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우리과학] 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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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우리과학] 부항
  • 승인 2003.04.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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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과학원리로 진단과 치료 동시에

흔히 신경통이나 타박상을 입었을 때 '부항을 뜬다', '부항을 붙인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한의학치료기구 중의 하나인 부항은 작은 그릇모양의 기구인데, 옛날에는 대나무를 잘라서 물에 넣고 끓이거나 대나무 통 안에 불을 피워 공기를 팽창시킨 후 피부에 밀착시켜 수축하는 공기의 음압으로 피부 밑의 나쁜 피나 고름을 제거하기 위하여 사용했다.

예전에는 유리나 사기로 된 부항단지를 주로 사용했지만, 요즈음에는 재질 및 시술기법들이 다양화되면서 각 질병치료에 맞는 부항기들이 개발되고 있다.

부항단지
사기나 유리로 입 부분을 조붓하게 만들어 사용했지만 종종 임시변통으로 주변의 사기로 만든 간장종지나 등잔이 대용되기도 했다.

사용법은 부항단지 속에 불을 켜 넣으면 공기가 수축되어 생기는 압력에 의해 피고름과 根이 빨려 나온다. 때로는 쑥을 비벼 보드라운 솜같이 만들어 瘡口에다 놓고 뜸을 뜨듯이 불을 붙여 어느 정도 타들어 갈 때 이 부항단지를 붙여 치료하기도 하였다.

부항단지의 유래는 확실치 않다. 다만 침구술이 발달되었던 삼국시대 후기경에는 간단한 형태의 것이 쓰여졌을 법하며, 도자기 기술이 발달된 고려시대에도 많이 제작사용되었으나 현존하는 유물은 드물다. 조선시대 후기 및 일제시대의 것이 일부 전해지고 있다.

간단한 과학적인 원리를 질병치료에 사용한 실례이다. 열에 견뎌야 하므로 그릇 벽이 두껍다.

동·서양에서 모두 사용
부항요법은 우리나라만의 고유요법은 아니다.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많이 사용해 온 것이다.

즉 서양의학에서의 부항요법은 고대에는 국소의 질병에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기타 전신질환에 응용하였고, 중세에는 고대에 비해 시술횟수는 증가하였으나, 적응증은 유사했다. 그러나 근대이후에는 원시적이고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배척되어 현재는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민간요법형식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반면 동양의학에서 부항요법은 초기에는 종양의 농혈을 배출, 자락(刺絡)의 보조수단으로 외과범주에 국한되었으나, 시대를 거듭하면서 점차 발전시켜 외과는 물론 폐결핵 등과 같은 내과질환에도 이용되고 있다.

그 명칭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부항'으로 불리고, 일본에서는 '흡각' '흡옥법'이라 하며, 중국에서는 '화관기' '바라관법'이라 하여 소염, 지통, 체질개선에 이용되고 있다.

종류
부항요법은 흡착방법에 의해 화관법, 수관법, 배기관법 등으로 구분되는데, 화관법과 배기관법은 임상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으나, 화관법은 화상의 위험이 있고, 배기관법은 안전한 반면 수동식은 압력이 약하며 일정하지 않고, 전동식은 온열효과가 없는 단점이 있다.

또 형식에 따라 단관법, 다관법, 섬관법, 유관법, 주관법 등으로 나뉘어지는데, 임상에서는 다관법과 유관법을 많이 사용하고, 주관법은 보건 미용 등의 목적으로 사용한다.

운용방법에 따라서는 약관법, 침관법, 습관법, 건관법 등으로 구분되는데, 약관법과 침관법은 부항과 약물요법과 침법을 결합시킨 방법으로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습관법은 주로 급성질환이나 응급처치를 목적으로 사용되고, 건관법은 부항을 붙여 물리적인 작용으로 혈액을 맑게하고 체내의 근육에 축적된 가스를 제거하여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사용한다.

부항의 시술기법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는 화관법, 배기관법, 다관법, 유관법, 건관법 등이 있다.

원리
부항요법의 원리는 체표경혈부에 陰壓을 작용시켜 淨血과 소염 진통을 목적으로 한다.

임상적으로 치료 및 진단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음압을 이용하여 색소반응과 가스교환에 의하여 혈액 및 조직액의 정화와 체액의 酸基平衡에 영향을 주어 인체의 건강을 恢復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부항을 시술한 환자의 백혈구 평균치, 혈색소 평균치, 적혈구 용적 평균치 등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적응증
부항요법의 효과는 첫째, 가스교환에 의해 신진대사와 혈액정화가 활발해지고, 둘째, 혈액순환과 조혈작용이 증가되며, 셋째, 영양소가 각 세포로 보내지고, 노폐물이나 독소가 배설된다. 이 밖에도 체액의 산·염기의 평형, 면역기능의 증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 적응증은 류마티즘, 복통, 소화불량, 두통, 고혈압, 감창, 해소, 요배통, 월경통, 안적종통 등의 내과부분과 곤충이나 뱀에 물렸을 경우, 부스럼 등의 외과부분, 그리고 체질개선 등과 같은 질병예방에 쓰이고 있다.

서양에서는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에도 부항을 사용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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