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중의약대학 황황선생님 방문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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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중의약대학 황황선생님 방문기(1)
  • 승인 2011.02.17 12: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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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태

임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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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약재 국가가 철저히 관리
‘불법유통’ ‘안전성’ 관련 잡음 없어

 남경 도착, 황황선생님과의 만남
2010년 5월 한의사 선생님들 몇 분께서 「십대류방」 「경방백수」 「약증여경방」 등 고방을 쓰는 사람들에겐 이미 잘 알려진 책의 저자이신 남경중의약대학의 황황 선생님을 뵈러 갔다 왔습니다.

저녁 먹기 전에 너무 배가 고파 길거리 상점에서 파는 만두를 하나 먹었습니다. 중국 돈 2위안 우리돈 400원이 채 안되는데 너무 맛있습니다.
중국에는 국립대학인 중의대학과 성에서 운영하는 중의학원이 있습니다. 남경중의약대학은 1954년에 설립되었는데, 중국의 5대 중의대학(남경, 성도, 북경, 상해, 광주)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그때 같이 가지 못했는데 다행히 인연이 되어 2010년 12월 크리스마스 때 2차 방문에 같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경 땅에 내려서 황황 선생님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다음날 외래를 참관하기로 했습니다. 남경은 양자강이 옆에 흘러 겨울이 몹시 한습하더군요. 기온이 영하 1∼2도 밖에 되지 않는데, 정말 뼛속까지 시립니다. 한습한 날씨가 얼마나 나쁠지 경험해 보니 알겠습니다.

가는 길에 통역을 맡아주신 양운상 선생님과 4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동안 궁금했던 중국의 한의학에 대해 많은 것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황황 선생님은 중국 내에서도 매우 저명한 중의사라고 하는데, 진료 접수비만 100위안 이라고 합니다. 중국 병원의 일반적 과장급의 접수비가 10위안 이니까 10배 정도 되는 셈이지요.

그게 도대체 어느 정도냐면 베이징의 최저 임금이 2011년 1월 기준 1160위안(출처 : 헤럴드 경제뉴스)이고, 우리나라의 최저 임금이 주당 44시간 일하면 97만 6천원 꼴이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8만 4천원이네요. 우리나라에서 특진 접수비가 그 정도인 곳은 없잖아요. 그러니까 중국 내에서도 상당히 비싼 축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약은 모두 보험 적용
중국에서는 한약은 다 보험이 적용이 된다고 합니다. 신기한 것은 환자들에게 처방전에 어떤 약재를 몇 그램 쓰는지 다 적어주고 그 병원 약국에서 약재를 타 가게 합니다.

그렇다면 “집에서 그 약재들을 자기 임의대로 먹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발행해 준 처방전으로는 정해진 날짜밖에 병원에서 타갈 수가 없고, 개인적으로 약재를 시장에서 구한다면 어차피 약재는 국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시장에 돌아다니는 약재들은 오래된 약이고 좋은 약이 되지 못해서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더군요.

우리 입장에서도 매우 부러운 일인데, 만약 최상품의 약재는 전부 한약이 되게 하고 식품은 그 한 등급 아래인 것만 취급하는 건 상상하기 힘들겠죠?

사실 한약재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 당연히 한약재를 생산·유통하는 사람들이 비난받아야 하는데, 우리는 한의사들이 비난을 받죠. 만약 그것을 국가가 관리한다면 한약재 품질의 향상과 함께 한의사들이 도매금으로 비난 받는 일은 없어질 것 같습니다.

 경방 중의사, 남경에서 학술대회
저녁은 남경의 유명한 음식점에서 황황 선생님과 같이 하였습니다. 양자강에 사는 생선 머리고기 같은 것은 정말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하는 것이라던데 솔직히 맛은 없었습니다. 선생님과 같이 하면서 긴장한 탓인지 별 맛을 느끼지 못했는데, 나중에 느낀 것이지만 값이 싸고 허름해 보이는 식당일수록 한국사람 입맛에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 “어떤 음식을 좋아하십니까?”라고 질문하니 “김치, 돌솥비빔밥, 불고기, 된장국과 김희선(!)이 좋다”고 하시더군요.

다들 선생님을 배려하여 술을 많이 권하지 않았는데요, 단단히 준비하고 오신 듯 “한국 사람들은 술을 엄청 많이 마신다고 하던데, 왜 나한테 권하지 않느냐”면서 살짝 삐진듯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식사 중에 황황 선생님과 질의답변 시간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중의사는 24만명 정도 되는데 실력이 다들 천차만별이라고 합니다. 경방(상한방)을 쓰는 의사들 수백명이 모여서 장중경의 고향인 남경에서 학술대회를 한다고 하더군요.

황황 선생님의 저서 중 「십대류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그 처방 중에 어떤 처방이 기억에 남느냐는 황황 선생님의 돌발질문에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히 음식이 새로 나와 제 앞에서 질문이 끝났습니다. <계속>

임정태
KIOM(한국한의학연구원) 블로그 기자단 3기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한방순환 신경내과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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溫知 2011-02-16 22:13:59
재밌게 읽었습니다만, 張仲景의 고향은 현재의 河南省 南陽에 해당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학생 2011-02-16 14:22:12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사진 정말 실감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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