월까지 캐서 가공회사로 넘긴다.”
현재 2만 평 규모의 재배지에서 작약을 키우고 있다는 조연애 사장의 설명이다. 3년째 작약을 키우는 조 사장은 식방풍, 당귀도 많이 재배하고 있다.
표본제작을 위해 그 중에서 꽃이 유난히 예쁜 작약을 골라 뿌리째 뽑아서 실험실로 옮긴다.

■  연

7월이 되면 전남 무안군 일로읍에 ‘무안백련 문화마당’이 열린다. 매년 개최되는 이 연꽃 축제는 한 달간 열리며 단일 연꽃축제로는 전국 최대로 알려져 있다. 동양에서도 최대의 백련 자생지로 알려져 있는 일로읍 회산마을의 백련지는 연못 둘레가 3㎞, 면적이 약 10만 평으로 몇 개월간 탐스러운 꽃봉오리를 연못 가득 피워 올린다. 연은 수천 년 이상 인간과 가까이 해왔던 식물로 알려져 있다. 인도에서는 연을 신성한 식물로 생각하고 있다. 즉 뿌리는 뻘 속이지만 물위에 떠있는 연꽃은 청결하기가 더 할 수 없는 모습을 지녀 조물주의 생명력과 고귀함의 상징으로 비유되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2500~3000년 전의 책에 연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  택사

8월 중하순이 되면 전남 순천시 해룡면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벼 수확을 한다. 보통 4월 중순에 모내기를 하여 8월 중하순에 벼를 수확한다. 벼농사를 마치면 이 논에 다시 택사를 심어 또 다른 소득을 올리는 마을이다. 200여 농가가 연 194톤을 생산하므로 우리나라 생산량 중 절반이상을 이 지역에서 재배해 내는 셈이다.
택사 꽃이 필 때가 되면 농가에서는 뿌리에 영양분이 잘 가게 하기 위해 칼을 매단 긴 막대기로 택사 꽃봉오리를 일일이 잘라 버린다. 필요한 택사 뿌리줄기는 보통 12월에서 1월까지 캐야 하는데 이곳은 특히 매서운 바닷바람이 살을 에이는 간척지다. 일손이 없는 시골마을이라 주로 노인 두세 사람이 세찬 바람을 맞아가며 택사를 캐는 고된 작업을 하지만 그들은 마다하지 않는다.
“택사 가공 상품이 많이 개발되어 순천산 택사가 많이 활용되었으면 좋겠다.”
이 마을의 허만재 이장의 바람이다.

■  산수유

산골마을의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 전남 구례군 산동면은 산수유가 만개한다. 보통 3월 하순, 꽃눈이 터질 즈음부터 마을사람들은 들떠 산수유축제를 준비한다. 그렇지만 금년은 인근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여 ‘구례 산수유 꽃 축제’가 취소되었다.
성질이 급한 산수유는 보통 이른 봄이 되어 잎이 돋아나기도 전에 노란 꽃망울부터 터뜨려 버린다. 계곡 옆에 묵직한 뿌리를 드리운 아름드리 산수유나무들은 사람들이야 오건 말건 제가 가진 가장 건강한 노란색으로 물든다. 이 마을의 일주도로를 따라 한 바퀴를 돌면 노란색 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을이 되면 마을은 노랑에서 다시 빨강으로 변신할 것이다. 탐스런 산수유의 붉은 열매는 산동마을을 통째로 다시 활활 타게 할 것이다. 필자는 대학 소재지와 가까운 이 마을로 카메라와 함께 자주 나들이를 간다.        

박종철 /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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