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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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58)
  • 승인 2011.05.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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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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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전통의약책 「사부의전(四部醫典)」

80폭 탕카와 더불어 藏醫藥 체계화한 醫書

티베트 전통약물이 그려진 탕카 (한국 대원사)
티베트 전통의약인 장약(藏藥)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7~8세기 무렵이다. 당나라 문성공주가 티베트 왕 송첸캄포에게 시집갈 때 수많은 의서와 의사들을 함께 데리고 가면서 중의학이 소개되었고, 또 티베트와 인접한 인도와 네팔의 의술도 이 시기에 함께 소개됐다. 이것이 티베트 고유의 의술 및 약 처방과 결합되면서 장의학과 장약의 기본체계가 완성됐다. 당시 이런 장의학과 장약을 이론적인 체계를 갖추어 집대성한 책이 티베트 설산(雪山)지역의 약사 운단공포가 편찬한 「사부의전(四部醫典)」이다.

티베트 의학의 가장 중요한 기본 의서인 「사부의전」은 네 부의 경전, 즉 근본의전(根本醫典), 논설의전(論說醫典), 비결의전(秘訣醫典), 후속의전(後續醫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는 발생학,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약물학, 진단학, 산부인과학, 소아과학, 정신과학, 외과학, 독물학, 노인병학, 양생학, 불임학 등 현대의학에서 세분화된 거의 대부분의 의학분과들을 망라하고 있다.

티베트 약물이 그려져 있는 탕카 (도야마건강파크)
특히 글을 모르는 일반인들을 위해 제작한 그림으로서 장의학 학습용 80폭의 괘도인 탕카(thanka)가 만들어졌다. 탱화는 천이나 종이에 그림을 그려 벽에 거는 불화의 종류인데, 티베트에서는 이 탱화를 탕카라고 하며 주로 면직물 위에 그렸다. 탕카는 지금도 티베트 의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탕카에는 「사부의전」 속에 들어있는 티베트 의학의 기본적 내용,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기능, 질병의 원인, 병리, 증상, 질병의 진단방법과 치료원칙, 악물의 종류, 성미, 용법, 음식, 보건위생의 지식, 의료자의 도덕 등을 체계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중 티베트 약재가 포함된 탕카는 탕카 25(약물 1), 탕카 30(약물 6), 탕카 31(보조약물 1), 탕카 33(보조약물 3), 탕카 34(약물의 분류 1), 탕카 35(약물의 분류 2)이다. 티베트 전통의약인 식물성 약물을 비롯하여 동물성, 광물성 약물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 전통의약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 부분이다.

일본 도야마현 건강파크 내에 걸려있는 대형 탕카
일본 도야마(富山)현 도야마시에 소재한 도야마건강파크 내의 ‘세계전통의약 구역’(이전의 국제전통의학센터)에 「사부의전」의 대형 탕카가 걸려 있다. 탕카 80편 전체를 구비하여 순서대로 교체 전시하고 있었다. 유리 전시관 내에 걸려있는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 하나하나를 보면서 장의학을 이해하고자 했다.
이처럼 80편 전체를 완전한 세트로 소장하고 있는 곳은 영국의 대영박물관 외 몇 군데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 센터의 홈페이지(www.toyama-pref-ihc.or.jp/tanka)에는 80편의 탕카를 싣고 있어 언제든지 열람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탕카를 볼 수 있다. 전남 보성군 문덕면 죽산리에 소재한 대원사 티베트박물관(www.tibetan-museum.org)에는 표구된 소형 탕카가 전시되어 있고, 「사부의전」의 영문 책도 비치돼 있어 이 분야를 연구하는 의학자들에게 유익할 것이다.

중국에서 번역, 발향한 도해사부의전
우리나라에는 「사부의전」에 관한 자료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대원사에 보관중인 영문판 「사부의전」이 필요해서 필자는 담당자에게 책 대여를 부탁했으나, 귀한 책이라서 어렵다고 하여 필요한 부분을 사진으로 촬영해서 사용하였다.

「사부의전」을 중국어로 번역한 「도해 사부의전」은 중국 협서사범대학출판부에서 2006년(1·2부)과 2007년(3·4부)에 발행되었다.

글·사진 / 박종철(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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